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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자회사 팜한농의 무해한 제초제, 미국 EPA 벽 넘었다

중앙일보 2020.10.06 14:43
LG화학의 자회사인 팜한농이 13년 노력 끝에 인체에 무해한 제초제를 개발해 미국 환경보호청(EPA)에 신규 작물 보호제(농약)로 등록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6일 밝혔다.  
 
EPA의 신규 작물보호제 등록은 흔히 미국 식품의약처(FDA)의 신규 의약품 승인에 비견된다. 그만큼 통과가 어렵다는 얘기다. 그간 국내 기업의 미국 내 작물 보호제 등록은 지난해 12월 잔디용 제초제로 등록된 건이 유일했었다. 인체에 무해한 제초제로는 이번이 처음이다.   
 
팜한농이 이번에 등록에 성공한 ‘테라도’는 비선택성 제초제다. 비선택성 제초제란 약물이 살포된 지역의 모든 잡초를 제거하는 제초제란 의미다. 전 세계 비선택성 제초제 시장 규모는 연 88억 달러(약 10조원)에 달한다. 이중 미국 시장이 20%를 차지한다. 팜한농 측은 “테라도의 EPA 등록이 성공한 만큼 미국 시장 수출이 본격적으로 가능해졌다”며 “세계 최고의 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은 만큼 다른 나라에도 진출이 더 수월해진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판매 예정인 테라도 제품. 제초제이지만 엽록체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해 인체에 무해하다. 사진 팜한농

국내 판매 예정인 테라도 제품. 제초제이지만 엽록체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해 인체에 무해하다. 사진 팜한농

동물·인체에 무해한 제초제  
테라도의 가장 큰 장점은 사람이나 가축에는 무해하단 점이다. 잡초의 잎과 줄기의 녹색 부분(엽록체)에만 작용하기 때문에 체내에 엽록체가 없는 사람이나 가축에는 안전하다. 덕분에 테라도는 미국에서 옥수수나 콩, 밀, 면화 등의 작물을 재배하기 전에 농경지의 잡초를 제거하는 제초제와 건조제용 제초제, 그리고 비농경지 제초제로 등록됐다. 
 
팜한농은 사람과 가축 및 환경 관련 독성 자료를 포함 200개 이상의 자료를 제출해 미국 EPA의 까다로운 평가를 통과했다. 팜한농 측은 “사람과 동물 및 환경 위해성으로 퇴출당한 ‘파라콰트(Paraquat)’나 발암성 논란이 지속하고 있는 ‘글리포세이트(Glyphosate)’와 달리 위해성 평가에서 발암성 관련 이슈가 없는 것으로 평가됐다”고 밝혔다.  
 
테라도는 시장성도 밝은 편이다. 널리 쓰여온 ‘글리포세이트’계 제초제의 경우 오랜 기간 미국, 호주 등에서 사용돼다 보니, 이들 제초제에 내성이 있는 잡초가 확산하면서 현지 농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사진 팜한농

사진 팜한농

13년간 400억원 들였다 

팜한농은 2005년부터 한국화학연구원과 공동으로 사람과 동물에 안전하고 환경에 대한 영향이 적으면서도 제초효과는 우수한 신물질 비선택성 제초제 개발에 매달려 왔다. 이후 13년간 400억원을 투자했다. 이런 성과를 인정받아 팜한농은 지난해 6월 ‘대한민국 신기술혁신상’을 수상했다.
 
팜한농은 올해 안으로 미국에 테라도 완제품 100만 달러 규모의 수출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이유진 팜한농 대표는 “미국 진출은 테라도의 글로벌 제품 경쟁력을 세계에 널리 알리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 해외 시장 확대에 더욱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허 등록도 박차 

한편 팜한농은 88억 달러에 달하는 세계 비선택성 제초제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세계 각국에서 테라도 특허 및 제품 등록을 진행 중이다. 이미 미국, 일본, 중국, 호주 등 29개국에서 ‘테라도’ 원재(원래약물) 특허를 취득했고, 28개국에서 테라도를 원료로 한 제품(합제)의 특허 등록을 완료했다. 제품 등록은 한국, 스리랑카에 이어 미국이 세 번째다. 현재 호주, 중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캐나다,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7개국에서 제품 등록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팜한농은 2024년까지 ‘테라도’ 판매 국가를 약 25개국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수기 기자 lee.sook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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