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국민과 함께하는 좋은재판·사법행정자문회의로 성과" 자찬한 대법원

중앙일보 2020.10.05 12:16
[대법원 전경]

[대법원 전경]

‘국민과 함께하는 좋은 재판ㆍ투명하고 공정한 법원.’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며 법원이 스스로 꼽은 주요 성과 및 활동이다. 대법원은 매년 사법연감을 펴내고 지난 한 해 동안 사법부의 인적ㆍ물적 조직 현황이나 사법행정 운영 내역, 각급 법원이 접수하고 처리한 각종 사건의 주요 통계 자료를 게시한다. 법원 전자도서관 홈페이지 등에서 전자책이나 PDF파일로 볼 수 있다.

 
올해 대법원이 스스로 꼽은 첫 주요 활동은 ‘사법행정자문회의 출범’이다. 사법행정자문회의는 사법 행정사무에 대해 대법원장을 자문하는 회의체다. 외부인사들의 자문을 통해 대법원장에게 집중된 제왕적인 권한을 분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2019년 8월 정식 출범했지만, 그 배경을 거슬러 짚어보면 김명수 대법원장의 취임 이후 3년과 맞닿아있다.  
 
김명수 대법원장이 지난달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화상회의실에서 코로나19 시대에 맞춰 비대면 방식으로 제8차 사법행정자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김명수 대법원장이 지난달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화상회의실에서 코로나19 시대에 맞춰 비대면 방식으로 제8차 사법행정자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017년 9월 취임한 김 대법원장은 ‘사법제도 개혁을 위한 실무준비단’ 구성을 지시했고 이 준비단에서 제도개혁 총괄 기구 설치를 건의한다. 이듬해 1월 이에 힘입어‘국민과 함께하는 사법발전위원회’가 만들어진다. 이홍훈 전 대법관을 비롯한 위원 10명이 사법부 개혁 관련 안건을 대법원장에게 제시했다. 이 위원회에서 “법원조직법 개정 전이라도 대법원 규칙을 만들어 대법원장의 자문기구인 사법행정회의를 조속히 만들 필요가 있다”는 건의가 또 나왔다. 하지만 국회에 제출된 법원조직법 개정안이 통과되지 못했고, 이에 2019년 8월 대법원 규칙 제정으로 사법행정자문회의가 출범하게 된 것이다. 이름이 바뀐 두 개의 회의체가 순차적으로 건의한 끝에 나온 또 다른 회의체인 셈이다.

 

외부 자문이 '성과'라면서 "과반 이상, 독립성 침해"

지난해 9월 사법행정자문회의 1차 회의 이후 회의는 올해 9월 8차 회의까지 열렸다. 대법원은 이 사법행정자문회의에서 거둔 주요 성과로 ▶재판업무만을 담당하는 고등법원 부장판사 전용 차량 배정기준 변경 ▶시각장애인 신청 시 점자 판결문 제공 ▶미확정 판결서 공개 추진 등을 꼽는다. 외부전문가가 사법행정에 참여해 “중요한 사법행정에 관한 자문의견을 제시하는 성과를 내고 있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최근 판사 출신인 이탄희 의원 등이 발의한 법원조직법 개정안에 대해 반대 의견을 냈다. 사법행정권을 법관이 아닌 외부 인사가 과반이 넘는 위원회에서 행사하는 것은 사법부 독립성을 침해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개혁의 성과를 바라보는 시선도 곱지만은 않다. 서울고법에서 근무하는 한 부장판사는 "큰 틀에서 외부위원들의 참여로 사법행정 정책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에는 공감한다"면서도 "하지만 사법행정자문회의가 그런 성과를 내고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비교적 지엽적인 문제를 다루면서 개혁 성과를 기다리는 일선 판사들에게 피부에 와 닿는 결과를 보여주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김 대법원장이 여러 차례 법관들에게 강조해온 ‘좋은 재판’도 사법부 주요 활동내용에 포함됐다. ‘국민과 함께하는 좋은 재판’을 위해 지방법원에는 지법 부장판사 3명으로 구성된 경력 대등재판부를 시범 실시하고, 고등법원에는 고법부장 판사 3명으로 구성된 대등재판부와 고법 판사 3명의 대등재판부를 실시한다는 내용이다. 이 외에도 재판 진행 중 양질의 통ㆍ번역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지난해 전국 법원에서 ‘통역ㆍ번역인 인증 평가’를 실시한 점을 꼽았다. 하지만 '좋은 재판'을 만드는 데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상고심 개편안 마련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대법원 관계자는 "상고심 개편안에 대한 국민 및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가 진행 중이고, 연내 사법행정자문회의에 보고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법행정권 남용 사건' 경과도 사법연감에 수록됐다. 다만 지난해 6월 열린 법관징계위원회에서 "관련 형사 재판의 증거조사 결과 및 진행 경과를 지켜보기로 한다"고 결론 냄에 따라 추가 절차 없이 향후 심의 기일을 정하기로 하고 멈춰 있다.
 

2019년 소송 접수 소폭 증가…상고심 접수는 감소

2019년 접수된 소송 건수 통계도 사법연감에 포함됐다. 2019년 한 해 접수된 소송 건수는 663만4344건으로 전년 대비 0.74%(2018년 658만5580건) 늘어났다. 2019년 접수된 663만여건의 소송 사건 중 71.7%가 민사사건, 23.3%가 형사사건이었다.  
 
소송이 접수된 건은 늘었지만, 상고심 접수 건수는 다소 줄었다. 민사 사건의 상고심 접수 건수는 1만8117건으로 전년 대비 5.42%(2018년 1만9156건) 줄었다. 형사 사건도 상고심 접수 건수가 줄었다. 2019년도 형사 사건 상고심 접수 건수는 2만1795건으로 전년 대비 9.09%(2018년 2만3975건) 적어졌다.  
 
이수정 기자 lee.sujeong1@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