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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산, 이번엔 이낙연에 '산성가'…"얼굴 하나 입 두개 기형생물" [전문]

중앙일보 2020.10.05 11:01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오종택 기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오종택 기자

문재인 정부 정책을 비판한 ‘시무 7조’로 화제가 됐던 진인 조은산이 이번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겨냥했다. 개천절 보수단체 집회에 강경대응을 주문했던 이 대표를 두고 “얼굴은 하나요 입이 두개인 기형 생물을 누가 바라겠는가”라면서다.
 
조은산은 5일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이낙연 대표님께 바치는 산성가(山城歌)’라는 글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광우병 사태가 한창이던 그때, 이낙연 당대표님께서는 집회시위와 표현의 자유를 외치며 이명박 정부의 공권력 남용을 규탄했고 이제 그 말들은 숙주를 찾아 저에게 옮겨왔으며 다시 이 글을 통해 당대표님께 들러붙어 주인을 찾은 모양새”라고 했다.
 
이어 “저와 같은 놈팽이가 어제 배고프다 읍소하고 오늘 배부르다 배를 두드리는 것과는 다른, 동질의 사건에 동등한 잣대를 들어 스스로의 줏대를 세워가는 이것은 올바른 정치인의 기질이자 성정의 문제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가 지난 2일 서울지방경찰청을 방문해 집회 차단에 총력을 다해 달라고 당부한 데 대해서도 “경찰관 기동부대는 일개 정당의 대표를 비호하는 사설군대가 아닌 국가공무원들의 집단”이라며 “강경 진압과 무관용 원칙 등의 지휘, 통솔, 명령은 경찰청장 권한이고 일개 당대표는 경찰권 발동의 명령권자가 아님을 유념해 이러한 언행을 삼가해 달라”고 했다.
 
또 “(최근) 이 대표 페이스북에는 온통 강경, 차단, 봉쇄, 통제, 불법, 압도, 무관용 등 예전의 여권 인사들이 물고 늘어질 만한 말들로 도배가 되다시피 했다”며 “이러한 발언과 행보는 작금의 사태에 도움은 커녕 대립과 갈등의 골만 깊어지게 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낙연 대표님께 바치는 산성가(山城歌)
가을 하늘이 높다 한들 군주의 명망에 비할쏘냐
적시에 들이친 역병의 기세에 산성은 드높아
나는 아찔해 두 눈을 감는도다
  
하나의 하늘 아래 두 개의 산성이 구축되었으니
광우병의 명박산성이오 역병의 재인산성이라
그 이름 또한 기가 막혀 무릎을 탁 칠 뿐이로다
 
명박산성 앞에 자유를 운운하던 정치인은
재인산성 뒤에 급히 숨어 공권력을 운운하고
 
전의경을 짓밟고 명박산성 위를 기어올라
흥겨운 가락에 맞춰 춤을 추던 촛불시민들은
재인산성 위의 사졸로 전락해 댓글의 활시위를 당긴다
 
뇌송송 구멍탁 활줄을 당겨라
뇌송송 구멍탁 시위를 놓아라
  
구령에 맞춘 사졸들의 활질에 이미 한 자리씩 꿰찬
그 시절의 광대들은 슬며시 무대 뒤로 사라지고  
미국산 쇠고기 굽던 연기만 그 자리에 자욱한데,
  
정치란 무엇인가
국민은 어디에 있는가
지도자는 무얼 하고 있는가
그대들은 왼쪽인가 오른쪽인가
 
공허한 외침만이 가득한 광화문에
광우병은 온데간데 없어 역병만이 남아
사졸들의 불화살에 노병은 아파 슬피 운다 
 
...............................................
 
塵人 조은산이 이낙연 당대표님께 한 말씀 올립니다.
 
제 할 말에 앞서 저리도 저급한 글월을 띄운 까닭은
이낙연 당대표님께서도 심히 공감하실 내용인 듯하여
심심치 않게 읽어주셨으면 하는 마음이었으니 먼저 용서를 구합니다.
 
소생이 천하여 두문불출할 뿐이라 그저 소심히 내다볼 뿐이어서,
개천절 보수단체의 집회를 앞두고 서울지방경찰청을
전격 방문하시어 강력한 공권력의 발동을 주문하시고
철저한 차단을 당부하시며 경찰관 기동부대원들을
사열하시는 등 저돌적 행보의 저의를 알 수는 없으나,
 
당대표님의 페이스북에는 온통  
강경, 차단, 봉쇄, 통제, 불법, 압도, 무관용 등
예전의 여권 인사들이 물고 늘어질 만한 말들로
도배가 되다시피 했고 그 안에 어떤 아름다운 것들,
양보, 이해, 설득, 부탁과 같은 말들은 전무하여 서글프니
이것은 당대표님의 한계입니까 아니면 저의 순박함입니까.
 
저는 개천절, 광화문을 비우자는 호소문으로 인해
평범한 소시민의 신분으로 무수한 악성댓글을 감내해야 했는데
이러한 고통이 왜 저같은 천한 글쟁이의 몫이 되어야 합니까.
 
여당의 당대표이자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로써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방역의 당위성과
확산의 위험성을 먼저 알리는 것이 국민의 과한 욕심이라
어느 누가 감히 말할 수 있겠습니까.
  
이것은 거대 여당의 자만에서 비롯된 정치적 행보에
불과하며 신종 코로나라는 초유의 사태로 인해
헌법이 보장한 집회시위의 권리마저 박탈당한
국민에 대한 극심한 조롱에 가깝습니다.  
마땅히 시정되어야 하며 스스로 각성할 일입니다.
 
이러한 발언과 행보는 작금의 사태에 도움은 커녕
대립과 갈등의 골만 깊어지게 할 뿐입니다. 또한
경찰관 기동부대는 일개 정당의 대표를 비호하는
사설군대가 아닌 국가공무원들의 집단입니다.
  
앞으로 당대표님의 경찰관서 출입을 금하며 또한
강경 진압과 무관용 원칙 등의 지휘, 통솔, 명령은
경찰청장의 권한이고 정부조직법과 국가공무원법 상
일개 당대표는 경찰권 발동의 명령권자가 아님을 유념하시어
이러한 언행을 삼가셔야겠습니다.
 
'방역의 벽'이란 표현이 어떤 자의 발상인지는 알 수 없으나
매우 현명한 대처였습니다. 그러나 그에게 전해주셨으면 합니다.
  
광우병 파동 당시 명박산성은 '생존의 벽' 이었음을,
수십대의 경찰버스가 불길에 휩쓸리고 수백명의 전의경들이
삽과 쇠파이프, 볼트로 인해 부상 당했으며 염산이 든 유리병이
허공을 갈랐고 심지어 부상자를 후송하기 위한 구급차마저
시위대에 의해 가로막힌 상황에서 이 나라의 아들들을
폭도로부터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방어벽이었음을, 그리고
그에게 塵人 조은산이 엄중히 이르길,
조악한 말장난은 결코 용납될 수 없음을.
 
한번 던져진 말은 기생충처럼 질기고 강해
이곳 저곳 들러붙고 옮겨다니며 살아갑니다.
  
광우병 사태가 한창이던 그 때, 이낙연 당대표님께서는
집회시위와 표현의 자유를 외치며 이명박 정부의 공권력 남용을
규탄했고 이제 그 말들은 숙주를 찾아 저에게 옮겨왔으며 다시
이 글을 통해 당대표님께 들러붙어 주인을 찾은 모양새입니다.
 
저와 같은 놈팽이가 어제 배고프다 읍소하고
오늘 배부르다 배를 두드리는 것과는 다른, 동질의 사건에
동등한 잣대를 들어 스스로의 줏대를 세워가는 이것은
올바른 정치인의 기질이자 성정의 문제일 것입니다.
 
심연의 못에서 승천을 우러르던 잠룡이 마침내
수면을 깨트리고 모습을 드러냈을 때, 얼굴은 하나요
입이 두 개인 기형 생물인 것을 어느 누가 바라겠습니까.
 
몇가지 충언을 드리고자 밤을 지새웠음은
결국 이를 말하고자 함이었으니 떼어내던가 지워내던가
몹쓸 기생충은 알아서 처리하심이 좋을 듯 합니다.
  
자못, 바람이 거셉니다. 한글날의 광화문은
몹시 추울 것으로 예상됩니다. 만약에 저라면,
그들의 얇은 외투를 먼저 걱정할 것입니다.
 
이낙연 당대표님께서도 옷 단단히 챙기시고
다가올 그 날까지 부디 강녕하시길 바랍니다.
이러한 저의 천한 글은 그저 읽힘으로써 감사할 뿐입니다.
 
이천이십년 시월에 이르러
 
塵人 조은산이 남깁니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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