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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생 죽음 부른 디지털교도소 30대 운영자, 내일 韓 강제송환

중앙일보 2020.10.05 18:30
9월 27일 운영 중인 디지털교도소. [사진 홈페이지 캡처]

9월 27일 운영 중인 디지털교도소. [사진 홈페이지 캡처]

 
베트남에서 검거된 ‘디지털 교도소’ 운영자가 6일 한국으로 강제 송환된다. 디지털 교도소는 성범죄자 추정 인물들의 신상정보를 무차별로 퍼뜨려온 인터넷 홈페이지다. ‘교도소’를 자처하지만, 사법 당국과 관련 없는 사조직이다.
 
김창룡 경찰청장은 5일 경찰청사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디지털 교도소 운영자인 30대 남성 A씨를 6일 오전 6시쯤 베트남에서 국내로 강제 송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에 따라 특별 전세기를 이용하며, 공항 도착 후에는 입국 절차 없이 보안 구역 내에서 A씨를 인수(미입국 송환)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경찰청은 인터폴과 공조해 지난달 22일(현지시간) 오후 6시쯤 베트남 호찌민에서 A씨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체포했다. A씨는 올해 3월부터 디지털 교도소 홈페이지와 인스타그램 계정 등에서 성범죄자 추정 인물들의 신상정보(성명·사진·전화번호 등)를 게시하고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는다. 명예훼손죄는 사실에 의하든, 허위 정보에 기초하든 상관없이 성립될 수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애먼 사람을 잡는 것이다. 경찰은 “디지털 교도소 등에 지목된 인물 중에 이미 사법 처리되거나 수사가 필요한 성범죄자도 있지만, 범죄와 전혀 관련 없는 경우도 있어 보인다”고 판단한다. 디지털 교도소에 등재된 한 고려대 재학생이 지난달 3일 “억울하다”며 극단적 선택을 하기도 했다.
 
수사를 전담하는 대구지방경찰청은 A씨를 데려오는 대로 심층 조사를 벌인 뒤 공범들로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현재 디지털 교도소는 2기 운영진이 출범한 상태로, A씨 체포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홈페이지 접속 차단’ 조치에도 불구하고 도메인을 바꿔가며 신상정보 공개를 이어가고 있다. 경찰은 텔레그램에서 활동하는 ‘주홍글씨’ 등 유사 조직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 중이다.
 
디지털 교도소와 주홍글씨 등은 “현행 사법 체계가 성범죄자들에 대해 솜방망이 처벌을 하는 탓에 사적 처벌을 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무고한 사람을 성범죄자로 몰 위험에 대해선 “검증 작업을 강화해 문제를 해소하겠다”고 주장한다.
 
김민중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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