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10시간 차’ 불특정 실종시점…北 피격 공무원 행적 단서 될까

중앙일보 2020.09.25 11:22
무궁화 10호. 심석용 기자

무궁화 10호. 심석용 기자

북한에 피격된 공무원 이모(47)씨가 실종된 지 닷새가 지났다. 이씨의 정확한 실종 시간이 파악되지 않아 행적은 여전히 미궁 속이다.
 
25일 해양경찰 등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21일 오전 1시 35분쯤 무궁화 10호 조타실에서 동료와 함께 근무하던 중 컴퓨터로 행정업무를 하겠다며 조타실을 비웠다. 그리고는 다음 조와 교대하는 시각인 오전 4시까지 돌아오지 않았다. 같은 근무조였던 동료는 혼자 인수·인계를 했다. 오전 11시 35분쯤, 점심시간인데도 이씨가 선내 식당에 오지 않자 동료들이 찾아 나섰다. 하지만 선내 어디에도 행방이 묘연했다.
 
선미 우현에는 이씨 것으로 추정되는 슬리퍼가 굵은 밧줄 더미 속에 놓여 있었다. 낮 12시 51분쯤 선내 동료들은 이씨가 실종됐다고 해경에 신고했다. 해경은 수색에 나섰지만 이씨를 발견하지 못했다. 선내 CCTV가 지난 18일부터 고장 난 탓에 지난 21일 오전 1시 35분~오전 11시 35분쯤 사이를 실종시간으로 추정할 뿐이다.
 
정확한 실종 시간을 파악해야 하는 건 실종 시간대가 이씨의 실종이 의도적 월북인지 실족에 따른 조난일지 판단할 근거가 될 수 있어서다. 군 당국은 이씨가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부유물(축구공 모양의 위치 표시형 ‘부이’ 추정)을 이용한 점으로 미뤄 자진 월북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반면 이씨의 형은 “실종 후 해상 표류시간이 30시간 이상으로 추정되는데 자발적 월북은 아닐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해안은 같은 날이라도 시간대에 따라 조류 방향이 달라진다. 통상 24시간을 기준으로 약 6시간마다 4번씩 바뀐다. 해경에 따르면 이씨가 실종된 지난 21일은 11물(15일마다 달라지는 큰물 때 중 하나, 1~15물 중 7물이 가장 물살이 빠르다)이었다. 7물에 비하면 약해졌지만, 물살이 빠른 축이다. 시간대별로 세분화해보면 지난 21일 밀물이 들어온 시각은 오전 1시 43분이다. 오전 7시 40분에 물이 가장 많이 차올랐고 이후 썰물이 시작돼 오후 1시 54분 다시 저조에 이르렀다. 시간대에 따라 이씨가 북한으로 간 경위 파악 등이 달라질 수 있다.   
 
한편 해경은 무궁화 10호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하는 대로 해당 선박을 육상으로 이동할 방침이다. 해경은 무궁화 10호의 규모 탓에 연평도 입항이 어려워 조사관을 선내에 투입해 해상에서 조사했다. 해경 관계자는 “무궁화호는 이번 달 26일 목포로 입항할 예정이었던 만큼 서해어업관리단과 조율해 이동 장소 등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심석용 기자 shim.seokyong@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