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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택시 콜 늘었다" 반박에, 경기도는 "공정위서 따져보자"

중앙일보 2020.09.25 16:55
‘택시호출 플랫폼을 장악한 카카오가 호출(콜)을 불공정하게 배분한다'는 경기도의 의혹 제기에 카카오 측이 "사실과 다르다"고 정면 반박했다. 이에 경기도는 “현장 택시기사 조사에서 불공정 배차가 확인됐다"며 재반박했다. 공정거래위원회 조사에서 어떤 결론이 나올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24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온라인 플랫폼 시장독점 방지 대책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경기도청]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24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온라인 플랫폼 시장독점 방지 대책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경기도청]

카카오의 모빌리티 자회사인 카카오모빌리티(카모)는 25일 알림 자료를 내고, 전날 경기도가 발표한 ‘카카오T배차 몰아주기 실태조사’ 결과를 강하게 반박했다. 카모의 자료에 따르면 카모의 가맹택시(카카오T블루)가 진출한 경기도 내 7개 시군구 일반(비가맹) 개인택시 기사가 호출 중개앱(카카오T)에서 받는 콜은 일평균 42% 늘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이 시작된 이후인 지난 2월과 8월을 비교한 결과다. 전날 경기도의 발표 내용과 상반된 내용이다.
 
경기도는 지난 24일 해당 7개 지역에 카카오T블루가 진출한 시점 전후 2개월간을 비교했더니 일반택시 기사가 호출 중개 앱(카카오T)으로부터 받는 콜이 이전보다 평균 29.9% 줄었다고 발표했었다. 카모가 가입자 2600만명인 카카오T를 운영하면서 직영(914여대)과 가맹(1만372대) 택시를 함께 운영해 ’자기 편‘에 콜을 더 몰아줬다는 의혹이 일부 확인됐다는 취지였다. 경기도는 115명의 개인택시기사의 호출배차 건수를 조사해 이 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경기도 개인택시 기사 일평균 수신 콜수.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경기도 개인택시 기사 일평균 수신 콜수.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이에 대해 카모는 "경기도가 '수신콜'이 아닌 '수락콜'로 조사했기 때문에 오류가 생겼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택시 기사는 실제 수신된 콜 수가 아닌 ‘기사가 선택해 수락하는 배차 콜 수’만 앱에서 확인할 수 있다. 즉 카카오T앱은 일반택시 기사에 더 많은 콜을 보냈지만, 기사가 이를 수락하지 않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배차 건수가 줄어 보인다는 게 카모의 주장이다. 회사 측은 경기도가 조사한 택시기사가 전체 경기도 개인택시 중 0.4%에 불과하고 조사 대상 시기가 코로나19로 전체 이동량이 감소한 시기와 겹치기 때문에 사실이 왜곡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카모 관계자는 “경기도가 조사한 7개 지역 데이터를 확인한 결과 최근 7개월간 기사 1명당 일평균 100개 이상의 콜이 발송됐음에도 실제 수락해 운행한 콜 수는 매우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카카오T블루 도입으로 콜 수가 줄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카카오모빌리티 류긍선 대표[사진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모빌리티 류긍선 대표[사진 카카오모빌리티]

 
하지만 경기도는 이 같은 카모의 주장에 “여러 차례 자료를 요청했지만 제공하지 않다가 이제 와서 데이터 탓을 한다”고 반박했다. 강선희 경기도 유통공정팀장은 “콜 건수 조사와 함께 진행한 택시기사 설문조사에서 기사 1026명 중 63.4%가 매출의 절반 이상을 카카오T 호출에 의존한다고 답했다”며 “그만큼 카카오T 호출이 기사에게 중요한 사업기회라 수신 콜도 수락 콜에 비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뿌린 콜 건수를 알려달라, 안되면 배차 알고리즘의 고려 요소별 가중치라도 알려달라 했지만 전부 경영정보라며 거절했다”며 “우리 권한 내에서 할 수 있는 만큼 조사해 관련 자료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했으니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택시업계는 카모의 조사결과가 현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경기도개인택시조합 관계자는 “카모의 주장은 코로나19가 시작된 2월보다 8월에 콜이 늘어났다는 얘긴데, 실제  상황과 너무 다르다"고 지적했다. 그는 “코로나19로 손님이 줄어 기사들이 콜을 가려받을 처지가 아니고, 도심에선 콜이 뜨자마자 사라진다”며 “카카오 주장대로 콜이 42% 늘었다면 현장에서 느낄 수 있어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스타트업계에선 우려 섞인 반응이 나온다. 전날 조사결과를 발표하는 토론회에서 유력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온라인 플랫폼 기업을 강하게 비판해서다. 이 지사는 지난 4월 배달앱 ‘배달의민족’ 측이 음식점에서 받는 수수료를 올리려 하자 “독과점의 횡포”라고 비판해 수수료 개편을 무산시켰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페이스북에 올라온 플랫폼 관련 글. [사진 페이스북 캡처]

이재명 경기도지사 페이스북에 올라온 플랫폼 관련 글. [사진 페이스북 캡처]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는 “배달앱 때도 마찬가지지만 시장이 해결할 영역과 공공이 개입할 영역은 구분되는데 과도하게 개입하는 모양새”라고 지적했다. 이기대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이사는 “매우 걱정스러운 상황”이라며 "스타트업의 꿈이 배달의 민족, 카카오처럼 되는 건데 커지면 저런 식으로 (정치권의) 타격을 받을까 걱정부터 하게 된다"고 말했다.
 
박민제·김정민 기자 letm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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