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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 요트 사러 美간 남편 논란에 "송구…귀국 요청 어려워"

중앙일보 2020.10.05 00:02 종합 8면 지면보기
강경화 장관의 남편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가 3일 인천공항에서 이동하고 있다. [사진 KBS 방송 캡처]

강경화 장관의 남편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가 3일 인천공항에서 이동하고 있다. [사진 KBS 방송 캡처]

강경화 외교장관이 4일 자신의 남편인 이일병(67) 연세대 명예교수가 추석 연휴 기간이던 지난 3일 미국으로 출국한 데 대해 송구스럽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이날 청사를 떠나며 기자들과 만나 “이 상황에 대해 본인도 잘 알고 있고 저도 설명을 하려고 했다”며 “결국 본인이 결정해서 떠난 거고 어쨌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거듭 말했다. 남편에게 귀국을 요청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남편이) 워낙 오래 계획하고 미루고 미루다가 간 것이라서 귀국하라고 얘기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답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이날 기자들에게 “국민의 눈으로 볼 때 부적절했다고 생각한다”고 유감을 표명했다.
 

이낙연 “국민 눈으로 볼 때 부적절”
강 장관 거취 문제로 번질지 주목
1억4000만원짜리 해당 요트는 팔려

이 교수는 정부가 코로나19 재확산을 막기 위해 추석 귀성 자제 캠페인까지 벌이고, 외교부는 특별여행주의보(여행 취소·연기 권고)를 내놓은 상황에서 이를 무시하고 출국해 논란이 불거졌다. 외교부는 지난 3월 23일부터 미국을 포함한 북미 전 지역에 대해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하고 “해당 국가·지역 여행계획은 취소하거나 연기해 주시기 바란다”고 국민에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이 교수는 3일 출국장에서 부인인 강 장관이 여행에 대해 “서로 어른이니까 ‘놀러 가지 말아야 한다’ 그런 건 아니다”며 반대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취재진에 답했다. 이를 놓고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국민의 희생과 동참을 호소하고 전 세계에 K방역 성과를 홍보하는 주무 장관이 남편의 해외여행은 막지 않았다는 비판이 일었다.
 
이 교수의 이번 미국행은 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주 동북부 플래츠버그에 있는 ‘캔터51 미스트리스 V(1990년 제작)’라는 길이 15m의 알루미늄 선체 요트를 12만 달러(약 1억4000만원)에 구매하기 위해서였다. 선실 3개, 트윈·더블 침상 4개 등을 갖춰 장거리 항해가 가능하다. 요트 구입 후 곧바로 고교 동창 두 명과 함께 미국 동부 해안과 카리브해까지 여행할 계획을 꼼꼼히 짰다. 이날 요트 매매 사이트에선 해당 캔터51 요트에 대해 ‘판매 완료(Sold Listing)’라는 표식이 붙어 있다.
 
이 교수는 전날 출국장에서 ‘공직자 가족으로서 부담이 되지 않냐’는 질문에 “내 삶을 사는 건데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느냐 때문에 그것을 양보해야 하나. 모든 걸 다른 사람 신경을 쓰면서 살 수 없지 않냐”고 했다.  
 
이를 놓고 야당인 국민의힘에선 “코로나19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는 죽어 나가는데 고관대작 가족은 여행에 요트까지 챙기며 ‘욜로(YOLO·You Only Live Once)’를 즐긴다”(김은혜 대변인)는 비판이 나왔다.  
 
여당 일각에선 강 장관 부부의 처신을 둘러싼 여론이 악화해 7일 시작하는 국정감사에도 악영향을 준다면 거취 문제로까지 비화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효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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