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KAIST, 화재 위험 없고 세계에서 가장 수명 긴 배터리 개발

중앙일보 2020.10.05 13:00
국내 연구진이 화재 위험이 없고 세계에서 가장 수명이 긴 배터리를 개발했다. 대용량 전력을 안전하게 저장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에너지 이용 효율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5일 김희탁 KAIST 생명화학공학과 교수 연구팀은 배터리 과열로 인한 화재 위험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수계(물) 전해질을 활용한 아연-브롬 레독스 흐름 전지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고밀도 탄소 결함 계면을 통한 비정상적 돌기 형성 억제 기술 개요도. [KAIST 제공]

고밀도 탄소 결함 계면을 통한 비정상적 돌기 형성 억제 기술 개요도. [KAIST 제공]

 
현재 에너지 저장 장치로 사용되는 배터리는 대부분 리튬이온전지다. 리튬이온전지는 발화로 인한 화재 위험성이 높다. 실제로 2017~19년 2년간 국내에서 발생한 리튬이온전지로 인한 에너지 저장장치 화재 사고 피해액은 7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김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아연-브롬 레독스 흐름 전지란 양극 및 음극 전해액 안에 브롬화 아연(ZnBr2)을 활물질로 녹여서 외부 탱크에 저장한 뒤 펌프를 이용해 전극을 공급함으로써 산화·환원반응을 일으켜 에너지를 저장하는 배터리다. 활물질로 사용하는 브롬화 아연의 값이 저렴해 다른 수계 레독스 흐름 전지보다 가격이 싸다. 또 구동 전압과 에너지 밀도가 높아 수명이 길다.  
 
그간 아연 금속이 충·방전 과정에서 금속 전극 주변에 비정상적인 돌기 형태를 만들어 전지 수명을 단축하다는 단점 때문에 상용화가 지연됐다. 김 교수 연구팀은 고밀도의 결함 구조를 가진 탄소 전극을 아연-브롬 레독스 흐름 전지에 적용해 수명 단축 문제를 해결했다. 
 
이처럼 화재 위험을 차단하고 수명이 긴 배터리가 개발되면 대용량 전력을 안전하게 저장해 에너지 이용 효율을 높일 수 있다. 특히 태양광·풍력 발전 등 신재생 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하고 전력 피크 수요를 충당할 수 있다.  
 
하지만 에너지 밀도는 리튬이온전지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같은 밀도의 에너지를 저장하려면 저장장치의 부피가 3배 커야한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전기자동차 등 이동수단용 배터리로는 부적합할 수 있지만, 공간 제약에 크지 않는 발전소 등의 에너지 저장장치로는 리튬이온전지를 대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희탁 KAIST 교수

김희탁 KAIST 교수

 
김희탁 교수는 "이번 연구로 차세대 수계 전지의 수명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기술을 제시한 것이 큰 성과"라면서 "신재생 에너지 확대와 에너지저장시스템 기술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에너지와 환경 과학(Energy and Environmental Science)'의 9월호에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