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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존중 의지에 경의” “남녘 동포 건강 기원” 친서 교환 10일 만에 총격

중앙선데이 2020.09.26 00:35 705호 2면 지면보기

공무원 북 피격 사망

강경화 장관(왼쪽)과 이인영 장관이 25일 국회 외교통일위 회의에서 대화 하고 있다. [뉴스1]

강경화 장관(왼쪽)과 이인영 장관이 25일 국회 외교통일위 회의에서 대화 하고 있다. [뉴스1]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 모(47)씨 피격 사건이 일어나기 전인 이달 초 친서를 교환했다. 서훈 국가안보실장은 25일 “남북 정상 간 친서 교환 문제에 국민의 관심이 커짐에 따라 문 대통령은 최근 주고받은 친서의 내용도 있는 그대로 국민에게 알려드리도록 지시했다”며 친서 전문을 전했다.
 

이인영 “김정은 사과 매우 이례적”
강경화 “유엔 연설 전까지 몰라”

“새벽이라 대통령에 보고 못했다니”
조태용 “이게 나라냐” 페북서 비판

문 대통령은 지난 8일 김 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내 “8000만 동포의 생명과 안위를 지키는 것은 우리가 어떤 도전과 난관 속에서도 반드시 지켜내야 할 가장 근본”이라며 “하루빨리 북녘 동포들의 모든 어려움이 극복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특히 국무위원장님의 생명 존중에 대한 강력한 의지에 경의를 표한다”고 전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12일 답신을 통해 “진심 어린 위로에 깊은 동포애를 느꼈다”며 “보내주신 따뜻한 마음 감사히 받겠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다시 한 번 남녘 동포들의 소중한 건강과 행복이 지켜지기를 간절히 빌겠다”고 전했다.
 
이렇게 양 정상은 생명 존중에 대한 강력한 의지에 경의를 표하거나, 남녘 동포들의 소중한 건강이 지켜지길 빈다고 말했지만, 친서를 교환한 지 10일 만에 북한군이 한국 민간인을 해상에서 사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와 관련,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공무원 피격 사건’에 대해 사과한 것과 관련해 “매우 이례적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이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긴급 현안질의에서 ‘북한의 최고지도자가 대한민국 국민과 대통령에게 사과나 유감 표명을 한 적이 있느냐’는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이 장관은 “신속하게 미안하다는 표현을 두 번씩이나 사용하면서 북의 입장을 발표한 적은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1972년 당시 김일성 주석과 이후락 중앙정보부장 면담 때 구두로 박정희 대통령에게 ‘대단히 미안한 사건’이라 표현한 적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장관이 언급한 사건은 1968년 1월 21일 발생한 청와대 무장공비 침투 사건으로, 김 주석은 4년 뒤인 72년 방북한 이 부장에게 구두로 사과한 적이 있다.
 
여당 의원들도 김 위원장의 사과를 “과거에 비하면 상당한 변화”라고 평가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회의에서 “얼음장 밑에서도 강물이 흐르는 것처럼 남북관계가 엄중한 상황에서도 변화가 있는 것 같다고 느낀다”며 “과거 북측 태도에 비하면 상당한 정도의 변화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은 회의 후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오늘 회의에서 이 장관은 7시간 동안 대통령에게 보고하지 않은 데 대해 ‘시간상 새벽이라 아침이 돼서야 보고했을 것’이라고 답했다”며 “이게 나라냐”고 비판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이번 사건을 언론 보도를 통해서 알았다. 지난 23일 낮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종전선언을 언급한 유엔 연설이 방영될 때까지 외교부 차원에서 사건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취지다. 강 장관은 사건을 인지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 “지난주 베트남을 다녀온 뒤 연가를 내고 재택 근무를 했다”며 “이로 인해 지난 23일 열린 두 차례 관계장관회의에 불참했다”고 설명했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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