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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세상 읽기] 페이스북의 진지 구축

중앙일보 2020.10.06 00:16 종합 31면 지면보기
박상현 (사)코드 미디어디렉터

박상현 (사)코드 미디어디렉터

페이스북이 인스타그램의 챗과 페이스북의 메신저를 연결했다고 발표했다. 이 두 서비스의 연결은 페이스북이 인스타그램을 2012년에 인수했을 당시부터 논란이 돼 왔다. 페이스북의 독점을 우려하던 미국 정부에 페이스북은 “두 서비스를 연결하는 건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안심시켰지만, 인수 후 몇 달 만에 보란 듯이 두 서비스를 연결해버렸다. 이제는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올리면 동시에 페이스북에도 올라갈 수 있는 수준으로 발전했다.
 
페이스북이 이번에는 두 서비스의 메시징을 연결시킨 것이다. 페이스북의 메신저 통합에는 이유가 있다. 메시징 앱 시장은 대개 국가별로 1위 서비스가 정해져 있다. 한국은 카카오톡, 일본은 라인, 중국은 위챗, 아프리카와 남미 대륙은 왓츠앱이 장악하는 식이다. 소위 ‘네트워크 효과’ 때문에 같은 국가 사람들은 1위 서비스로 몰린다. 미국만 사정이 다르다. 페이스북 메신저가 1위를 하고 있지만 스냅챗, (페이스북이 인수한) 왓츠앱, 구글 메신저, 애플의 아이메시지까지 다양한 서비스가 경쟁하는 춘추전국시대가 진행 중이다.  
 
페이스북은 이 시장을 빨리 정리·통합하려는 야심을 갖고 있다. 세계시장에서는 왓츠앱과 페이스북 메신저가 1·2위, 중국의 위챗이 그 뒤를 좇고 있다. 더구나 미국 의회는 실리콘밸리의 테크 대기업들의 독점 혐의를 조사 중이고, 이 기업들을 청문회에 부르기로 한 상황이다. 페이스북은 인스타그램을 비롯한 계열사들이 쪼개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서비스 통합을 서둘러서 분리불가론을 펴야 할 입장이다. 페이스북은 메신저 시장 장악과 정부 규제 회피, 이 두 가지 목표를 위한 진지 구축에 들어간 것이다.
 
박상현 (사)코드 미디어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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