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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상온노출에 화들짝···이제 글로벌 의약품 유통사가 직배송

중앙일보 2020.10.07 11:04
독감 백신 들어보이는 병원 관계자. 연합뉴스

독감 백신 들어보이는 병원 관계자. 연합뉴스

 
질병관리청·식품의약품안전처의 품질검사·현장조사에 따르면 독감 백신이 상온에 24시간 노출되더라고 품질에는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항원단백질 함량시험 등 7~9개 항목에서 전량 ‘적합’ 판정을 받은 것이다. 백신의 안전성이 어느 정도 확인됐지만 독감 백신의 신속한 운송은 여전한 과제다.   
 
7일 정부는 "문제가 된 백신의 무료 예방 접종은 지난달 22일부터 전면 중단한 상태"라고 밝혔다. 상온에 노출된 백신은 전체 공공조달 물량 1259만도즈(1도즈는 1회 접종분) 중 46%(578만도즈) 가량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6일 “예방접종전문위원회 심의를 거쳐 12일쯤 (무료 접종을) 재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접종을 중단한 백신이 3~18세 유소년·청소년과 62세 이상 고령층 접종용이라는 점을 감안했다. 유소년과 고령층은 독감 취약층으로 분류된다. 이들이 독감 예방 주사를 못 맞으면 독감이 확산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독감 백신 접종 후 항체가 형성하기까지 약 2주가 걸린다. 지난해는 11월 15일 독감주의보가 발령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늦어도 11월 초까지 예방 접종을 해야 대규모 독감 확산을 방지할 수 있다는 뜻이다.  
 

상온 노출 백신, 전항목 ‘적합’ 판정

27일 서울 강서구 Y소아과에서 4가 독감 백신 예방 접종을 한 어린이. 문희철 기자

27일 서울 강서구 Y소아과에서 4가 독감 백신 예방 접종을 한 어린이. 문희철 기자

 
정부는 당장 일주일 안에 무료 예방 접종을 실시하기 위해 국가 독감 백신을 공급하는 조달계약 업체(신성약품)와 계약을 유지하기로 했다. 신성약품은 이미 이번에 문제가 된 하청업체와 계약을 해지한 것으로 알려진다. 신성약품이 백신을 배송하는 과정에서 냉장차를 개문하고 바닥에 백신 상자를 내려놓은 곳은 대부분 하청업체가 재하청을 준 곳이었다.
 
백신 접종 재개 시 동일한 문제가 반복하지 않도록, 신성약품은 백신 운송 과정 체계를 개선할 예정이다. 일단 수도권 주요 지역은 신성약품이 하청업체에 맡기지 않고 직배송한다. 
 
이번 사태 이전까지 신성약품은 냉장탑차를 운전하는 차량 운전사가 배송까지 담당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독감 백신을 운송하는 모든 냉장탑차의 보조석에 신성약품 직원 1명이 동승한다. 그는 차량 적재부터 병·의원 전달까지 백신의 운송 전 과정을 감시하는 역할을 맡는다. 독감 백신 유통 과정에서 잠시라도 백신이 상온에 노출되지 않고 냉장유통(콜드체인·cold chain)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조치다.  
 

글로벌 의약품 유통전문회사가 직배송

경기 김포시 고촌읍 신성약품 본사 앞에 주차된 의약품 배송 차량. 뉴스1

경기 김포시 고촌읍 신성약품 본사 앞에 주차된 의약품 배송 차량. 뉴스1

 
신성약품은 또 이번에 문제가 된 하청업체를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스위스계 의약품 유통전문회사로 교체할 방침이다. 이 회사는 지난 1999년 한국에 진출한 이후 국내 1만9000여개 약국과 1500여개 병·의원에 의약품을 공급하는 국내 매출 1조원 수준의 다국적 기업이다. 신성약품은 “재계약한 기업은 백신 운송의 안전성을 신뢰할 수 있는 글로벌 기업”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하청업체가 재하청 과정에서 운송 기사 일탈로 일부 백신이 상온에 노출됐다면 신규 업체는 재하청 대신 직배송으로 상온 노출 사태를 방지할 수 있다는 게 신성약품의 설명이다. 의약업게에 따르면 신성약품이 새로 배송을 맡긴 업체는 수도권은 물론 대전·대구·광주·부산에도 각각 지점을 보유하고 있어 지역 의약품 배송에도 강점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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