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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팬티 보고싶어?' 묻는 게임…"성인에 더 위험, 퇴출해야"

중앙일보 2020.10.06 13:34
모바일 게임 아이들프린세스에 등장하는 캐릭터들. 왼쪽은 딸, 오른쪽은 정령으로 속옷을 입지 않았다.

모바일 게임 아이들프린세스에 등장하는 캐릭터들. 왼쪽은 딸, 오른쪽은 정령으로 속옷을 입지 않았다.

 “아빠랑 목욕하고 싶어” “내 팬티가 그렇게 보고 싶어?” 등 선정적인 내용으로 여아의 성적 대상화 논란에 휩싸인 모바일 게임 ‘아이들프린세스’를 퇴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제작사가 지난 5일 논란에 사과하며 일부 내용을 수정하고 15세 이용가에서 18세 이용가로 등급을 상향하겠다고 밝혔지만 그걸로는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게임물관리위원회 위원이기도 한 이현숙 시민단체 탁틴내일 대표는 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아동을 성애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 게임이) 성인에게 더 위험할 수도 있고 개인적으로는 퇴출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청소년보다 성인 이용자에게 (이같은 게임이) 오히려 더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다.  
 
지난달 17일 출시된 스마트폰 게임 ‘아이들프린세스’는 게임 유저와 캐릭터를 부녀지간으로 설정하고 있다. 정령 여왕의 딸 ‘오를레아’를 수양딸로 삼아 8세에서 18세까지 키우면서 40여 종의 다양한 정령을 수집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어린 아이가 가슴이 드러나는 옷을 입고 있고 신체 일부를 만지는 기능을 쓰면 “나는 잘못이 없다”고 울먹거리는 등 부적절한 내용으로 도마에 올랐다.  
모바일 게임 아이들프린세스에 등장하는 캐릭터들.

모바일 게임 아이들프린세스에 등장하는 캐릭터들.

 
또 게임 속 정령 캐릭터들은 “이건 특별한 위로”라며 자신의 팔로 가슴을 모아 불룩해 보이도록 강조하거나 “만지고 싶어? 잠깐이라면 괜찮아” “내 팬티가 그렇게 보고 싶으냐” 등의 대사를 던진다.  
 
이 대표는 해당 게임이 ‘15세 이용가’ 판정을 받은 배경에 대해 “게임물관리위원회에서 심의한 게임은 아니다”라며 “게임법에 의해 지정된 민간 자체등급 분류 사업자들이 문항을 체크해 자동 분류하는 방식으로 사전 심의해 이런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게임물관리위원회에서 사전심의 하는 건 전체이용가, 청소년 이용 불가 게임이다. 12세와 15세 이용가는 자체등급 분류 시스템이나 민간 위원회에서 심의한다”며 “게임물관리위원회에서는 모니터링을 통해 등급분류 기준에 맞지 않는 게임에 시정을 권고하거나 퇴출시키는 등 사후 조치를 하지만, 게임이 많아 어려움이 있다”고 부연했다.
 
이 위원은 과거 선정적 내용의 게임이 금지됐던 사례를 언급하면서 ‘아이들프린세스’ 게임도 퇴출돼야 한다는 주장에 힘을 실었다.
 
그는 “(이전에) 교복 입은 남학생이 선풍기를 틀거나 부채질해서 여학생의 치마를 들추는 게임이 12세 이용가였다. 그 게임은 결국 등급 거부로 퇴출 권고했다”며 “(이 외에도) 게임에서 미션을 수행하면 보상으로 여성의 가슴을 만진다거나 여성을 사육하듯 묶어놓고 키워서 벌레하고 싸우게 하는 게임도 있었다. 또 전사들임에도 여성들이 옷을 입지 않고 성적인 포즈로 죽는 등 여성들이 표현되는 방식이 문제가 많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은 “원칙적으로 (이 같은 선정적 게임들은) 성인도 하면 안 된다”면서 “등급 거부를 하려면 사행성, 가학성 등 기준이 있는데 다수결에 의하다보니 판단이 달라지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모바일게임 '아이들프린세스' [사진 공식 홈페이지]

모바일게임 '아이들프린세스' [사진 공식 홈페이지]

 
이 위원은 사실상 게임 제작사들이 셀프로 등급을 매길 수 있는 자율등급분류 시스템도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율등급 시스템이 정착한 나라에서는 문제가 생기면 업계에서 빨리 개입해 조치한다”면서 “어른들이 이런 게임에 관심 갖고 문제 제기를 하며 소비자의 힘을 보여줘야 한다. 좋은 시스템이 있어도 허점을 이용하기 때문에 (문제가) 빠르게 발견되고 걸러질 수 있는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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