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익스프레스 캡처]](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10/02/a308d25c-fa0b-47f6-bcc1-458156e38d69.jpg)
[데일리익스프레스 캡처]
「
바람 맞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9년 10월 유럽 순방 중 바티칸을 방문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을 접견하는 모습. [EPA=연합뉴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10/02/7486ae39-420e-4668-889d-783cf36a674c.jpg)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9년 10월 유럽 순방 중 바티칸을 방문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을 접견하는 모습. [EPA=연합뉴스]
표면적인 이유는 정치적 중립이다. 미국은 11월 대선을 앞두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교황이 현직 장관을 만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거다.
하지만 이탈리아 언론 라 레푸블리카는 “폼페이오 장관이 최근 한 잡지에 교황청과 중국이 체결한 합의를 비판한 글을 실은 것과 관련해 교황이 사실상 폼페이오 장관의 접견을 거부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고 전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미국 보수 가톨릭 잡지 ‘퍼스트 싱스(First Things)’에 기고했다. 여기서 그는 “2018년 (중국과 교황청의)합의 이후 중국 내 기독교인들의 인권상황이 크게 악화했다”며 “교황청이 합의를 연장한다면 교회의 도덕적 권위가 크게 실추될 것”이라고 썼다. 폼페이오 장관은 트위터 등을 통해서도 같은 주장을 내놨다.
![30일 주교황청 미국 대사관이 주최한 심포지엄에서 연설 중인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AP=연합뉴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10/02/0a2f4db5-4ce4-4266-a2a4-eedad3d8e7c0.jpg)
30일 주교황청 미국 대사관이 주최한 심포지엄에서 연설 중인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AP=연합뉴스]
바티칸에선 폼페이오 장관의 공개 비판을 상당히 무례한 처사라고 보고 있다.
![30일 주교황청 미국 대사관이 주최한 심포지엄에서 연설 중인 폴 갤러거 교황청 외무장관.[AP=연합뉴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10/02/20abb124-8c78-481c-8054-09739111a7dc.jpg)
30일 주교황청 미국 대사관이 주최한 심포지엄에서 연설 중인 폴 갤러거 교황청 외무장관.[AP=연합뉴스]
도대체 중국과 교황청 사이에 무슨 합의를 했길래 미국은 이 합의를 연장하지 말라는 걸까.
사연은 7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4월 중국 베이징의 성요셉 성당 앞에서 중국 시민이 스케이드보드를 타고 있다.[UPI=연합뉴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10/02/5da304e7-d948-40b7-83be-5159ffa255fd.jpg)
지난 4월 중국 베이징의 성요셉 성당 앞에서 중국 시민이 스케이드보드를 타고 있다.[UPI=연합뉴스]
그러자 중국이 교황청에 단교를 선언한다. 중국 정부는 57년 자체적으로 ‘천주교애국회’를 설립해 천주교 성직자를 직접 임명했다. 중국 내 성당과 성직자도 스스로 관리했다. 천주교 애국회 소속이 아닌 가톨릭 신자는 탄압했다. 이른바 ‘지하교회 신자’다. 이 역사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중국 내에 애국회와 지하교회 신자는 각각 700만 명, 1000만 명으로 추정된다.
![프란치스코 교황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로이터]](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10/02/0c51e790-0656-4959-bdc4-1f68d1691adb.jpg)
프란치스코 교황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로이터]
양측이 노리는 바가 있었다.
![[데일리익스프레스 캡처]](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10/02/a308d25c-fa0b-47f6-bcc1-458156e38d69.jpg)
[데일리익스프레스 캡처]
가톨릭 내에선 합의에 비판적인 시각도 존재했다. “교황이 중국의 종교 박해를 묵인한 것” “바티칸을 따랐던 중국 신자를 저버렸다” 등의 말이 나왔다.
![2017년 중국 베이징의 한 성당에서 크리스마스 찬송가를 부르는 모습.[EPA=연합뉴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10/02/695aaef8-59d0-40cb-94b2-8534cb2dead9.jpg)
2017년 중국 베이징의 한 성당에서 크리스마스 찬송가를 부르는 모습.[EPA=연합뉴스]
그럼에도 교황청으로선 1700만 명이나 되는 중국 신도에 다가갈 수 있다는 이점을 놓치기 싫었다. 중국도 교황청이 필요했다. 바티칸은 유럽에서 유일하게 대만과 외교 관계를 유지 중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은 대만과 바티칸의 관계를 끊고 싶기 때문에 바티칸과 친교를 필요로 한다”고 분석한다.
그런데 2년 기한의 합의가 곧 종료된다.
![지난 4월 중국 베이징의 성요셉 성당 앞에서 중국 시민들이 체조를 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10/02/197e8842-4cc8-4c85-809e-5d887133b3a3.jpg)
지난 4월 중국 베이징의 성요셉 성당 앞에서 중국 시민들이 체조를 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9년 10월 유럽 순방 중 바티칸을 방문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을 접견하는 모습. [EPA=연합뉴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10/02/6ddf0ef6-c833-437c-b584-8a1c3a825906.jpg)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9년 10월 유럽 순방 중 바티칸을 방문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을 접견하는 모습. [EPA=연합뉴스]
미국이 자국 정치에 교황을 끌어들인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윌리엄 니 엠네스티 연구원은 SCMP에 “폼페이오의 발언은 대선에서 마음을 정하지 못한 가톨릭 유권자에 영향을 주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11월 대선을 앞두고 강한 반중국 정서를 만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다.
미·중 갈등에 교황청이 낀 모양새다. 인제 와서 중국이 주교 임명을 안 하겠다고 할 리 만무하다. 미국도 지속해서 연장 합의 반대 압박을 할 태세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택은 무엇이 될까.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