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식양도세 가족합산→개인 전환” 홍남기 손들었다

중앙일보 2020.10.08 00:04 경제 3면 지면보기
홍남기 부총리가 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남기 부총리가 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주식 투자자에게 양도소득세를 물릴 때 ‘가족 합산’이 아닌 개인 기준으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가족 합산으로 세금을 물리는 것은 사실상 ‘연좌제’라는 비판이 주식 투자자들 사이에서 나오는 점을 의식한 조치다.
 

국감서 처음 기준 변경 의향 밝혀
‘연좌제냐’ 개인 투자자 강력 반발
여당도 “재벌에 들이댈 잣대” 지적
대주주 요건 10억→3억 강화는 고수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7일 “(주식 양도세의 과세 대상인 대주주 요건을) 세대 합산에서 인별 기준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기재부 국정감사에서 우원식(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대한 홍 부총리의 답변이다.
 
정부가 주식 투자자에게 세금을 물릴 때는 대주주인지, 아닌지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대주주가 아니면 증권거래세(현재는 매도 금액의 0.25%)만 내면 되지만, 대주주는 주식을 사고팔아 번 돈에 대해 최고 33%의 양도세까지 내야 한다.
 
현재 대주주의 기준은 주식 보유액 10억원 이상이지만, 내년에는 3억원 이상으로 강화된다. 내년에 주식 양도세를 내야 하는 대상은 오는 12월 30일 기준으로 결정한다. 올해 말에 3억원 이상 주식을 보유했다면 내년에는 소득세법 시행령에 따라 대주주로 간주한다는 뜻이다.
 
이대로 대주주 기준을 강화하면 정부가 양도세를 내야 하는 주식 투자자의 범위를 대폭 확대하는 것이어서 투자자들의 반발이 컸다. 특히 3억원이란 기준이 1인당 보유액이 아니라 직계 가족과 배우자 등을 합친 금액이란 점에서 비판 의견이 적지 않았다. 직계 가족에는 조부모와 부모·자녀·손자녀 등이 포함된다. 우 의원은 “세대 합산은 편법 증여나 차명 보유로 세금을 안 내면서 지배력을 높이려는 재벌에게 들이대는 잣대”라며 “이걸 주식 투자자에게도 적용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주장했다.
 
다만 홍 부총리는 현재 10억원인 대주주 기준을 3억원으로 강화하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해당 사안은 정부가 지금 결정한 것이 아니라 2017년 하반기에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산소득과 근로소득의 과세 형평성 차원에서 방침이 정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도 홍 부총리와 비슷한 입장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7일 기자들과 만나 “원칙적으로 지금의 정책 방향을 지켜가야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부 여당 의원들은 홍 부총리에게 정책 수정을 주문했다. 고용진(민주당) 의원은 “2017년 (정책 결정) 당시에는 2023년 주식 양도세 전면 도입이라는 정책 스케줄이 없었다”며 “경제 환경 변화에 좀 더 유연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세종=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