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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국제통신망 열려 있었는데 북에 공무원 인계요청 안했다

중앙일보 2020.10.08 00:02 종합 6면 지면보기
서욱 국방부 장관은 7일 국방부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해양수산부 공무원 사살 사건과 관련해 ’북한의 행위가 분명히 잘못된 것이고, 모든 책임은 북한에 있다“고 밝혔다. [사진 국방부]

서욱 국방부 장관은 7일 국방부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해양수산부 공무원 사살 사건과 관련해 ’북한의 행위가 분명히 잘못된 것이고, 모든 책임은 북한에 있다“고 밝혔다. [사진 국방부]

서욱 국방부 장관이 7일 국방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연평도 공무원 피살사건과 관련해 “실종 당일에는 ‘월북 가능성이 낮거나 없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군이 처음에는 단순 실종으로 판단했다가 뒤늦게 월북자라고 규정한 것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야당 “구조 최선 다 안했다는 증거”
서욱 “북, 구조할 거라 여겼기 때문
첫날엔 월북 가능성 적다 보고받아”

서 장관은 또 국제상선통신망으로 북한 선박에 연락하는 방법도 있었지만 사건 당시 활용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군이 실종 첫날부터 최선을 다해 구조하려 하지 않았다는 뜻”이라며 질타했다. 서 장관의 발언은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북한에 신속히 협조를 요청하지 않은 이유를 묻는 과정에서 나왔다.
 
▶하태경=국제상선통신망이 북한 배에도 들리느냐.
 
▶서욱=들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태경=(실종 당일인 지난달 21일) 점심때쯤 실종 신고가 났다. 배에 없으면 바다에 있는 것이고, 북한까지 갈 가능성이 있으니 북한에 (국제상선통신망으로) ‘실종자가 있다. 혹시라도 실종자가 발견되면 협조하라’고 당연히 연락해야 하는 것 아니냐.
 
▶서욱=(그날) 보고를 받고 ‘북으로 갈 가능성이 있느냐’고 물어봤는데, ‘월북 가능성이 낮다, 없다’고 보고해 (북한과의) 통신은 확인하지 않았다.
 
▶하태경=그때라도 통신망을 통해 ‘실종자가 있다. 혹시라도 북한이 발견하면 우리에게 인계하라’고 얘기해야 했는데 왜 하지 않았느냐.
 
▶서욱=우리가 평상시 북한 선박이 떠내려오거나 표류자가 있으면 구조하듯이 (실종자도) 구조가 될 것으로 생각했다.
 
▶하태경=북한은 2019년 6월 11일 자기네 배가 표류하자 국제상선통신망을 통해 (남측에 배를) ‘인계하라’고 요청했다. (그해 6월 22일에도) 북한 어선이 울릉도 해역에서 표류하자 국제상선통신망을 통해 한국 쪽에 어선 구조를 요청했다. 자기 국민들을 파리 목숨 취급하는 북한도 통신망으로 연락하는데, 어떻게 북한에 잡혀 있다는 걸 알고, 통신망을 북한이 듣고 있는 걸 알면서도 북한 쪽으로 ‘인계하라’는 말을 안 했느냐.
 
▶서욱=첩보를 가지고 북에다가 액션(구조 요청)을 취하기에는 조금 리스크가 있다. 국제상선통신망은 해경도 할 수 있고, 국방부도 할 수 있다.
 
국방부는 서 장관의 “월북 가능성이 낮다”는 발언과 관련해 “‘월북’의 의미는 ‘자진해서 NLL 이북으로 넘어갔다’는 의미가 아니라 당시 조류의 흐름을 고려할 때 ‘북측으로 표류해 들어갔을 가능성’을 의미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서 장관은 피살된 공무원은 북한의 민간 선박에 처음 월북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서 장관은 “최초에 그 배(북한 수산사업소 부업선)가 발견했고, 거기서 검문이나 탐문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 배하고 (월북 의사를 표명한) 내용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답했다. 그는 이 선박에 대해 “조업을 하는 회사에 속해 있는 민간 선박”이라고 말했다.
 
이철재·김상진·박용한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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