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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명도 없다더니…'상온노출' 독감백신 접종 1주일새 2300명

중앙일보 2020.10.04 17:45
상온 노출이 의심돼 사용 중단된 독감 백신을 맞은 사람이 2300명에 육박하도록 불어났다. ‘문제의 백신을 맞은 접종자가 없다’던 당국의 발표와 달리 조사 시작 일주일 만에 접종자가 20배로 늘면서 예방 접종 사업 관리 부실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인천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다가오는 겨울철 독감의 동시 유행을 대비해 노숙인과 자활쉼터 이용자 등 취약계층에게 독감 백신 무료 접종을 실시하는 가운데 지난달 28일 인천시 동구 인천의료원 앞에서 쉼터 이용자들이 독감접종을 받기 전 발열검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인천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다가오는 겨울철 독감의 동시 유행을 대비해 노숙인과 자활쉼터 이용자 등 취약계층에게 독감 백신 무료 접종을 실시하는 가운데 지난달 28일 인천시 동구 인천의료원 앞에서 쉼터 이용자들이 독감접종을 받기 전 발열검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4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정부가 조달하는 과정에서 상온 노출이 의심되는 독감 백신을 맞은 이들은 3일 기준 전국 15개 시·도에서 2295명에 달한다. 

지난달 25일 105명서 이달 3일 2295명으로 급증

 
당초 질병청은 사용 중단을 발표한 직후인 지난달 22일에만 해도 접종자가 1명도 없다고 밝혔는데 지난달 25일 105명이 파악된 이후 연일 접종자 규모가 늘면서 일주일 만에 2300명 가까이로 늘었다. 
 
질병청에 따르면 전국 병·의원 280곳(중복 제외)에서 문제의 백신이 접종됐다. 지역별로 보면 경기(673건)가 가장 많고 광주 361건, 전북 326건, 인천 214건, 경북 161건, 서울 149건, 부산 101건, 대구 105건, 충남 74건, 세종 51건, 전남 40건, 대전 17건, 경남 14건, 제주 8건, 충북 1건 등이다.   
서울 한 병원에서 간호사가 독감백신을 살펴보는 모습. 연합뉴스

서울 한 병원에서 간호사가 독감백신을 살펴보는 모습. 연합뉴스

백신 접종이 중단된 지난달 21일 밤 이전에 접종한 경우가 1599건으로 대다수를 차지한다. 접종 중단이 고지된 이후(9월 23~29일) 접종 건수도 238건이다. 당국은 이처럼 사업 중단일 전후에 접종이 이뤄진 사례는 의료기관이 인플루엔자(독감) 예방접종 사업 지침을 미준수한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일부 병원에선 유·무료 백신을 분리해 놓지 않고 혼합 관리했다가 접종했다는 정황이 확인됐다. 사업 중단 당일인 22일에도 458명이 접종했는데 이 경우 긴급 안내 탓에 지침을 인지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는 게 당국 설명이다. 
 
추석 연휴가 시작된 9월 30일부터 10월 1일까지 접종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 연휴로 의료기관이 문을 닫은 영향으로 보인다. 질병청은 “공문, 위탁의료기관의 기관장에게 개별 문자 발송, 예방접종등록시스템 공지, 보도자료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반복적으로 안내해 해당 백신의 접종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이런 백신을 맞은 뒤 발열, 몸살 등 이상반응이 나타났다고 신고한 사람은 12명이다.  
지난달 25일 오후 인천시 부평구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에 무료예방접종 일시 중단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시스

지난달 25일 오후 인천시 부평구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에 무료예방접종 일시 중단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시스

이번 사태로 일선 의료현장에서 정부 조달 백신을 무료 접종 대상이 아닌 이에게 놔주는 등 백신 접종 및 관리를 부실하게 해 온 점이 드러났다. 통상 각 의료기관이 자체적으로 구비한 유료 접종 물량과 정부가 제공하는 무료 접종 물량은 별도로 관리해야 하지만 이를 섞어서 관리하거나 돈을 받고 정부 조달 물량을 쓰는 경우가 적잖다는 것이다. 
 
국가 예방접종에 대한 점검과 개선책이 필요하단 지적이 나오는 데 대해 질병청은 “관리 부주의 및 지침 미준수 등으로 접종했던 사례들이 파악되고 있다”며 “향후 이를 포함해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 지원사업 개선방안에 대해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질병청은 국가 조달 백신 물량을 공급하는 신성약품 측이 백신을 배송하는 과정에서 냉장유통(콜드체인) 원칙을 지키지 않은 사실을 신고받고 지난달 21일 밤 늦게 접종 사업 중단 방침을 밝혔다. 현재 조사 중인 상온 노출 가능성이 있는 백신 물량은 모두 578만명분으로 만 13~18살, 62살 이상 어르신용이다. 백신 조사 결과는 이번 주중 나올 것으로 보인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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