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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예보 달인도 올 추석엔 갸우뚱···"귀성길 법칙 깨질수도"

중앙일보 2020.09.29 05:00 종합 14면 지면보기
올해 추석 연휴는 코로나로 귀성객이 줄 테니 고속도로도 덜 막힐까. 한국도로공사 남궁성(54) 도로교통예보관의 대답은 "아니다"다. "귀성객은 줄겠지만, 버스나 기차 대신 자가용을 이용하는 사람이 늘어, 귀성행렬은 줄지 않을 것"이라는 게 그의 전망이다. 남궁 예보관은 현재 한국 도공의 정보통신기술(ICT)융합연구실장으로 13년째 명절 교통 상황을 예보하고 있다. 
 

남궁성 도공 교통예보관, 26번째 명절 교통 예보

남궁성 한국도로공사 정보통신기술 융합연구실장. 중앙포토

남궁성 한국도로공사 정보통신기술 융합연구실장. 중앙포토

 
남궁 실장은 29일 “올해가 26번째 명절인데 예측이 가장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보통 총수요가 있고, 어떻게 차량 흐름이 분산되느냐가 문제였는데, 올해는 정부 방침에 따라 총 수요부터 유동적인 게 가장 큰 어려움”이라고 말했다.
 
국토교통부와 한국교통연구원은 이날 추석 특별교통대책 기간(9월 29일~10월 4일) 동안 총 2759만명, 하루 평균 460만명이 이동할 것으로 예측했다. 1일 평균 이동 인원(460만명)은 지난해 추석(643만명) 대비 28.5%(183만명) 감소한 수준이다. 그러나 올해 승용차 이용률은 91.4%로 최근 5년간 실적(84.4%)과 비교하면 훌쩍 높아진 수치다.  
 
도로교통공사가 교통공학 박사 출신인 남궁 실장을 1호 교통예보관으로 임명한 건 2008년 2월 설 연휴 때부터였다. 직전 명절인 2007년 9월 추석 연휴 때 고속도로가 극심한 정체를 겪은 것이 계기였다. 그는 명절 연휴가 되면 교통예보관으로 활약한다.
 
남궁 실장은 올해 추석 연휴(9월 30일~10월 2일) 기간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가 없어지는 만큼 차량 대수는 다소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2017년부터 명절 연휴 기간 고속도로 통행료를 면제함에 따라 하루 평균 50만대가량 고속도로 통행량이 증가했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을 우려해 대중교통 대신 승용차 이용률이 늘어나는 게 변수다. 그는 “통행료 부과로 이동량이 감소하는 만큼 대중교통 대신 승용차를 이용하는 비중이 늘어날 것”이라며 “사람 수로는 20~30% 줄겠지만 차량 대수는 고속도로 기준으로 10~15% 줄어드는 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속도로 통행량은 귀성객 감소만큼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는 게 그의 전망이다.
 
추석 일자별 이동량 추정치. 자료 한국교통연구원

추석 일자별 이동량 추정치. 자료 한국교통연구원

추석 연휴 고향·친지 방문 시 생활방역 수칙.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추석 연휴 고향·친지 방문 시 생활방역 수칙.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코로나19 추가 확진자 변화 등에 따라 아직 이동 계획을 정하지 못한 국민도 19.3%를 차지한다. 남궁 실장은 “총 수요가 줄어드는 건 큰 변수가 아니고 특정 구간에 얼마나 집중될 것인가가 변수”라며 “그런데 올해는 언제 어느 구간에 집중될지 모르겠는 거다. 망설이다가 전날 귀성할 수도 있고, 형제간에 나눠서 귀성할 수도 있다. 고향에 갈 사람은 (전날) 간다는 법칙이 깨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남궁 실장은 13년 동안 명절 예보를 하면서 깨우치게 된 사실도 전했다. 명절 전날 오후에 내려가는 게 귀성길 정체가 가장 덜 막힌다는 것이다. 남궁 실장은 올해 추석 연휴 귀성길 관련 “명절 전날인 30일(수) 오후에 내려가서 3일(토) 또는 4일(일) 올라오는 게 가장 덜 막힌다. 귀경 때 1일(목)은 피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남궁 실장은 그러면서도 “솔직히 우리 집도 추석 당일 오후에 시댁에서 대문 열고 나온다"며 웃었다. 
 
남궁 실장이 2008년 1호 교통예보관으로 발령 난 이후로 한국도로공사 교통정보센터는 교통예보 분석관 프로그램을 만드는 등 예보관 인력 양성 과정을 개설했다고 한다. 명절 연휴면 5명이 한 조를 이뤄서 근무할 정도가 됐다.
 
남궁 실장 신조는 예보와 예측을 구분하는 것이다. 그는 “예측은 단순히 수치로 표현하는 것이라면 예보는 알리는데 의도가 들어간다”며 “극심한 정체가 지속하면 예보가 작동을 안 한 거다. 예보가 실패한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 각지 CCTV와 차량검지기, 톨게이트에서 보내온 정보 등을 바탕으로 예보를 수정하면 차량 흐름도 바뀐다는 게 남궁 실장 신념이다.
 
톨게이트 교통사고. 뉴스1

톨게이트 교통사고. 뉴스1

 
남궁 실장은 추석 연휴 교통 예보의 어려움을 호소하면서도 지난해 교통사고 사망자(3349명) 숫자가 코로나19 사망자(9월 29일 기준 406명)의 10배 가까이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간 추석 연휴 기간 교통사고를 분석한 결과, 연휴 전날 교통사고가 평균 825건으로 가장 많았다. 추석 연휴 기간 하루 평균 교통사고는 481건, 사상자는 856명이었다. 연휴 전날 교통사고가 전체 평균보다 40% 넘게 많이 발생한 셈이다.
 
남궁 실장은 “교통사고 위험도가 가장 높은 때가 도로 위 차들이 가장 많은 명절”이라며 "이번 추석에는 ‘교통사고는 나만 빼고’라는 생각 대신 '나한테도(일어날 수 있다)’라는 경각심을 갖고 꼭 안전운전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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