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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노리는 ‘드론 몰카’는 늘지만 단속도 처벌도 어려워

중앙일보 2020.10.08 13:28
최근 부산에서 드론을 이용해 고층 아파트의 사생활을 몰래 찍는 범죄가 일어나면서 시민들의 ‘일상 불안’이 커지고 있다. 드론이 추락해 범인을 검거한 이번 사건과 달리 드론 적발이 어려워 단속 규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상공 위를 날고 있는 상공 드론. (본 사진은 아래 사건과 직접적 관련이 없습니다.) 김상선 기자

상공 위를 날고 있는 상공 드론. (본 사진은 아래 사건과 직접적 관련이 없습니다.) 김상선 기자

 
8일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드론으로 불법 영상물을 촬영한 혐의(성폭력처벌특례법 위반)로 40대 남성을 7일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산 수영구의 한 주민은 지난달 19일 오전 0시부터 오전 3시까지 아파트에 드론이 날아다니다 5분 뒤 떨어졌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이 드론 카메라에 녹화된 촬영물을 확인한 결과 해당 영상에는 남녀 10쌍의 신체가 찍혀 있었다.  
 

‘일상’이 된 드론 불법촬영 범죄

사실 드론을 이용한 불법촬영 범죄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 2017년 6월 대전 중구에 사는 한 여성은 “창문 밖에서 벌이 날아다니듯 윙윙대는 소리가 들려 봤더니 누군가 드론을 우리 집 창문에 밀착시켜 몰카를 찍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 여성은 오피스텔 승강기에 경고문을 올렸고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018년 7월에는 인천시 서구 한 고층 아파트에 드론 한 대가 떠올라 30대 여성이 경찰에 신고했지만 경찰관이 출동했을 때에는 이미 용의자 남성이 달아나고 난 뒤였다.
 
[사진 SBS 8시뉴스 캡처]

[사진 SBS 8시뉴스 캡처]

 
드론 불법촬영 범죄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항공법 등 조종사 준수사항 위반으로 최대 200만원의 과태료도 부과할 수 있다.  
 

드론 불법촬영 “처벌 어려워”

문제는 드론 불법촬영 범죄는 잦아지고 있지만 처벌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서혜진 변호사(한국여성변호사회 인권이사)는 “최근에도 여성 원룸촌에 드론을 띄워 촬영하다 적발된 사례가 있었을 만큼 드론 불법촬영 범죄가 잦다”면서도 “드론으로 집 안을 고의로 촬영하다 걸려도 피해자가 옷을 입고 있었다면 처벌이 쉽지 않아 증거수집의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은의 변호사(이은의법률사무소)도 “지하철이나 화장실 불법 촬영보다 드론 불법촬영은 드론이 직접 떨어지지 않는 이상 적발하기 어렵다”며 “드론 촬영의 사생활 침해 등은 심각하지만 연속된 촬영물이다보니 ‘고의성’ 입증이 어려워 처벌이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변호사는 “여기에다 드론이 땅으로 떨어지면 사람이 다칠 수 있는 위험도 존재한다”며 “그런데도 관리 규제가 부실해 국가가 둔감하게 대응하고 있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 “1월 1일부터 드론 실명제 시행”

정부는 드론 위협을 줄이고자 내년 1월 1일부터 2㎏ 이상 드론 신고를 의무화할 방침이다. 드론 관련 법 조항을 담은 현행 항공안전법에서는 12㎏ 이하의 소형 드론은 국토부의 신고 없이 날릴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드론 불법촬영 등 보안 문제가 제기되자 국토교통부는 지난 2월 최대이륙중량 2㎏을 넘는 드론은 기체를 신고하고, 250g 넘는 드론을 조종하려면 사전 온라인 교육을 받도록 하는 항공안전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미국, 중국, 독일, 호주 등 해외에서는 드론에 대해 실명제를 실시하고 있다. 스웨덴은 1.5㎏, 프랑스는 2㎏을 초과하는 드론에 신고의무를 부과한다. 정부도 법안을 발의할 당시 250g 이상 기체의 신고제를 추진했으나 드론 산업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는 반발이 나와 신고 의무를 완화한 안을 확정했다.
 
박현주 기자 park.hyun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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