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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해야 보이는 그림의 참맛

중앙선데이 2020.09.26 00:20 705호 21면 지면보기
그림을 보는 기술

그림을 보는 기술

그림을 보는 기술
아키타 마사코 지음
이연식 옮김
까치
 
그림은 쉬우면서도 어렵다. 누구나 다 볼 수 있지만 아무나 다 제대로 볼 수 없는 게 그림이다. 보이는 대로 느끼는 데만 그친다면 참맛을 누리지 못할 것이다.
 
『그림을 보는 기술』은 체계적으로 그림을 보는 ‘눈’을 갖추게 해 주는 가이드북이다. 이 책은 수수께끼처럼 느껴지는 그림의 비밀을 푸는 암호해독 도구들을 친절하게 잘 설명하고 있다. 학교 미술 수업시간에 한 번쯤은 배웠을 초점·경로·균형·색·구도·비례·통일감 등에 대한 기초를 다져 준다. 도(圖, 사물이 형태로 부각되는 것)와 지(地, 배경으로 물러나 보이는 것), 리딩 라인(중요한 지점으로 눈길을 유도하는 선), 스토퍼(화면 가장자리에 둔 사물이나 인물), 입구와 출구, 구조선, 제라늄 레이크(분홍색을 띠는 붉은 안료), 래버트먼트(직사각형 속 정사각형 만드는 선) 등을 이해하게 되면 그림을 단순히 보는 데서 벗어나 깊이 있게 ‘관찰’할 수 있게 된다.
 
다 빈치의  ‘최후의 만찬’과  ‘모나리자’,  반 고흐의  ‘밤의 카페 테라스’, 모네의  ‘인상-해돋이’, 밀레의 ‘이삭줍기’ 등 다양한 유파와 장르를 망라한 방대한 명화들을 각종 분석 틀로 섬세하게 해부했다. 책을 읽다 보면 어느새 거장들의 심오한 설계와 섬세한 표현, 숨어 있는 코드들에 깊이 빠질 수 있다. 말미에 나오는 티치아노의 ‘우르비노의 비너스’와 루벤스의 ‘십자가에서 내리심’에 대한 종합 분석을 이해하는 단계에까지 이르게 되면 아마추어 수준을 한참 뛰어넘을 수도 있다. 자고로 아는 만큼 보이는 법이다. 코로나19가 끝날 때쯤엔 새로 무장한 미술 지식을 가지고 미술관을 당당한 걸음으로 찾아가 보자.
 
한경환 기자 han.kyunghw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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