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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비판한 문 대통령, 47시간 분·초 단위로 밝혀라”

중앙선데이 2020.09.26 00:34 705호 2면 지면보기

공무원 북 피격 사망 - 야당 총공세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가운데)이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비대위-외교안보특위 긴급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가운데)이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비대위-외교안보특위 긴급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 등 야당은 25일 ‘민간인 사살 후 시신 훼손 사건’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를 강력 비판하며 “대통령의 47시간을 분·초 단위로 밝히라”고 촉구했다. “국민이 살해당하고 불태워지는 걸 군이 6시간 동안 지켜보기만 했다. 대통령과 청와대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수호하는 헌법적 책무를 다한 것인지 의구심이 크다”면서다.
 

김종인 “북 눈치 보기, 굴종이 초래”
주호영 “NSC에 불참 이해 안 돼”
안철수 “국민 죽었는데 평화 타령”

설훈 “유엔 연설 논란은 정치 공세”
김태년 “국회 차원 대북결의안 추진”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당 비대위-외교안보특위 긴급 간담회를 주관한 뒤 입장문을 내고 “문재인 대통령의 47시간을 비롯해 이번 사태의 원인이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상 조사가 필요한 6개 항목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김 위원장은 ①사건 당일(21일) 군과 청와대가 사태를 인지했음에도 사흘이 지난 24일에야 공개한 이유 ②종전선언 등 대통령 유엔 연설과의 연관성 ③대통령의 이번 사태 최초 인지 시점 ④청와대가 이번 사태를 보고 받았다고 한 뒤 10시간 뒤에야 대통령에게 보고한 이유 ⑤대통령이 보고를 받고도 구출 지시를 내리지 않았던 이유 ⑥군이 6시간 동안 지켜보기만 했던 이유 등이 소상히 밝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대통령이 북한 눈치 보기와 굴종적 태도로 일관한 게 결과적으로 군의 무장 해제를 초래했다”며 “비정상적인 국가 안보 상황을 정상으로 되돌리기 위해 모든 당력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앞서 열린 당 소속 광역자치단체장과의 조찬 회동에서도 “문 대통령은 지난 21일부터 사흘간 무슨 일이 있었는지 분·초 단위로 설명하라. 국민이 이렇게 처참하게 죽었는데도 대통령은 종전선언·협력·평화만 거론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23일 새벽 1시 청와대에서 NSC가 열렸는데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았다는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는 “(종전선언을 언급한) 유엔 녹화 연설 때문에 사건을 알고도 말하지 않고 대통령이 (회의에도) 참석하지 않는 걸로 정리한 것인지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며 “당연히 참석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사건 발생 사흘 뒤 관련 내용을 발표한 데 대해서도 주 원내대표는 “대단히 실망스럽다”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 관련 얘기는 민감하고 사실관계 파악에 시간이 걸린다”는 취지의 민홍철 국회 국방위원장 발언을 언급하며 “그게 북한 눈치 본다는 얘기”라고 꼬집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지난 23일 새벽 1시에 NSC를 소집할 정도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종전선언 메시지를 담은 유엔 연설의 전면 중단이었다”고 지적했다. 안 대표는 “우리 군이 지켜보는 가운데 대한민국 국민이 살해당하는 엄청난 일이 발생했는데도 문 대통령은 새벽 1시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며 “7시간 뒤인 지난 23일 오전 8시30분에야 보고를 받았다니, 대통령이 그토록 비판하던 세월호 7시간과 무엇이 다르냐”고 비난했다.
 
안 대표는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보고를 받은 후인 지난 23일 오전 군 진급 신고식 때도 ‘평화의 시기는 일직선이 아니다’는 알쏭달쏭한 말만 했다. 국민 사살과 해상 화형이란 희대의 도발을 언급하거나 규탄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문 대통령이 이날 국군의날 기념식에서 북한의 이씨 살해 및 시신 훼손을 언급하지 않은 점도 강도 높게 비난했다. 기념식에 참석했던 주 원내대표는 “기념식을 지켜보며 울분을 참을 수가 없었다. 연설 내내 기다려도 대통령이 이 사건에 대해 말 한마디가 없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문 대통령은 우리 국민이 처참하게 죽어가는 와중에도 평화 타령, 안보 타령만 늘어놨다. 도대체 북한 앞에만 서면 왜 이렇게 저자세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고 꼬집었다.
 
주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도대체 어느 나라 대통령이냐.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느냐”며 “대통령이 과연 분노는 하고 있는지조차 알 수 없을 지경이다. 대변인을 통해 대리 사과하지 말고 직접 국민 앞에 나와 입장을 밝히고 단호한 의지를 보이라”고 촉구했다.
 
김은혜 국민의힘 대변인은 구두 논평에서 “한번 정해진 연설문은 절대 바꿀 수 없는 것이냐”며 “그 흔한 유감 표명 한마디 없었다. 화려한 미사여구로 현실을 가리지 말라”고 비판했다. 이종배 국민의힘 정책위의장도 “대통령의 기념사에는 고인에 대한 기본 예의조차 없었다”고 비난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문 대통령과 국방부를 적극 옹호했다. 설훈 의원은 이날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유엔 연설 논란은 부당한 정치 공세”라며 “(대통령이) 회의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유엔에 상황이 이러니까 바꾸자, 이렇게 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설 의원은 이어 “NLL 북쪽의 우리 영역 밖에서 일어난 사안이기 때문에 (국방부가) 어떻게 할 길이 없다”며 “같이 대응해서 소총 사격을 하겠느냐, 포를 쏘겠느냐. 그럴 수 있는 게 전혀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김태년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북한이 이번 만행에 대해 우리 국민과 희생자에게 사과하고 책임자를 처벌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며 “국회 차원의 대북 결의안을 추진하는 등 국회의 엄중하고 단호한 결의를 전 세계에 알리겠다”고 말했다.
 
한영익·정진우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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