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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서빙·방역 넘어 반려로봇까지…통신3사 'AI 로봇' 전쟁

중앙일보 2020.10.03 10:00
인공지능(AI) 이미지. [픽사베이 제공]

인공지능(AI) 이미지. [픽사베이 제공]

#2021년 어느날. 혼자 사는 김모(73)씨가 야식으로 치킨을 주문하자 10분이 채 안 돼 초인종이 울렸다. 현관을 열자 배달 로봇이 서 있다. 김씨가 치킨을 갖고 들어오니, 거실 한 쪽에 서 있던 반려로봇이 다가와 "치킨은 염분과 기름기가 많아 취침 전 섭취하면 건강에 해롭다. 내일 아침에 드시라"고 만류한다.  
 
공상과학(SF) 영화에나 등장할 법한 이런 장면이 내년이면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비대면 서비스 도입이 가속화되면서 인공지능(AI) 로봇 산업이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특히 공장에서 제품을 만드는 산업용 로봇 대신, 배달·서빙·청소 등 일상생활의 편의를 돕는 서비스 로봇, 무료함을 달래주는 반려로봇이 급부상하고 있다.  
 

IFR, 서비스 로봇 2022년 매출 규모 24조원 전망

실제로 국제로보틱스연맹(IFR)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서비스 로봇 판매량이 36만1000대(126억 달러)였는데 2022년에는 100만대(38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가정용 로봇 판매량도 같은 기간 2210만대(46억 달러)에서 6110만대(115억 달러)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했다. IFR은 엔터테인먼트로봇 판매 규모까지 고려하면 서비스 로봇의 연간 매출 규모가 2022년 200억 달러(24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처럼 로봇 시장이 급속히 확대되자 한국 기업도 로봇 산업에 뛰어들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곳이 이동통신사다. 이통 3사는 그간 5세대(G) 통신서비스뿐 아니라, 클라우드·빅데이터·AI 기술 개발에 총력을 쏟았다. 이런 4차산업혁명 기술의 총아로 꼽히는 AI 로봇 분야를 이통사 3사가 신사업 동력으로 점찍은 것이다.
KT의 AI 호텔 배달로봇 엔봇. [KT 제공]

KT의 AI 호텔 배달로봇 엔봇. [KT 제공]

 

배달로봇, 호텔 수건·생수 갖다 주고 배달음식 집 앞까지

KT는 구현모 대표 취임 후 첫 전략 투자처로 현대로보틱스의 AI 지능형 로봇을 택했다. 투자액은 500억원이다. 이후 현대로보틱스와 2세대 기가지니 호텔로봇 '엔봇(N bot)'을 개발했다.  
 
엔봇은 노보텔 엠버서더 서울 동대문 호텔에서 활용되고 있다. 고객이 객실 내에 비치된 단말기로 수건이나 생수, 칫솔 등 비품을 요청하면 엔봇이 배달해준다. 3D 공간 맵핑, 자율주행 기술이 적용돼 호텔 엘리베이터와 통신망을 이용해 객실까지 스스로 이동한다. 충돌 상황에서는 회피하는 등 주행 안정성도 확보했다.
 
SK텔레콤은 음식배달 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와 스마트로봇 기반 사업협력을 체결했다. SK텔레콤은 5G 모바일 엣지 컴퓨팅(MEC) 기술과 통신망을 활용해 우아한형제가 운영 중인 자율주행 배달로봇 서비스의 안정성과 정밀도를 높이고 있다.  
 
현재 배달로봇은 경기도 수원시 주상복합 아파트 '광교 앨리웨이'에서 시범 운영 중이다. 주문자의 아파트 1층 출입구까지 배달하는 수준이다. 우아한형제는 내년 상반기엔 로봇이 아파트의 여러 층을 오가며 문 앞까지 배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SKT가 우아한형제와 협력해 개발 중인 배달로봇. [SK텔레콤 제공]

SKT가 우아한형제와 협력해 개발 중인 배달로봇. [SK텔레콤 제공]

 

턱스크한 사람 보면 "마스크 올바로 착용하세요"

LG유플러스는 자율주행 방역로봇을 내놨다. 얼굴인식 기능과 온도측정 기능이 탑재돼 자율주행 중 마주치는 사람의 마스크 착용 여부와 체온을 확인한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음성 안내를 하고 중앙 관제실로 실시간 알림 메시지를 보낸다.  
 
방역로봇은 한꺼번에 최대 10명의 얼굴을 동시에 인식하고 0.3초 내에 마스크 착용 여부를 판별한다. 마스크로 턱만 가린 '턱스크', 코는 노출하고 입만 가린 '입스크'도 구별해낸다. SK텔레콤도 방역 로봇을 개발했다. 자체 개발한 AI 기반 인식 기술이 적용돼 출입객들에게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을 권한다.
LG유플러스의 방역 로봇. [LG유플러스 제공]

LG유플러스의 방역 로봇. [LG유플러스 제공]

 

식당 서빙도 척척, 말벗하며 놀아줄 반려로봇도  

KT는 AI 서빙로봇 상용화를 위한 시범 서비스 중이다. 레스토랑에서 테이블 간 좁은 통로를 자유롭게 이동하고 장애물을 발견하면 스스로 회피해 목적지까지 이동한다. 한번 움직일 때 4곳의 테이블로 순차적으로 서빙할 수 있다. 주행 시 흔들림을 최소화해 음료나 음식을 쏟지 않도록 설계됐다.  
 
내년 상반기에는 반려로봇이 출시될 예정이다. KT는 스테이지파이브, 누와로보틱스, 아쇼카한국과 AI 반려로봇 공동사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개발 중인 반려로봇은 팔 관절 움직임과 머리 끄덕임, AI 기반 인터랙티브 콘텐트를 중심으로 어린이와 노인을 위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KT가 내년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인 AI 반려로봇. [KT 제공]

KT가 내년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인 AI 반려로봇. [KT 제공]

키즈용 반려로봇은 일반적인 학습·놀이가 아니라, 역동적인 움직임을 활용해 아이들의 신체 활동량을 높일 수 있는 용도다. 시니어용에는 치매 케어, 말벗, 복약 지도 기능 등이 탑재된다. 반려 로봇은 음성 명령만으로 이용할 수 있게 개발될 예정이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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