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먹는 낙태약 찬반 시끌…낙태시술 건보 적용할지도 논란

중앙일보 2020.10.08 00:02 종합 2면 지면보기
인공 임신중단(낙태) 허용 기준 등을 담은 형법 및 모자보건법 개정안이 7일 입법예고되면서 ‘먹는 낙태약’이 주목받고 있다. 개정안이 수술 외에 ‘약물’을 이용한 낙태도 가능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임신 14주 낙태 허용안 입법예고

먹는 낙태약으로 가장 유명한 건 프랑스 제약회사 러셀 위클리프가 1980년에 개발한 ‘미프진’이다. 임신 초기 자궁 수축을 유도하고 호르몬 생성을 억제해 인공유산을 유도하는 이 약은 2005년 세계보건기구(WHO)가 필수 의약품으로 지정했다. 의사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으로 현재 75개국에서 시판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수입·판매·유통이 모두 금지돼 있지만 뒷거래가 공공연히 이뤄진다. 인터넷 등에는 ‘(임신) 12주 전 59만원’ ‘7주 전 39만원’ 등 가격으로 판매하는 곳들도 있다. 음성적으로 복용하다 보니 복통·메스꺼움 등 부작용을 호소하는 사례도 잇따른다.
 
이 때문에 일부 여성계나 약사단체에서는 “미프진을 합법화해 제도권 안에서 철저히 관리하자”고 주장해 왔다. 반면에 낙태를 반대하는 종교계 등에서는 미프진 합법화를 반대하고 있다.
 
낙태 시술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여부도 논란이다. 지금은 강간 등으로 임신한 경우, 산모의 건강이 위험한 경우 등 네 가지 사유에 의한 낙태일 경우 건보 보장을 받을 수 있다.
 
여성계 등에서는 폭넓게 건보 적용을 해야 낙태 실태를 파악해 제대로 관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개인 선택에 의한 수술인 만큼 건보재정 투입이 적절치 않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 낙태 건수는 한 해 5만 건, 관련 비용은 단순 계산으로 5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낙태 허용 범위가 확대된 만큼 어디까지 건보 적용을 하는 게 온당할지 이해 당사자, 전문가 등과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종=김민욱 기자, 황수연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