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턱스크 관광객 어슬렁···한글날 연휴 10만 몰리는 제주 비상

중앙일보 2020.10.08 15:09
추석 전 마지막 주말인 27일 제주국제공항에 도착한 관광객들이 횡단보도를 건너며 렌터카 하우스로 향하고 있다. 뉴스1

추석 전 마지막 주말인 27일 제주국제공항에 도착한 관광객들이 횡단보도를 건너며 렌터카 하우스로 향하고 있다. 뉴스1

 
한글날 반짝 연휴에 약 10만명이 방문할 것으로 보이는 제주도에 '방역' 비상이 걸렸다. 제주도관광협의회는 한글날 하루 전인 8일부터 11일까지 4일간 총 9만 5000여명이 제주도를 찾을 것으로 예측했다. 제주도에는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4일까지의 추석 연휴에도 19만 5000명이 방문했다.   
 

8일부터 제주공항은 피서철처럼 붐벼 

8일 오전 11시 제주공항 도착 대합실은 비행기에서 막 내린 수백명이 북적여 여름 성수기 피서철을 방불케 했다. 가족 단위 관광객이 많았고, 일부는 마스크를 턱에 걸친 채 대합실을 돌아다녔다. 한국공항공사 제주공항 직원들은 어깨에 '사회적 거리 두기'라는 문구가 적힌 띠를 두르고 여객들을 따라다니며 마스크의 올바른 착용을 권고했다. 
 
김포에 거주하는 박모(31)씨는 "3일 연휴가 아까워 제주행을 택했다. 한 달 전에는 맘에 드는 숙소의 예약이 다 차 못 왔다"며 "감염 우려를 피하기 위해 되도록 야외 관광지를 돌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글날 연휴에 제주 방문객이 10만명 가까이 되는 건 추석 때는 고향·친지 방문 등으로 여유를 내지 못했던 사람들도 3일간의 연휴를 이용해 휴가를 계획한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로 제주관광공사가 최근 1000명을 대상으로 제주여행 계획을 설문 조사했더니 추석 연휴(9월 30일~10월 6일, 15%)보다 한글날 연휴(7~11일, 17%)에 더 높은 방문 의사를 나타냈다. 
 

"제주도민 생각도 좀 해달라" 하소연  

제주도민들이 모인 온라인 카페엔 '제주도민 생각도 좀 해달라'는 하소연이 넘친다. "추석 연휴 방역을 선방했다지만 아직 잠복기 아니냐" "아직 특별방역 기간인데 자제할 순 없나" "TV에도 제주여행 상품이 계속 나오는데, 가격도 저렴하고 혹하겠더라. 이런 방송 좀 그만하라"는 등이다.   
 
원희룡 제주지사도 지난 6일 "추석 연휴 이후 2주간의 바이러스 잠복기와 한글날 연휴로 한시도 긴장감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제주도는 도민과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늘 국경 수준의 방역태세를 유지하겠다"며 "추석 연휴 기간 제주도발 확진자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잠복기 등을 고려해 오는 18일까지 고강도 방역태세를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방문객 중 체온 37.5도 넘으면 의무 격리  

이에 따라 제주국제공항·제주항으로 들어오는 방문자 중 체온이 37.5도 이상일 경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진단검사를 의무적으로 받아야 하고 판정 결과가 나올 때까지 의무 격리를 해야 한다. 또 제주도는 한글날 연휴 기간 50여명의 합동 점검반을 구성해 호텔 및 콘도(418개소), 야영장(43개소), 유원시설(74개소), 휴양 펜션(117개소) 등의 방역 수칙 준수 여부를 점검하기로 했다. 
 
추석인 1일 오후 제주시 조천읍 함덕 해변을 찾은 관광객들이 '추캉스'를 즐기고 있다. 연합뉴스

추석인 1일 오후 제주시 조천읍 함덕 해변을 찾은 관광객들이 '추캉스'를 즐기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 11일 거리두기 조정안 발표

제주도 외에도 부산, 강원 관광지에 많은 관광객이 찾을 것으로 예상돼 각 지방자치단체가 고강도 방역 대책을 유지하기로 했다. 부산은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확진자 비율도 높고 소규모 집단 감염사례가 잇따라 이번 연휴에 특별 방역 조치를 강화하기로 했다. 강원도 역시 추석에 이어 한글날 연휴에도 강화한 사회적 거리 두기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다음 주 적용할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안을 11일 발표할 예정이지만 계속되는 산발적 감염에 2단계 거리두기 조치 완화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추석 연휴 이후 방역 성적표는 이번 주까지는 기다려봐야 한다"면서 "추석 연휴 기간 가족 간 감염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본인도 감염 사실을 모르다가 퍼트리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여행지에서는 특히 식당에선 최대한 짧은 시간 안에 식사를 마치고 화장실을 갈 때도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혜림 기자, 제주=최충일 기자 kwon.hyer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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