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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이 넝쿨째 열렸네…'빛의 과학' 전시 등 1석5조 관람법

중앙일보 2020.09.29 17:00
29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특별전 '빛의 과학, 문화재의 비밀을 밝히다' 언론 공개회에서 참석자들이 전시를 둘러보고 있다. 첨단과학으로 문화재의 숨겨진 비밀을 다룬 이번 전시는 가시광선, 적외선, 자외선, X선 등 다양한 빛을 통해 우리 문화재를 탐구하면서 밝혀진 사실을 보여주기 위해 기획됐다. [연합뉴스]

29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특별전 '빛의 과학, 문화재의 비밀을 밝히다' 언론 공개회에서 참석자들이 전시를 둘러보고 있다. 첨단과학으로 문화재의 숨겨진 비밀을 다룬 이번 전시는 가시광선, 적외선, 자외선, X선 등 다양한 빛을 통해 우리 문화재를 탐구하면서 밝혀진 사실을 보여주기 위해 기획됐다. [연합뉴스]

 
한달 여 만에 다시 문을 연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이 동시에 네 가지 특별전시로 관람객을 맞는다. 28일 재개관과 함께 오프라인 개막한 특별전 ‘빛의 과학, 문화재의 비밀을 밝히다’와 2주간 연장 전시하는 ‘새 보물 납시었네, 신국보보물전 2017-2019’, 그리고 박물관 구입 계기로 전시하는 간송 컬렉션 불상 2점과 미국 오벌린대 소장품으로 특별 공개 중인 ‘왕의 행차’ 병풍이다. 이를 포함해 상설전시관의 디지털실감영상실까지 1석 5조로 박물관을 둘러볼 수 있는 ‘알뜰 관람 동선’을 소개한다.

국립중앙박물관 4가지 전시 동시 개최
간송 컬렉션 불상 2점도 만날 수 있어

 
빛으로 밝히는 문화재의 비밀=국립중앙박물관에 문화재 보존처리 및 분석 연구를 위한 전담팀이 출범한 게 1976년. 이번 ‘빛의 과학, 문화재의 비밀을 밝히다’ 전시는 “보존과학 연구의 50년 가까운 역사와 세계적 수준의 우리 기술을 한눈에 보여줄 기회”(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장)라는 게 박물관 측의 자부심이다. 확대경과 핀셋만 들고 출범했던 보존연구가 축적된 기량과 데이터, 첨단 장비에 힘입어 새롭게 밝혀낸 문화재의 속살들이 관람객을 맞는다.  
 
29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특별전 '빛의 과학, 문화재의 비밀을 밝히다' 언론 공개회에서 1924년 경주 금령총에서 발견된 국보 제91호 기마인물형토기가 전시돼 있다. [연합뉴스]

29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특별전 '빛의 과학, 문화재의 비밀을 밝히다' 언론 공개회에서 1924년 경주 금령총에서 발견된 국보 제91호 기마인물형토기가 전시돼 있다. [연합뉴스]

29일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빛의 과학, 문화재의 비밀을 밝히다' 언론 공개회에서 보물 제331호 금동반가사유상 X선 촬영 사진이 전시돼 있다. [연합뉴스]

29일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빛의 과학, 문화재의 비밀을 밝히다' 언론 공개회에서 보물 제331호 금동반가사유상 X선 촬영 사진이 전시돼 있다. [연합뉴스]

특히 2부에서 인간이 볼 수 없는 빛, 즉 적외선‧자외선‧엑스선 등을 투과해 문화재를 관찰‧분석한 결과들이 눈길을 끈다. ‘백자 백유 평상인물’의 경우 팔걸이의 파손된 부분을 이어 붙인 흔적이 자외선 조사로 드러났다. 외형상 비슷한 자태의 상감 청자 주전자 두개를 각각 컴퓨터단층촬영(CT) 해보니 몸체와 손잡이를 잇는 방식이 전혀 다른 것도 파악됐다. 보존과학부의 이영범 학예연구사는 “이 같은 분석 데이터가 쌓이면 어떤 시대, 어떤 도공 집단에서 사용한 기법인가도 구분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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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에선 1924년 경주 금령총에서 발견된 국보 제91호 ‘기마 인물형 토기’의 CT 촬영 결과도 소개된다. 내부에 물을 넣어 따르는 주전자 구조를 3차원 영상으로 구현한 결과, 담을 수 있는 액체의 양이 약 240㏄라는 사실까지 알아냈다. 이를 비롯해 국보‧보물 10점을 포함한 총 57건 67점이 이번 전시에 선보인다. 말미엔 국보 제78호 금동반가사유상을 포함한 불상 7점의 제작 방법, 내부 구조와 상태 등도 소개된다. 전반적으로 유물과 과학의 관계에 관심 있는 학생·일반인을 겨냥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첨단과학으로 문화재의 숨겨진 비밀을 다루는 '빛의 과학, 문화재의 비밀을 밝히다' 특별전을 11월 15일까지 상설전시관에서 진행한다.   사진은 특별전 전시장 내부. [사진 국립중앙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이 첨단과학으로 문화재의 숨겨진 비밀을 다루는 '빛의 과학, 문화재의 비밀을 밝히다' 특별전을 11월 15일까지 상설전시관에서 진행한다. 사진은 특별전 전시장 내부. [사진 국립중앙박물관]

이번에 놓치면 안 될 유물들= ‘빛의 과학’ 전시가 열리는 곳은 상설전시관 1층이다. 이곳에서 국보 78호 금동반가사유상을 본 뒤 발걸음을 3층 불교조각실(301호)로 옮기면 국보 83호 금동반가사유상을 만날 수 있다. 삼국시대 불상을 대표하는 두 문화재는 301호 전용 공간에 6개월~1년 단위로 교체 전시돼 왔는데 이번 기회에 이례적으로 두 불상을 한번에 만날 수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최근 구입한 간송 컬렉션 불상 2점을 상설전시관 3층 불교조각실에서 오는 10월25일까지 특별 공개 중이다. 위가 높이 38.2cm의 보물 제284호 금동여래입상, 아래는 높이 22.5cm의 보물 제285호 금동보살입상. [사진 국립중앙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은 최근 구입한 간송 컬렉션 불상 2점을 상설전시관 3층 불교조각실에서 오는 10월25일까지 특별 공개 중이다. 위가 높이 38.2cm의 보물 제284호 금동여래입상, 아래는 높이 22.5cm의 보물 제285호 금동보살입상. [사진 국립중앙박물관]

301호에선 오는 25일까지 박물관이 최근 구입한 간송 컬렉션 불상 2점(보물 제284호 ‘금동여래입상’, 보물 제285호 ‘금동보살입상’)도 만날 수 있다. 일제강점기 간송 전형필이 구입‧소장했다가 최근 유족들이 경매에 내놔 국민적 관심을 샀던 유물들이다. 박물관 측은 4주간 공개 후 보존처리를 할 방침이라 당분간 이들 불상을 만날 수 있는 유일한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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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 한정 공개 유물은 상설전시관 2층에 또 있다. 오는 11일까지 전시되는 미국 오벌린대 알렌기념관 소장 ‘왕의행차(出行圖)’ 병풍이다. 외국박물관 한국실 지원사업에 따라 2년여에 걸쳐 한국 전통방식의 장황(족자 등 꾸밈 처리)으로 보존처리를 마치고 소장처로 돌아가기에 앞서 공개전시 중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의 외국박물관 한국실 지원사업에 따라 2년여에 걸쳐 한국 전통방식의 장황(족자 등 꾸밈 처리)의 보존처리를 마친 미국 오벌린대 알렌기념관 소장 ‘왕의행차(出行圖)’ 병풍. 병풍은 애초 1886년부터 1926년까지 국내에서 교육·의료·선교 활동을 펼친 미국인 달젤 벙커와 애니 앨러스 벙커 부부의 소장품으로 1933년 오벌린대에 기증됐다. [사진 국립중앙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의 외국박물관 한국실 지원사업에 따라 2년여에 걸쳐 한국 전통방식의 장황(족자 등 꾸밈 처리)의 보존처리를 마친 미국 오벌린대 알렌기념관 소장 ‘왕의행차(出行圖)’ 병풍. 병풍은 애초 1886년부터 1926년까지 국내에서 교육·의료·선교 활동을 펼친 미국인 달젤 벙커와 애니 앨러스 벙커 부부의 소장품으로 1933년 오벌린대에 기증됐다. [사진 국립중앙박물관]

병풍은 1886년부터 1926년까지 국내에서 교육·의료·선교 활동을 펼친 미국인 달젤 벙커와 애니 앨러스 벙커 부부의 소장품이었다가 1933년 오벌린대학교에 기증됐다. 남편은 국내 최초 근대식 공립교육기관인 육영공원의 교사와 배재학당장 등을 지냈고 아내는 최초의 근대식 병원인 광혜원에서 일한 간호사이자 정동여학당(현 정신여고)의 초대 교장을 지내는 등 한국에 대한 애정이 컸다. 부부는 조선에 묻히고 싶다고 한 유언에 따라 현재 서울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에 안장돼 있다. 문동수 전시과장은 “이번 보존처리로 이들의 헌신에 작은 보답을 한 것 같다”면서 “미국에 돌아가는 병풍이 한국 전통미술의 우수성과 아름다움을 알리는데 기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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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방문에 1석 5조, 박물관 관람 이렇게
추석 특별 방역대책에 따라 2단계 중에도 문을 연 국립중앙박물관은 사전예약제로 운영되고 있다. 2주 연장해 10월11일까지 계속되는 ‘신국보보물전’의 인기가 높아서 먼저 여기에 맞춰 시간 예약을 하는 게 좋다. 1회 30분 간격으로 40명 입장이고 관람료는 성인 1500원이다. 참고로 신윤복의 ‘미인도’는 10월5일부터 11일까지 특별 공개된다. 이어 맞은편 상설전시관으로 향한다. 역시 예약해야 하지만 1회 30분 간격 200명 제한이라 조금 여유가 있다(무료입장). 상설전시관 내 위치한 ‘빛의 과학’은 별도 예약 없이 현장 상황에 맞춰 입장 가능하다(성인 1500원). 2층 오벌린대 병풍과 3층 불교조각실까지 보고 나오는 길에 1층 디지털실감영상관을 놓치지 말자. 110평 공간의 3면 파노라마 스크린을 통해 3D 애니메이션으로 구현한 ‘수원화성행차’ 풍경 등 실감형 콘텐트를 만끽할 수 있다. 중앙박물관은 추석 연휴에도 10월1일 당일만 휴관한다.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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