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고양 아라누리 공연의 장사익. [사진 김녕만]](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10/07/28ae4ac1-8dca-439a-808b-d66d20eea2b8.jpg)
2015년 고양 아라누리 공연의 장사익. [사진 김녕만]
김녕만 사진집 『장사익, 당신은 찔레꽃』
장사익과 함께한 15년 기록 230컷
7일부터 경인미술관서 전시도 열어
피사체가 다른 사람이 아니라 장사익이라서 그럴까. 아니면 촬영 의뢰인과 작가로 만난 사이가 아니라서일까. 사진집엔 50대 중반에 만나 '절친'이 된 두 사람이 서로 진심으로 아끼며 오랜 시간을 함께 보냈기에 나올 수 있는 장면이 그득 담겼다.
2008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안숙선(71)과의 특별 콘서트 공연 사진이 우리 대중음악사에 남을 한 컷의 명장면이라면, 2012년 캐나다 토론토로 공연 간 장사익이 숙소 거실 바닥에 앉아 공연을 앞두고 두루마기를 다림질하는 모습은 인간 장사익의 모습을 그대로 드러내 주는 장면이다.
사람들 곁에서 노래하고 위로하고
![지인의 병문안 가서 손을 잡고 노래하는 장사익. [사진 김녕만]](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10/07/dcfdc527-af78-4f60-86dd-ddf4a990d5fa.jpg)
지인의 병문안 가서 손을 잡고 노래하는 장사익. [사진 김녕만]
![2013년 명무 조갑녀 선생을 찾아 북을 두드리며 노래를 하자 눈물을 흘리는 조갑녀 선생.[사진 김녕만]](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10/07/61f881cc-9b20-4dc1-b78d-237d7f065fb0.jpg)
2013년 명무 조갑녀 선생을 찾아 북을 두드리며 노래를 하자 눈물을 흘리는 조갑녀 선생.[사진 김녕만]
보는 이의 눈시울을 덥히는 또 다른 사진도 있다. 2017년 암으로 투병하던 동생의 죽음을 앞두고 장사익이 동생의 집에서 연 작은 음악회 사진이다. 동생을 위해 장사익이 준비한 마지막 선물이 노래였다. 장사익이 동생과 친하게 지낸 친척과 지인들을 모두 초대해 이별 인사를 나눌 기회를 만든 것. 이날 1시간 반의 공연을 마무리하며 장사익이 마지막 곡으로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를 부르자, 사람들은 모두 뒤돌아 동생을 바라보며 합창했다. 동생은 이 음악회 이후 보름 만에 하늘나라로 떠났다.
동생은 웃고, 그는 울었다
![2017년 동생 장례식장에서 노래하는 장사익. [사진 김녕만]](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10/07/0e50cb58-12a8-43ba-8784-94a405d35217.jpg)
2017년 동생 장례식장에서 노래하는 장사익. [사진 김녕만]
장사익은 "찬바람이 불던 4월의 그 날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면서 "노래라는 것은 TV 나 공연 무대에서만 부르는 게 아니다. 삶 한가운데서 부르는 게 노래"라고 말했다. 이어 "사람들이 기쁠 때나 슬플 때나 노래로 축하하고 달래줄 수 있어 감사하다"며 "친구가 찍어준 사진을 보니 오히려 내 곁을 지켜준 사람들이 많았음을 실감했다. 그러니 이보다 더 좋은 인생이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오십대 중반에 만나 친구가 되었다
![2016년 광주문화예술관 무대의 장사익. [사진 김녕만]](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10/07/e2434784-f39c-4d71-8911-65027baec3cf.jpg)
2016년 광주문화예술관 무대의 장사익. [사진 김녕만]
![2013년 전북 전주에서 활영한 장사익이 모습. [사진 김녕만]](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10/07/ddd0d116-cde6-442f-87b2-19005d3f4572.jpg)
2013년 전북 전주에서 활영한 장사익이 모습. [사진 김녕만]
![2018년 구미문화예술회관 무대의 장사익. [사진 김녕만]](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10/07/07be2bd8-981a-42e2-a9d2-9784a42289b4.jpg)
2018년 구미문화예술회관 무대의 장사익. [사진 김녕만]
![장사익과 김녕만은 이번 사진을 가리켜 "우정과 신뢰의 산물"이라고 말했다. [사진 김녕만]](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10/07/9ea819a8-1992-467c-a15b-01028b93f3aa.jpg)
장사익과 김녕만은 이번 사진을 가리켜 "우정과 신뢰의 산물"이라고 말했다. [사진 김녕만]
김 작가는 "지난 30년 동안 대통령부터 서민들까지 숱한 사람을 만나 촬영했지만 카메라 앞에서 장사익 친구처럼 순수한 사람은 처음이었다"고 했다. "카메라 앞에서나, 뒤에서나 늘 한결같은 친구(장사익)의 모습에 매료됐다"면서 "완벽한 외모를 갖춘 배우보다 (장사익이) 더 포토제닉했다. 15년간 그를 계속 촬영하게 한 힘은 순전히 그의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모습 때문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말 할머니들을 즐겁게 하는 사람이다. 폼 잡는 것도 전혀 없고, 그에겐 높은 사람도 낮은 사람도 없다. 찍은 사진을 보니 그 안에 장사익 개인보다 삶의 희로애락이 다 있더라. 내 사진이 그와 만나면서 여유를 배우게 됐다."
"우리는 참 고마운 인연"

최근 인사동에서 만난 김녕만(왼쪽) 사진작가와 소리꾼 장사익.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두 사람은 "함께 한 지난 시간이 가장 행복했고, 가장 빛나는 황금기였다"고 입을 모았다. "단순히 사진을 찍기 위한 관계라면 나올 수 없을 사진들을 얻었다"는 얘기다. 김녕만 작가는 "한 사람을 만나 좋아하게 되고 감동하고 그를 사진으로 말하는 일은 사진가의 일생에 단 한 번 찾아오기 어려운 축복일 것"이라며 "나는 소리꾼 장사익을 만나 그를 오래 좋아한 것은 물론 한 권의 사진집을 남기게 됐으니 우리는 참 좋은 인연"이라고 말했다.
이은주 문화선임기자 jule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