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피해자 형 "정부가 월북 몰지만, 살릴 골든타임 두번 있었다"

중앙일보 2020.09.29 13:58
북한의 총격으로 사망한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형인 이래진씨. 연합뉴스

북한의 총격으로 사망한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형인 이래진씨. 연합뉴스

북한군에 의해 사살된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 이모(47)씨의 친형 이래진씨가 "정부가 자진 월북으로 몰아가지만, 충분히 막을 수 있는 골든타임이 두 번이나 있었다"고 29일 정부 대응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동생을 돌려주길 간절히 호소한다"고 했다.
 
이씨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외신기자회견을 열고 "자랑스러운 내 동생이 업무수행 중 실종되어 북한의 영해로 표류하는 과정까지 대한민국은 과연 무엇을 했는가"라며 "구조하거나 체포하거나 사살하거나 모든 행위는 대한민국 영해에서 이뤄져야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와 군 당국은 동생이 실종된 뒤 30여 시간을 해상표류하는 동안 동선(파악)과 구조하려는 노력을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며 "결국은 북한의 NLL로 유입됐고, 마지막 죽음 직전까지 골든타임이 있었지만 우리 군이 목격했다는 6시간 동안 살리려는 어떤 수단도 사용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또 "정부가 월북이라고 단정하며 적대국인 북한의 통신 감청 내용은 믿어주면서 엄청난 범죄로 몰아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실종사고를 접하고 직접 해상수색에 돌입할 그 시간에 동생은 국가와 형이 충분히 구조해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을 것"이라며 "죽을 때는 국가와 형을 원망하며 마지막엔 눈과 가슴에 조국을 담았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동생의 죽음을 자랑스럽게 생각하지만, (동생을 구하지 못한) 제 자신이 부끄럽고 원망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22일 우리 군은 실종된 동생의 간절한 구조를 외면한 채 골든타임 때 구명동의의 숫자를 확인했다"며 "북한과 비상연락이 안 된다고 했지만, 현장에선 (북한군이) NLL 가까이 왔다고 무선교신으로 경고 방송을 했고, 우리 군은 바로 대응방송을 했다. 진실은 어디에 있냐"고 덧붙였다.

 
이씨는 동생이 원양어선 항해사 등 해상 관련 업무를 20여년간 해왔다며 이러한 경력이 있음에도 정부의 월북발표는 석연치 않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고석현·이가람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