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기고] 평화시대 열 ‘균형발전’ 해법은 공공기관 추가 이전

중앙일보 2020.10.07 16:57
 
광복의 기쁨이 채 가시지 않던 1945년, 한반도를 남북으로 가르는 38선이 그어지며 분단의 역사가 시작된 지 어느덧 75년이 흘렀다. 분단의 아픔을 감히 무게로 평가하긴 어렵겠지만, 그 고통을 그 누구보다 뼈저리게 느껴야 했던 사람들이 있다. 국가안보의 최전선에 서서 각종 규제 속에서도 희생을 묵묵히 감내해야 했던 경기북부 도민들이 바로 그 사람들이다.  
 
그간 경기북부를 수식하는 단어는 분단과 규제, 낙후였다. 오랜 세월동안 국가안보를 위해 ‘특별한 희생’을 감내했지만, 수도권이라는 이유로, 군사지역이라는 이유로 여러 가지 규제와 차별을 당했음에도 이들을 위한 제대로 된 보상이나 정책적 배려가 이뤄지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다행히 민선7기에 들어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특별한 희생에 대한 특별한 보상’이라는 철학을 외치며 경기북부에 새로운 활력이 돌기 시작했다. 더욱이 9.19 평양공동선언으로 남북협력의 전초기지로 ‘경기북부’가 떠오르면서 이제는 화합과 미래, 발전이 이 지역의 새로운 수식어로 자리잡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희망이 감지되고 있는 상황이다.  
 
주목할 만한 점은 최근 경기도가 경기관광공사, 경기문화재단, 경기평생교육진흥원 등 3개 기관을 고양시로 이전키로 결정한데 이어, 경기교통공사(양주시), 경기도일자리재단(동두천시), 경기환경에너지진흥원(김포시),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양평군), 경기도사회서비스원(여주시)을 공모를 통해 경기북부 등 균형발전이 필요한 지역으로 이전계획을 확정했다. 과감한 결정을 통해 민선7기 경기도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그럼에도 그간의 특별한 희생을 감내해온 경기북부의 실질적인 균형발전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비교적 규모가 큰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이나 경기주택도시공사, 경기신용보증재단 등의 공공기관 추가 이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전을 발표한 8개 기관 중 경기문화재단이나 경기일자리재단을 제외한 6곳은 20~200명이 근무하는 중소규모라는 점에서 균형발전 차원에서의 정책효과와 상징성이 경기북부 도민들의 기대감에 턱 없이 모자라기 때문이다.
 
이제는 300명 이상 근무하는 중견 규모 이상의 공공기관을 경기북부로 이전하는 보다 과감하고 실효성 있는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본다. 특히 경기주택도시공사와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경기신용보증재단 등의 공공기관은 경기도의 주택과 경제, 기업지원을 담당한다는 점에 기업 및 투자유치, 소상공인 진흥, 주택개발을 통한 인구유입 등 지역발전과 밀접한 부분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경기북부는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 인구는 340만 명의 부산이나 294만 명의 인천보다 많은 350만을 훌쩍 넘었고, 면적은 서울에 7배에 달한다. 더욱이 다가올 평화시대에는 우리기업이 북한과 동북아시아를 넘어, 드넓은 유라시아 대륙으로 진출할 수 있는 거점 역할을 할 수 있다.
 
더욱이 경원선이나 경의선 등 교통, 도로, 철도망 등의 SOC가 이미 구축돼있거나 구축이 추진 중이라는 점, 의정부나 양주, 포천 등을 중심으로 최근 개발수요가 풍부하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해당 기관의 보다 역동적인 역할은 물론 지역 간 발전 격차 해소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무엇보다 큰 틀에서 바라본다면, 경기도 전체의 균형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기남부 역시 큰 수혜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균형발전’은 예로부터 국가의 중대사 중 하나이자 백년대계였다. 백제 무왕은 마한지역의 발전을 꾀하기 위해 익산지역에 미륵사를 세웠고, 신라 신문왕은 9주5소경을 설치해 통일왕국의 통치 기반을 다졌다. 조선 정조는 최신기술을 총 동원해 지역균형발전 프로젝트로서 수원 화성을 건설했다.  
 
이제는 이를 귀감으로 삼아 보다 큰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거시적 관점에서 과감한 결단을 내려할 시점이다. 경기북부의 발전 효과는 경기북부에 그치지 않는다. 경기도, 더 나아가 대한민국의 성장과 발전을 이끌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늦지 않았다. 평화시대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경기북부가 평화시대의 주역으로 자리 잡기 위해 지금부터라도 정책적인 배려와 적극적인 행정이 필요할 때다.
 
- 소성규 대진대 공공인재법학과 교수
 
 
온라인 중앙일보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