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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버리겠다” 반기 든 동학개미에 화들짝 놀란 민주당

중앙일보 2020.09.28 00:02 종합 14면 지면보기
대주주 조건 완화에 대한 ‘동학 개미’의 반발이 더불어민주당에 발등의 불이 되고 있다. 내년 4월부터 소득세법 시행령에 따라 주식 양도 차익의 22~27.5%(지방세 포함)를 세금으로 내야 하는 대주주의 범위가 대폭 확대될 예정이다. 적지 않은 개인 투자자가 양도세를 내야 하는 상황에 이르자 반발 여론도 심상치 않다. 국회 정무위 민주당 간사인 김병욱 의원은 27일 이 시행령이 “반드시 유예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대주주 요건 10억→가족합산 3억
양도세 최고 27.5%…폭락장 우려
“집값 더 올리고 싶나” 비난 빗발
김병욱 의원 “시행 유예 논의할 것”

소득세법 시행령상 현재는 특정 종목을 지분율 1% 이상 보유하거나 보유액이 10억원을 넘으면 ‘대주주’로 분류된다. 하지만 내년 4월부터는 보유액 기준이 ‘3억원 이상’으로 하향 조정된다. 배우자와 직계존비속의 보유액을 합산해 대주주인지 아닌지를 따지는 까닭에 개인 투자자의 상당수가 대주주에 포함될 가능성이 커졌다. 정무위 소속 민주당 의원의 보좌관은 “보유액 기준 하향 조정은 문재인 정부가 2017년 소득세법을 개정하면서 정한 타임 스케줄에 따른 것이지만, 최근 부동산 규제와 동학개미운동 여파로 규제 대상자가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여권의 이같은 우려를 반영하듯 지난 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대주주 양도소득세는 이제는 폐기되어야 할 악법입니다’라는 글에는 27일까지(오후 3시 기준) 9만5000여 명의 청원인이 몰렸다. 주식관련 인터넷 카페와 관련 기사의 댓글창에는 “주식을 버려야 할 때” “부동산값을 더 올리고 싶은 모양”이라는 등의 항의글이 올라오고 있다.
 
김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부동산에 쏠려 있는 부동 자금을 어떻게 자본시장으로 옮겨올 수 있을까, 세계적으로 저평가된 한국의 증권시장의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어떻게 극복할 것이냐는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봐야 한다”고 했다.  
 
다만 세법 개정 권한을 가진 기획재정위원회는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 민주당의 한 기재위원은 “기획재정부와 이 문제를 두고 논의해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적자재정이 심해지는 상황에서 기재부가 당장의 세수 증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정책을 손볼 이유가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민주당 정책위 관계자는 “기재부는 ‘소득이 있는 곳에 과세한다’는 원칙의 문제로 접근하고 있지만, 금융위는 주식시장 폭락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장혁·심새롬 기자 im.janghy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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