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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연휴 낚시객 몰려온다” 낚싯배 1027척 충남 ‘방역 고민’

중앙일보 2020.09.29 05:00
추석 연휴를 앞두고 충남 서해안에 비상이 걸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고향에 가지 않는 관광객들이 대거 바닷가로 몰릴 것으로 예상돼서다.
보령해경 경찰관이 지난 26일 서천 홍원항에서 낚싯배에 올라 안전검검을 하고 있다. [사진 보령해경]

보령해경 경찰관이 지난 26일 서천 홍원항에서 낚싯배에 올라 안전검검을 하고 있다. [사진 보령해경]

 

충남도·해경, 항·포구 안전관리·감독 강화
구명조끼 미착용 적발때 과태료 100만원
마스크 미착용 10월 12일까지 '계도기간'
해경, 경비정 순찰 강화·연안구조정 추가

 충남도는 28일 “최근 각 시·군과 해경, 낚시어선협회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코로나19 대비 추석 연휴 낚시어선 종합 안전관리 대책 관계기관 회의’를 열고 연휴 기간 집중 단속을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각 기관은 연휴 기간 주요 항·포구에서 마스크 착용과 발열 체크, 구명조끼 착용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충남도는 “10월 12일까지는 계도기간이라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도 처벌받지 않지만 13일부터는 적발되면 10만원의 과태료를 물게 된다”고 밝혔다. 구명조끼를 입지 않았다가 적발되면 선장과 낚시객에게 각각 1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아울러 낚시어선 선주에게는 안전사고 대비 출항 전 안전점검과 기상 상황 확인, 출입항 신고, 승선 정원 초과 금지, 과속·음주 운항 금지, 사고 발생 때 신속한 신고 등도 당부했다. 낚시객들이 배에서 마스크를 상시 착용하고 밥을 먹을 때도 거리두기를 지키도록 관리해 줄 것도 요청했다. 충남은 낚싯배가 1027척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태안해경 경찰관과 태안군청 공무원이 출항하는 낚시어선 대상으로 정원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 태안해경]

태안해경 경찰관과 태안군청 공무원이 출항하는 낚시어선 대상으로 정원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 태안해경]

 임민호 충남도 어촌산업과장은 “30일부터 10월 4일까지 하루 1만명 이상이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관계기관과 합동으로 코로나19 예방수칙과 안전관리 준수 여부를 철저하게 점검할 방침”이라고 했다.
 
 보령시는 지난 4일부터 오천항 입구에서 ‘드라이브 스루(차량 탑승형)’ 코로나19 검역소를 운영하고 있다. 연휴 기간 낚시객이 늘어날 것에 대비해 공무원을 비롯해 기간제 근로자, 희망 일자리 참가자 등 20여 명을 투입해 1일 4교대로 검역소를 운영할 방침이다.
 
 오천항을 찾는 낚시객은 차량에 탑승한 채로 코로나19 검사(발열 체크)를 받고 이상이 없으면 손목밴드를 받는다. 손목밴드는 배에서 내려 귀가할 때까지 계속 착용해야 한다. 오천항은 전국 항·포구 가운데 가장 많은 낚시객이 몰리는 곳으로 주말이면 3000여 명이 한꺼번에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간다.
 
지난 5일 충남도 관계자들이 보령시 무창포항에서 선장과 승객들에게 안전을 당부하고 있다. [사진 충남도]

지난 5일 충남도 관계자들이 보령시 무창포항에서 선장과 승객들에게 안전을 당부하고 있다. [사진 충남도]

 김동일 보령시장은 “오천항을 찾는 낚시객은 코로나19 감염 차단을 위해 반드시 검사를 받아야만 배에 오를 수 있다”며 “연휴 동안 많은 낚시객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해 검역을 강화했다”고 말했다.
 
 해경도 긴장의 고삐를 바짝 당겼다. 지난 26일 보령해양경찰서 관내(보령·서천·홍성) 항·포에서는 483척의 낚싯배가 8421명을 태우고 출항했다. 지난해 9월 주말 평균 7000여 명보다 1400여 명 늘어난 규모다.
 
 낚시객이 늘어난 만큼 안전사고도 잇따라 발생했다. 지난 26일 오후 10시쯤 서천 장항항 인근에서 관광객 2명이 물에 빠져 신고를 받고 출동한 해경이 바다에 뛰어들어 구조했다. 앞서 오전 9시쯤에는 대천항 인근 해상에서 어선(9.77t)과 모터보트(4마력)가 충돌, 배에 타고 있던 선장과 낚시객 등 6명이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지난 5일 홍성 천수만 해상에서 승객 18명을 태운 낚싯배가 좌초돼 아슬아슬하게 걸려 있다. [사진 보령해경]

지난 5일 홍성 천수만 해상에서 승객 18명을 태운 낚싯배가 좌초돼 아슬아슬하게 걸려 있다. [사진 보령해경]

 보령해경이 최근 5년간 안전사고를 분석한 결과 선박사고의 경우 52%가 가을철에 집중됐다. 피서객이 많은 여름철(32%)보다 많고 봄철(14%)과 비교하면 2.5배나 많다. 선박사고는 레저보트(고무보트) 등 수상 레저기구가 45%로 가장 많았고 낚싯배 30%, 어선 20% 등이었다. 사고 원인으로는 정비 불량이 59%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운항 부주의와 관리 소홀은 각각 27%, 7%로 조사됐다.
 
 사고 발생 우려가 커지자 보령해경은 해경구조대 임시 사무실을 구조보트와 150m 거리에 놓인 지점으로 전진 배치했다. 신고 접수 때 신속하게 출동하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기존 7분이던 출동시간이 1분으로 단축됐다. 낚싯배 밀집지역에는 경비함정도 추가 배치했다. 각 항·포구에는 ‘코로나에는 마스크, 바다에서는 구명조끼’라는 현수막도 내걸었다.
 
 태안해경도 낚싯배가 밀집하는 해역을 중심으로 경비함정을 집중적으로 배치하고 구명조끼 미착용과 정원 초과, 과속, 음주 운항을 단속할 계획이다. 낚시승객도 배에서 술을 마시면 처벌받는다. 태안해경은 지난 24일 연안해역 출동을 강화하기 위해 최신형 연안구조정을 현장에 추가 배치했다.
 
지난 1일 전북 군산 앞바다에 낚시어선들이 몰려 있다.   군산해양경찰서는 이날 오전에만 어선 60척이 주꾸미 조업에 나선 것으로 추정했다. 연합뉴스

지난 1일 전북 군산 앞바다에 낚시어선들이 몰려 있다. 군산해양경찰서는 이날 오전에만 어선 60척이 주꾸미 조업에 나선 것으로 추정했다. 연합뉴스

 성대훈 보령해경서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정부가 추석 귀성자제를 요청하고 있지만, 낚싯배 예약은 오히려 더 늘어났다”며 “안전수칙을 지키면서 바다 낚시를 즐기면 코로나19로 지친 마음을 달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태안·보령=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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