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세 낀 집 살 때 세입자 계약만료 시점 꼭 확인을

중앙일보 2020.09.30 00:02 종합 10면 지면보기

언택트 한가위 - 부동산 거래 때 따져볼 것들

서울에 아파트 두 채를 보유한 사업가 A씨(61). 세를 줬던 서울 용산구 아파트(전용면적 132㎡)를 23억원에 최근 내놨다. 가격은 주변 시세보다 1억~2억원 낮췄다. 매년 인상되는 보유세(종합부동산세+재산세) 부담을 피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선뜻 사겠다는 사람이 없다. 공인중개업체에선 “요즘 매수자는 입주 가능한 집을 찾는 탓에 급매물이라도 전세 낀 집은 잘 안 팔린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A씨는 “가격을 더 낮춰서라도 팔아야 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계약 최소 7개월 남아야 갈등 피해
다주택자 내년 6월 전 팔아야 절세
실수요자 내년초 급매물 노리길
가점 60점 넘으면 매매보다 분양

23번의 부동산 대책과 관련법 개정으로 집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사람이 늘고 있다. 바뀐 세법 등을 모른 채 집을 팔았다간 양도소득세(양도세) 폭탄을 맞을 수도 있다. 집을 살 때도 취득세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 추석 이후 부동산 거래를 고민할 때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내용을 ‘체크포인트’로 정리했다.
  
세입자, 6개월 전부터 계약연장 요구 가능
 
집을 사려고 한다면 세세하게 따져볼 게 많다. 시세보다 저렴한 전세 낀 매물은 더 꼼꼼히 살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건 세입자 계약 만료 시점이다. 최소 7~8개월 이상 남았는지를 확인해야 한다는 게 공인중개업체의 공통된 얘기다. 세입자 권한을 강화한 계약갱신청구권(2년+2년)과 전·월세상한제(5%)가 7월 말 시행되며 전세 낀 주택을 둘러싼 집주인과 세입자, 주택 매수자(새 집주인) 사이의 갈등이 커지고 있어서다.
 
집 사고팔고, 임대차 계약 때 주요 체크포인트.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집 사고팔고, 임대차 계약 때 주요 체크포인트.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집주인이 바뀌기 전에 세입자가 계약갱신을 이미 요구했다면, 새 집주인이 실거주 목적으로 집을 사도 거주할 수 없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새 집주인이 실거주 이유로 계약갱신을 거절하려면 세입자의 계약 만료 6개월 전에 관련 요건을 갖춰야 한다는 얘기다.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르면 세입자가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시기는 ‘계약만료 6개월 전부터 1개월 전’이다. 새 집주인이 계약 이후 잔금 등을 치른 뒤 소유권 이전 등기까지 완벽히 끝내려면 세입자 계약 기간이 최소 7~8개월 이상 남아있어야 한다.
 
새로 살 집이 규제지역에 묶여 있는지도 중요하다. 집을 살 때 내는 취득세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기존 소유 주택이 어디 있느냐와 무관하게 조정대상지역에서 두 번째 집을 사면 취득세는 8%, 3주택 이상에 해당하면 12%다. 다만 비조정대상지역은 차등 적용해 세 번째 주택부터 8% 중과세율을 매긴다.
 
실수요자가 매수에 나설 적절한 시점이 있을까. 서울 집값이 급등한 올해는 부담스럽다는 게 부동산 시장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때문에 “청약가점이 높거나 특별공급에 해당하는 무주택자는 분양을 노려보라”고 입을 모은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지원센터 부장은 “집값이 많이 오른 올해보다 보유세 부담 등으로 급매물이 나올 내년 상반기를 기다리는 게 안전하다”고 했다.
 
1주택자 비과세 혜택 변수는 ‘실거주’
 
1년 안에 집을 팔 계획이라면 구체적인 매각 계획을 세워야 한다. 내년부터 양도세 비과세 요건은 깐깐해지고, 중과세율도 높아져 자칫 세금 폭탄을 맞을 수 있어서다. 우선 다주택자가 내년에 규제지역 안에서 집을 판다면 내년 5월 말까지 집을 처분하는 게 절세 측면에서 유리하다. 2주택자가 내년 6월 이후 집을 팔면 기본세율(6~45%)에 20%포인트가 추가돼서다.
 
1주택자도 안심할 수 없다. 특히 9억원 넘는 집을 갖고 있다면 내년부터 바뀔 ‘장기보유특별공제’ 우대조건을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 1주택자라도 집값(실거래가)에서 9억원을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서는 양도세를 매기기 때문이다.
 
1~9월 서울 아파트 평균 당첨가점 구간별 가구 수 비중.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1~9월 서울 아파트 평균 당첨가점 구간별 가구 수 비중.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올해까지는 10년 보유, 2년 거주하면 ‘보유기간 1년당 8%씩’ 최대 80% 장기보유특별공제로 세금 부담을 줄일 수 있었다. 하지만 내년 1월 1일부터 연 8% 공제율이 ‘보유기간 연 4%+거주기간 4%’로 바뀐다. 보유뿐만 아니라 거주 기간을 늘려야 우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양경섭 세무그룹 온세 세무사는 “(1주택자가) 9억 넘는 주택을 1년 안에 팔 계획이라면 실거주 기간이 중요하다”며 “10년 보유했지만 2년 거주요건만 채웠다면 올해 안에 정리해야 80%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했다.
 
조정대상지역 안에서 ‘새집 갈아타기’를 할 때는 기존 주택을 제때에 파는 게 중요하다. 기존 주택 처분이 일시적 2주택자의 비과세 요건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지난해 12월 17일 이후 새집을 샀다면 기존 주택으로 1년 안에 팔고 새집으로 이사해야 한다.
  
“매물 부족에 서울 전셋값 오를 듯”
 
임대차 계약을 맺은 경우에도 주의해야 한다. 계약갱신청구권 도입 등으로 분쟁이 빈발해지고 있어서다. 특히 실거주를 핑계로 세입자를 내보냈다가는 손해배상 청구를 당할 수 있다. 지난 29일부터 세입자가 퇴거한 뒤에도 임대차 정보를 열람할 수 있게 돼서다. 전·월세 전환율도 기존 4%에서 2.5%로 조정된 만큼 주의해야 한다.
 
전세 품귀 현상이 이어지는 만큼 전셋값은 더 오를 전망이다. 김연화 IBK기업은행 부동산팀장은 “전·월세 전환율이 낮춰졌지만, 워낙 시중 금리가 낮다 보니 집주인의 월세 선호로 전셋집 구하기는 갈수록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