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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박에 쪼그라든 개천절 집회…'코로나 재확산' 기폭제 될까

중앙일보 2020.10.04 16:19
3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 일대가 펜스로 둘러 쌓여있다. 뉴스1

3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 일대가 펜스로 둘러 쌓여있다. 뉴스1

추석 연휴 한복판에 서울 도심에서 열린 집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재확산의 분수령이 될지 관심사로 떠올랐다. 8·15 광복절에 열린 대규모 도심 집회가 잦아들던 코로나 19를 재확산시킨 트라우마 때문이다.
 
우려했던 3일 서울 도심 곳곳에선 차량시위·1인 시위·기자회견 등이 열렸다. 하지만 대규모 집회나 충돌은 없었다. 경찰은 코로나 19 확산 방지를 위해 서울 시내 진입로 90곳에 검문소를 설치했다. 서울시 경계와 한강 다리, 서울 도심에선 3중 검문을 했다.
 
특히 광화문 광장에선 개천절 당일 바리케이드를 치고 출입을 통제했다. 5호선 광화문역, 1·2호선 시청역, 3호선 경복궁역에선 지하철이 무정차 통과했다. 버스도 우회했다.  
3일 광화문 광장을 둘러싼 경찰버스. 연합뉴스

3일 광화문 광장을 둘러싼 경찰버스. 연합뉴스

경찰이 강력히 대처한 건 광복절 집회가 코로나 19 확산의 기폭제로 작용했다는 비판을 고려해서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광복절 집회는 전국적으로 12건의 집단감염으로 이어졌다. 현재까지 관련 확진자 수 300명을 넘어섰다.
 
교회도 자중하는 분위기다. 한국기독교장로회 소속 50여개 교회는 4일 단체로 주일 온라인 예배를 했다. 사전 녹화를 통해 교회 예배실에 모이지 않고 유튜브 채널로 영상을 내보냈다.
 

연휴 일평균 확진자 78.4명

3일 서울 종로구에서 도심 집회 시도에 나선 시민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3일 서울 종로구에서 도심 집회 시도에 나선 시민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추석 연휴를 기점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규모 집회가 열리지 않았고, 5일 연휴 기간 직장·사회활동을 자제하면서 자연스럽게 코로나 19 전파를 차단하는 효과가 있었다는 측면에서다.
 
실제 연휴 첫날 113명을 기록한 코로나 19 확진자 수는 이후 77명→63명→75명→64명으로 4일 연속 100명 미만을 기록했다. 연휴 5일간 일평균 코로나 19 확진자 수(78.4명)는 연휴 시작 직전 5일간 코로나 19 일평균 확진자 수(71.6명)와 큰 차이가 없다. 오히려 제주도는 연휴를 계기로 코로나 19 확진자 수가 0명을 기록했다.  
보수 시민단체 회원들이 서울 광진구 추미애 법무부 장관 자택 인근에서 집회를 하고 있다. 뉴스1

보수 시민단체 회원들이 서울 광진구 추미애 법무부 장관 자택 인근에서 집회를 하고 있다. 뉴스1

하지만 다소 움츠러든 집회 규모에도 불구하고 바이러스가 다시 확산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정부의 집회 금지 조치에 거세게 항의하는 과정에서 일부 집회 참가자가 마스크를 벗고 고성방가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광화문 광장 일대와 종로구청 입구 사거리 인근에서 도심 집회를 시도하던 일부 시위자는 경찰 해산 과정에서 마스크를 벗고 구호를 외쳤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서초구 자택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광진구 자택 인근에서는 시민과 유튜버 수십명이 한데 몰려 소란을 빚기도 했다.'
 

개천절 집회→무증상 전파 우려도

코로나 19 잠복기는 최장 14일이다. 추석 연휴가 ‘조용한 전파’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추석 연휴 기간 집회에서 발생한 무증상 전파가 학교 등 교육 기관을 통해 대규모 확산하는 상황이다. 정부는 12일부터 등교 확대 방안을 검토 중이다. 추석 특별방역 기간(9월 28일 ~ 10월 11일)이 끝난 직후다. 개천절 집회에서 코로나 19에 감염된 사실을 모르고 있다가, 자녀가 등교한 뒤 뒤늦게 감염 증상을 인지할 경우 대규모 전파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
경찰이 3일 서울 종로1가에서 한 집회 참가자를 끌어내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이 3일 서울 종로1가에서 한 집회 참가자를 끌어내고 있다. 연합뉴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연휴가 끝나고 코로나 평균 잠복기(5일)가 지난 이후 1~2주간 코로나 19 확진자 수가 어떻게 변화할지가 관건”이라며 “추석 연휴 이후 무증상 전파자로부터 코로나 19 바이러스 감염 여부가 수면에 드러나는 상황이 훨씬 걱정된다”고 말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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