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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접촉 11·12세, 국내 첫 소아 다기관염증증후군 감염

중앙일보 2020.10.05 16:38
4월 미국 소아과 학회가 발표한 가와사키 병을 앓고 있는 아이의 모습. 생후 6개월의 이 아이는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다기관염증증후군은 가와사키 병과 외양상 발진 등 증상이 유사하다.[미국 소아과 협회 제공]

4월 미국 소아과 학회가 발표한 가와사키 병을 앓고 있는 아이의 모습. 생후 6개월의 이 아이는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다기관염증증후군은 가와사키 병과 외양상 발진 등 증상이 유사하다.[미국 소아과 협회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와 연관된 소아·청소년 다기관염증증후군 환자가 국내 처음으로 2명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 환자 모두 코로나19 양성 판정 또는 접촉력이 있으며, 각각 4월과 8월 발생했다. 치료를 받고 현재는 모두 퇴원한 상태다.  
 
정은경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장은 5일 "현재까지 국내에는 7명 의심 신고가 있었고, 역학조사와 실험실 검사, 전문가 회의 결과 2명이 사례에 부합하는 걸로 판정됐다"며 "현재 두 사례 모두 증상이 호전돼 퇴원한 상태"라고 밝혔다.  
 
소아·청소년 다기관염증증후군은 코로나19와 관련돼 있다고 의심은 되지만, 발생 원인을 알 수 없어 '어린이 괴질'로 불렸다. 하지만 질병관리청이 지난 5월 '괴질'이란 단어가 주는 공포감이 부적절하고, 국내외 방역 당국이 '소아 다기관염증증후군(Multisystem Inflammatory Syndrome in Children)'으로 지칭한 이후 이를 공식 병명으로 쓰고 있다.  
 

국내 첫 소아·청소년 다기관염증증후군 발생…11·12세 남아

국내 첫 번째 사례는 11세 남자 아이로, 올해 1월~3월 필리핀 여행을 다녀온 뒤 발열, 복통 등으로 4월 29일부터 5월 11일까지 입원 치료를 받았다.  
5월 25일 의심 사례로 신고됐지만 최초 전문가 회의에선 코로나19 검사결과가 기준에 부합하지 않아 소아 다기관염증증후군으로 분류되지 않았다.  
정 본부장은 "그러나 이후 시행된 항체검사에서 코로나19 양성으로 확인돼 지난달 최종적으로 소아 다기관염증증후군에 해당되는 사례로 판정했다"고 말했다.  
 
두 번째 사례는 12세 남자 아이로,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해 지난 8월 19일부터 9월 1일까지 입원 치료를 받고 퇴원했다. 이후 발열과 복통으로 다시 입원한 후 퇴원했다.
 
소아·청소년 다기관염증증후군은 구체적인 발병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와 연관이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지난 4월 이후 유럽, 미국 등지에서 소아·청소년 중심으로 보고된 특이 사례인데, 코로나19에 감염됐거나 접촉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미국 935명(사망 19명), 프랑스 79명(사망1명), 영국 78명(사망 2명) 등 해외에서 보고 사례가 많지만, 국내에선 발생이 드물었다.  

코로나19 감염 후 2~4주 후 발병…고열, 전신 발진, 장기손상  

증상은 코로나19 감염 후 2~4주 후에 발열, 발진, 다발성 장기기능손상 등이 나타난다. 또 전신에 붉은 발진이 특징이다.  
4월 미국 소아과 학회가 발표한 가와사키 병을 앓고 있는 아이의 모습. 생후 6개월의 이 아이는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다기관염증증후군은 가와사키 병과 외양상 발진 등 증상이 유사하다. [미국 소아과 협회 제공]

4월 미국 소아과 학회가 발표한 가와사키 병을 앓고 있는 아이의 모습. 생후 6개월의 이 아이는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다기관염증증후군은 가와사키 병과 외양상 발진 등 증상이 유사하다. [미국 소아과 협회 제공]

 
최은화 서울대학교 의대 소아과학교실 교수는 방대본 브리핑에서 "임상적으로 발열·중증·2개 이상의 다기관 침범이면서 다른 원인으로 설명되지 않는 임상적 증상이 있어야 한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코로나19에 노출력이 있거나 (코로나19) 바이러스 양성 반응이 나와야 한다"고 설명했다.
 
WHO의 다기관염증증후군 사례정의도 ▶만 19세 이하 소아·청소년에서 38도 이상의 발열이 24시간 이상 지속하고, ▶두 개 이상의 다기관 장기를 침범한 중증 상태여야 한다. ▶또 염증의 원인이 되는 다른 병원체가 확인되지 않아야 하고, 현재 또는 최근 코로나19 감염의 증거가 있거나, 발병 전 4주 이내에 코로나19에의 노출력이 있어야 한다. 이상 세 가지 조건을 모두 만족해야 다기관염증증후군에 해당한다.  
 
최 교수는 "다기관염증증후군 의심 신고 7건 중 두 사례를 제외한 나머지 5명의 사례는 역학 조사, 심층 면접, 바이러스·PCR(유전자 증폭)·항체 검사 결과를 통해 모두 음성으로 나왔기 때문에 코로나19와의 연관성에 부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나머지 사례는 심한 염증증후군이나 패혈증 유사 증상 또는 '가와사키병'으로 진단됐다"고 설명했다.  
 
가와사키병은 5세 미만의 소아에게 주로 발생하는 원인불명의 급성 혈관염 질환으로, 발열·발진·충혈·복통 등의 증상을 보인다.
어린이 다기관염증증후군.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어린이 다기관염증증후군.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2명 모두 빨리 회복 

국내에서 진단된 2명은 모두 치료 초기에 항바이러스제인 면역글로불린 제제를 투여받고 빠르게 회복됐다.  
 
최 교수는 "치료 방법은 면역글로불린 투여, 스테이로드 제제 투여, 두 가지를 함께 투여하는 방법 등이 있다"며 "국내 사례 2명은 면역글로불린만으로 치료를 하고 회복이 됐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소아 다기관염증증후군이 코로나19 감염된 후 대부분 2~4주 후에 발병하는 만큼 모니터링 체계에서 찾아낼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질병청과 대한소아청소년학회 등에서 이런 환자들을 조기에 찾아내 치료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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