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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노벨평화상? "트윗글로 문학상 감" 조롱 쏟아졌다

중앙일보 2020.10.08 05:00
노벨평화상 수상자에게 수여되는 메달. [AP=연합뉴스]

노벨평화상 수상자에게 수여되는 메달. [AP=연합뉴스]

오는 9일(현지시간) 발표될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 후보를 놓고 하마평이 속속 나오고 있다. 유력한 후보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의 컨트롤타워 격인 세계보건기구(WHO), 스웨덴 출신의 기후운동가 그레타 툰베리, 국제언론단체인 국경없는기자회(RSF)와 언론인보호위원회(CPJ) 등이 꼽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수상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9일 101번째 노벨평화상 수상자 발표
WHO, 툰베리, 국제언론단체 등 거론
트럼프 수상 가능성은 대부분 낮게 봐

노벨평화상은 알프레드 노벨의 유지에 따라 국가 간 친선, 군대 폐지와 감축, 평화회의 설립과 증진에 기여한 사람에게 수여된다. 역대 주요 수상자로는 미국 인종 차별에 맞선 마틴 루서 킹, 아파르트헤이트 폐지를 이끈 넬슨 만델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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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노벨평화상 후보자는 총 318명이다. 그중 211명이 개인, 107명은 단체다. 노벨평화상 후보는 국가수반, 국무회의 구성원, 국회의원 등 일정 자격을 충족한다면 자유롭게 추천할 수 있다. 하지만 후보는 50년간 공개되지 않는다.
 
올해는 코로나19 최전선에 있는 WHO의 수상 여부가 가장 관심을 끈다. 7일 AFP통신은 “WHO가 노벨평화상을 수상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며 “사설 베팅업체에서도 WHO를 가장 유력한 수상자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 WHO는 가장 유력한 노벨평화상 후보로 꼽힌다. [AFP=연합뉴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 WHO는 가장 유력한 노벨평화상 후보로 꼽힌다. [AFP=연합뉴스]

 
하지만 반대론도 강력하다. WHO가 뒤늦게 팬데믹을 선언하는 등 늑장대처를 했다는 비판, 마스크 착용 권고를 번복하는 등 우왕좌왕했다는 불만도 크기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불붙인 ‘친중국’ 논란도 발목을 잡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지난 3일 CNN에 따르면 오슬로 평화연구소 소장인 헨리크 우르달은 이 매체와 인터뷰에서 “WHO가 팬데믹 상황에서 잘 대처했는지에 대한 평가를 하긴 섣부르다”면서 “이견이 많은 만큼 WHO(의 수상)에 대해선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 소장인 댄 스미스는 CNN에 “올해는 그 어느 해보다 (누가 이길지) 확신하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우르달 소장도 “올해는 확실한 선두 주자가 없다”면서 언론 단체의 수상 가능성을 가장 높게 봤다. 
 
국제 언론감시단체인 '국경없는기자회' 로고 [EPA=연합뉴스]

국제 언론감시단체인 '국경없는기자회' 로고 [EPA=연합뉴스]

 
그는 “올해는 세계 갈등이 이어지며 정확한 정보를 얻는 것이 더 어려웠고, 동시에 중요했다”며 “전 세계적으로 언론 자유를 위한 투쟁이 부각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경없는기자회(RSF)와 언론인보호위원회(CPJ)를 강력한 평화상 후보로 꼽았다.
 
지난해에도 유력 후보로 거론된 청소년 환경운동가 툰베리도 물망에 오른다. 기후변화 문제에 앞장서고 있는 툰베리는 만 17세로, 평화상을 탈 경우 2014년 수상자인 말랄라 유사프자이와 더불어 역대 최연소 수상자가 된다.
 
미 시사주간지 타임은 ‘2019년 올해의 인물’로 기후변화 대응을 촉구해온 10대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를 선정했다. [AP=연합뉴스]

미 시사주간지 타임은 ‘2019년 올해의 인물’로 기후변화 대응을 촉구해온 10대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를 선정했다. [AP=연합뉴스]

 
노벨상 전문 역사학자인 아슬레 스벤은 “그레타는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며 “지금 당장 코로나19가 문제여도 장기적으론 기후변화가 훨씬 심각한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CNN은 “기후변화가 평화의 범주에 들어가는지는 노벨위원회에서 평화를 어떻게 정의하냐에 따라 달라진다”며 “툰베리에 대한 입장이 노벨위원회 사이에서 양분돼있다”고 지적했다. 우르달 소장도 “기후변화는 우리가 직면한 가장 심각한 도전인 것은 확실하다”면서도 “다만 기후변화와 무력 갈등이 어떻게 연관되는지가 의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툰베리가 수상한다면 상당히 놀랄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밖에 뉴질랜드의 코로나19 방역을 이끈 저신다 아던 총리와 지난 8월 독극물 테러를 당했던 러시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도 평화상 후보로 거론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에 대해선 대부분 회의적인 시각이라고 외신은 전했다. 우르달 소장은 AFP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노벨평화상 수상보다는 트위터에 올린 글로 노벨문학상을 받을 가능성이 차라리 더 높다”며 “(평화상을) 받을 만한 일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난달 1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아랍에미리트, 바레인간 평화협약 서명식을 가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업적으로 내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받았다. [AFP=연합뉴스]

지난달 1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아랍에미리트, 바레인간 평화협약 서명식을 가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업적으로 내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받았다. [AFP=연합뉴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아랍에미리트, 바레인의 관계 정상화를 이끌며 2021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받았다. 노벨평화상 후보 추천은 그해 1월 31일이 마감 기간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평화상 후보에 올랐는지도 알려지지 않았다.
 
CNN는 “노벨위원회가 언론의 주목을 받는 후보 대신 오랫동안 활동해오며 이목을 끌지 못한 개인이나 조직을 부각하는 경향이 있다”며 제3의 후보에게 수상이 돌아갈 여지도 남겼다.
 
석경민 기자 suk.gyeo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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