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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시간 동안 뭐했냐"에 동문서답 이인영 "이례적 답변 받았다"

중앙일보 2020.09.28 17:47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28일 오전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한국 공무원 총살 사건에 대한 통일부와 외교부의 미흡한 대처가 도마 위에 올랐다.

"왜 송환 못했나"에 "하룻만에 이례적 대답 받아"
윤건영, "北 '타의 월북'땐 송환할 걸로 기대" 두둔

 
이인영 통일부 장관에게 최초 발견부터 사망까지 6시간 동안 희생자인 공무원 이모(47) 씨를 살리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느냐는 야당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지자,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호위무사로 나서기까지 했다. 이날 참석한 국무위원의 입에서는 끝내 "국민을 구하지 못해 죄송하다"는 사과의 말은 나오지 않았다.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가 오갔다는 것은 남북간 소통의 수단이 존재했다는 건데 (22일 오후 3시 30분부터 9시 30분까지) 6시간 동안 군사적 조치를 취할 수 없었다면, 정치적으로라도 평양에 (이씨에 대한) 안전보장 및 구조요청을 한 게 있느냐.
 
▶이인영 통일부 장관=23일 오전 2시 30분에 (관계장관) 회의가 끝나고 오전 8시 (대통령께) 대면보고에 들어갔고, 이후 대통령께서 주신 3~4가지 지침을 근거로 정치적 조치를 한 게 유엔사를 통해 북쪽에 통보하고 사실 확인을 요구한 것이다. 세월호 때처럼 눈에 다 보이는 게 아니잖아요. 첩보의 신뢰성을 검증하고 확증해나가는 시간도 필요하고, 이런 절차가 군에서 있는 거다.


청와대의 실종 공무원 북한 피격 사건 대응 일지.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청와대의 실종 공무원 북한 피격 사건 대응 일지.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박진 국민의힘 의원=우리 국민이 6시간 동안 북한에 붙잡혀있다가 총살되고 불태워졌는데 아무 대응 조치를 취할 수 없었다는 게 이해가 되나. 북한에 중재하고(정부가 중재 역할을 하고라는 의미) 우리 국민을 데려오겠다는 이야기를 못 하나? 대통령과 국가는 왜 존재하나?


▶이인영 장관=첩보에 근거해 나름대로 강력하고 단호한 대처(24일 반인륜적 행위 대북 규탄 성명)를 시작하고 하루 지나(25일) 저쪽에서 이례적인 대답을 해왔다.
 
그러자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 출신인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엄호에 나섰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번 사건은 천안함이나 연평도 포격과 같이 직접 보고 대응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시간적, 공간적으로 즉각 대응이 제한됐다. 첩보는 단편 조각이고, 그걸 취합해 맞추는 게 정보인데 첩보 상태로 대통령에 보고해서 군을 움직이고 대비 태세를 강화할 수는 없다.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하지만 윤 의원의 엄호는 사실과 달랐다. 북한이 공무원 이씨를 발견했다는 첩보를 입수한 3시간 뒤인 22일 오후 6시 36분 청와대는 문 대통령에 이를 서면 보고했다. 이후 총격이 가해질 때까지 3시간 동안 아무 조치가 없었다.


문재인 대통령의 23일 새벽 유엔 종전선언 연설을 강행한 데 대해서도 공방이 이어졌다. 우리 국민이 북한군에 총살된 뒤 문 대통령이 국제사회에 종전선언을 호소한 게 옳았냐는 지적이다.
 
▶박진 국민의힘 의원=통일부 장관은 국민이 잔인무도하게 살해당한 상황에서 상황에 전혀 맞지 않는 종전선언 연설을 하는 게 옳았다고 생각하나.
 
▶이인영 통일부 장관=첩보를 종합하고 신뢰성을 검증하는 시간에 (연설은) 이미 예정됐던 것이고, 절차를 통해 진행되고 있었기에 그걸 변경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오종택 기자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오종택 기자

북한이 27일 남측이 북방한계선(NLL) 이남 부근에서 시신을 수색하는 과정을 ‘영해 침범’이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 정부의 소극적인 대응 질타도 이어졌다.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지금 북한이 나오는 걸 가만 보면, 사람이 죽었는데 이 문제를 마치 NLL 분쟁 문제로 끌고 가고 있다. 어제 북한이 우릴 향해서 "영해 침범을 간과할 수 없으니 엄중히 경고한다"고 하며, 우리가 수색 작전을 벌이고 있는 우리 수역을 침범하지 말라고 합니다. 그럼 통일부 장관이 수색 구역은 명백히 우리 관할 구역이라는 걸 북한에 선언해야지, 왜 가만있나?
 
▶이인영 통일부 장관=그 문제와 관련해선 이 전에 현재 NLL이 우리 영역이라는 점을 제가 분명히 말씀드렸다. 오늘 상임위에서 제가 의원님들께 대답한 것도 저희의 분명한 입장을 표명한 것이라 생각한다.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통일부가 북한에 대해서 밝히라는 거다. 우리끼리 아무리 이야기하면 무슨 의미가 있나. 여기서 말할 것이 아니라 북한에 대해 통일부 입장 발표로 나와야죠. '우리 해역에서 수색 작전하고 있다' 이 한마디 내는 게 뭐가 힘드냐. 북한은 전 세계에 입장문을 냈는데 왜 가만히 있는 거냐?
 
이에 대해서도 윤건영 의원은 다시 청와대와 이 장관을 옹호했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북의 의도가 명확하지 않나. NLL을 분쟁지역화 해서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끌고 가려는 것이다. 북한의 피격 사건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규탄해야 하지만  북의 의도에 말려 들어갈지 말지는 우리가 냉정하게 판단해야 할 영역이다.
 
윤 의원은 이날 "이번 일 이전까지 북한은 자의든 타의든 '월북'을 한 경우 (우리 국민) 10여명을 판문점을 통해 송환했다. 이번에도 그런 걸 기대했다고 보여진다"라며 군이 북에 실종자 수색·송환 요구조차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직접 옹호하기도 했다. 
 
김다영 기자 kim.d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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