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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탁 의혹 추미애는 무혐의, 전화받은 군인만 처벌받을 판

중앙일보 2020.10.05 05:00
검찰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모(27)씨 휴가 관련 의혹 사건 관련자들을 무혐의 불기소 처분한 이후 군 내에서 후폭풍이 불고 있다. 서울동부지검이 민간인이 아닌 현역 군인 2명을 군 검찰로 송치하면서 의혹 사안에 대한 추가 수사가 제대로 이뤄질지 주목받고 있다.
 

"병사가 상급부대 인사장교 연락처 어떻게 아나"
A대위 연락처 알려준 '제3의 인물' 관여 의혹도

당장 군 내에선 "청탁을 했던 당사자들은 모두 무혐의로 풀려난 상황에서 결국 힘없는 군인만 처벌을 받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달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전날 서울동부지검은 추 장관 아들 서모씨 관련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민간인 관련자들을 모두 무혐의 불기소 처분하고, 현역 군인 2명만 군 검찰에 송치했다. [뉴스1]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달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전날 서울동부지검은 추 장관 아들 서모씨 관련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민간인 관련자들을 모두 무혐의 불기소 처분하고, 현역 군인 2명만 군 검찰에 송치했다. [뉴스1]

앞서 이 사건을 수사했던 서울동부지검은 추석 연휴 직전인 지난달 28일 현역인 당시 카투사 부대 지원장교(인사 장교) A대위와 지원대장 B대위를 육군본부 검찰부로 송치했다. 이와 관련, 군 안팎에선 당시 여당 대표였던 추 장관 보좌관의 전화를 받았던 핵심 당사자인 A대위가 이른바 '김영란법'(부정청탁금지법)을 위반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선 A대위는 보좌관의 연락을 받았을 때 상대방에게 "부정청탁임을 알리고 이를 거절하는 의사를 명확히 표시하지 않았다"(7조 1항)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익명을 원한 군 관계자는 "서씨가 속한 중대의 지원반에 휴가 관련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상급부대 인사 장교에게 전화한 것 자체가 부정청탁의 소지가 다분하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검찰 수사 결과만 보면 A대위가 이를 거절한 것 같지 않다"며 "A대위는 '자신의 관할 소관이 아니다'는 거절 의사를 분명히 밝혔어야만 한다"고 했다.
 
A대위는 또 "동일한 부정청탁을 다시 받은 경우, 이를 소속기관장에게 서면(전자문서 포함) 신고해야 한다"(7조 2항)는 조항도 어겼을 가능성이 있다. 군 관계자는 "검찰 수사 기록에는 A대위가 수차례 보좌관의 연락을 받았다고 나온다. 하지만 당시 지역대장(예비역 중령)에게 이를 서면 보고했다는 기록은 없다"고 말했다.
 
추미애 법무장관과 추 장관의 보좌관이 나눈 카톡 대화 내용.

추미애 법무장관과 추 장관의 보좌관이 나눈 카톡 대화 내용.

이같은 A대위의 부정청탁금지법 위반 가능성과 관련해선 "검찰이 부실 수사했다는 증거"라는 얘기도 나온다. 앞서 동부지검 수사팀은 관련자들의 불기소 처분을 내면서 "문의 차원의 전화로 부정청탁이 아니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혀 논란을 샀다.
 
이와 관련, 국민권익위원회 사정에 밝은 한 소식통은 "검찰은 이 법의 대상인 공무원의 입장이 아닌 청탁자의 관점에서 무리하게 해석했다"며 "검찰이 부정청탁금지법 위반 여부와 관련해 권익위에 유권 해석을 의뢰조차 하지 않은 것만 봐도 '봐주기 수사'란 질타를 피하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야당(국민의힘)은 검찰의 결정에 즉각 항고하기로 했다. 또 국회 차원에서 특검도 추진할 계획이다.
 
서씨 관련 특혜 의혹이 커지던 지난달 19일 국방일보는 '국회의원 보좌관의 청탁 전화'를 다룬 만화(국방청렴툰)를 게재해 화제에 올랐다. 국방부 감사관실이 만든 이 만화 내용에 따르면 '부정청탁에 따라 직무 수행한 공직자'는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군 검찰의 수사 및 기소 여부와 군사법원 판단에 따라 A대위도 이런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게 군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군 관계자는 "군 검찰이 제대로 수사를 하지 않고 검찰 수사 내용만 답습한다면 또 다른 비난을 자초하게 될 것"이라면서 "추 장관은 병가나 정기 휴가는 군인의 기본권이기 때문에 문제 될 것이 없다고 주장하지만, 군과 국민 여론은 병가와 휴가를 정당한 절차와 합법적인 과정을 통해 사용했느냐를 문제 삼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방일보 9월 16일자 11면에 실린 "국회의원 보좌관 전화 청탁" 관련 웹툰. [국방부 제공]

국방일보 9월 16일자 11면에 실린 "국회의원 보좌관 전화 청탁" 관련 웹툰. [국방부 제공]

한편 군 안팎에선 당시 여당 대표였던 추 장관이 어떻게 상급부대 인사 장교인 A대위의 연락처를 알고 있었느냐는 의혹도 일고 있다. 추 장관으로부터 연락처를 받고 전화했던 보좌관 이외에 "제3의 인물이 관여한 것 아니냐"는 시각이다.
 
이에 대해 추 장관은 지난 2일 페이스북을 통해 "아들에게 전달받은 '지원장교님'의 전화번호를 전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군 관계자는 "병사가 상급부대 인사장교 연락처를 알고 있었다는 주장 자체가 석연치 않다"며 "군과 연결되는 누군가가 추 장관이나 서씨에게 알려줬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만일 그런 사람이 있다면, 그가 서씨의 병가 등 휴가 연장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군 검찰은 규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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