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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유 발라 태워라 감청확인"…北 부인에도 드러나는 만행 정황

중앙일보 2020.09.29 12:22
북한의 부인에도 북한군이 '상부 지시'를 받아 공무원 이모씨(47)의 시신을 불태운 것으로 짐작게 하는 구체적 정황이 공개됐다.  
 

대북사업가 "연유는 기름 연료 뜻하는 북한식 표현"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화상 의원총회를 주재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화상 의원총회를 주재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29일 언론인터뷰에서 “(북한이)‘연유(燃油)를 발라서 (시신을) 태우라고 했다’는 것을 국방부가 SI(감청 등에 의한 특별취급 정보)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북한 용어로 휘발유나 디젤처럼 무엇을 태우는 데 쓰는 연료를 연유라고 하는 모양이다. 국방부가 그냥 판단한 게 아니라 정확하게 들었다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22일 밤 북한군이 이씨에게 총격을 가하고, 상부의 지시를 받아 시신을 훼손한 정황을 군 당국이 구체적 증거를 통해 확보했다는 얘기다. 군 당국은 지난 24일 북한군이 이씨의 시신을 불태우는 만행을 저질렀다고 밝히면서도, 구체적인 확인 수단은 공개하지 않았다.
 
29일 오전 인천시 옹진군 대연평도에서 바라본 북한 개머리해안 일대. 마을 백사장 위로 어선으로 추정되는 배들이 올려져 있다. [연합뉴스]

29일 오전 인천시 옹진군 대연평도에서 바라본 북한 개머리해안 일대. 마을 백사장 위로 어선으로 추정되는 배들이 올려져 있다. [연합뉴스]

실제 북한에서는 휘발유 등 기름을 연유로 통칭해서 부른다. 평양과 금강산을 수시로 다녀왔다는 대북사업가는 “박왕자씨 피살사건이 발생한 금강산 지역 도로 옆에 ‘연유공급소’라고 쓰여진 주유소가 있다”며 “북한 사람들은 기름 연료를 연유라고 부르고 있다”고 전했다.  
 
주 원내대표의 언급대로 한국 군당국이 확보한 SI에 이런 내용이 포함돼 있다면 방역을 위해 부유물을 소각했을 뿐 시신을 불태우지 않았다는 북한의 해명은 궁색해진다. 또 현장 판단에 따라 이씨에 총격을 가했을 뿐 ‘상부의 지시’를 받은 건 아니라는 주장 역시 설득력이 떨어지게 된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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