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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의 직격인터뷰] “병사 휴가 지난 뒤 소급 명령해도 탈영”

중앙일보 2020.09.25 00:39 종합 28면 지면보기

추미애 장관 아들 황제 휴가 의혹 짚어보기

김민석 군사안보연구소 선임위원

김민석 군사안보연구소 선임위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아들 서모 씨의 카투사 특혜 복무 의혹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법적인 문제를 차치하더라도 서씨의 2번에 걸친 19일의 병가(청원휴가)와 이어진 개인 정기휴가는 일반 병사로선 상상도 못 할 일이다. 서씨의 카투사 복무 때 더불어민주당 대표였던 ‘엄마 찬스’가 아니면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그런데도 추 장관은 의혹 제기에 “소설 쓰시네”로 시작해 규정 위반은 없다는 입장이다. 추 장관의 의혹 부정은 국민 공분으로 번졌다.
 

병사들의 최대 관심사는 휴가
병사 휴가자 명단은 사전 공표
휴가 마친 뒤 전화 연장은 비정상
2차병가, 군병원 요양심의 안한듯
진료서류, 부대·군병원에 있어야

서씨는 2016년 11월∼2018년 8월 미 2사단 카투사에서 현역 복무했다. 카투사는 주한미군을 지원하는 육군부대다. 그는 입대 전(2015년) 무릎 수술 후유증으로 ▶2017년 6월 5∼14일(1차 병가) ▶15∼23일(2차 병가) ▶24∼27일(개인 정기휴가) 등 23일에 걸친 휴가를 갔다. 병가는 10일을 초과하면 군병원(국군의무사령부)의 요양심의를 받아야 한다. 그런데 근거자료가 없다. 마지막 나흘의 정기휴가는 군무이탈(탈영) 논란이 있다. 검찰 수사에서 드러날지 의문이다. 국방부 법무관리관을 지낸 임천영 변호사의 얘기를 들어본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아들 서씨의 특혜 휴가 의혹과 관련해 전 국방부 법무관리관인 임천영 변호사가 법적인 문제를 설명하고 있다. 최정동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아들 서씨의 특혜 휴가 의혹과 관련해 전 국방부 법무관리관인 임천영 변호사가 법적인 문제를 설명하고 있다. 최정동 기자

의혹의 핵심 쟁점이 뭡니까.
“병사들의 최대 관심사는 휴가다. 휴가는 마음대로 가는 게 아니다. 병사 개인의 권리와 관련돼 휴가 요건을 법으로 정해놨다. 그런데 특정 병사가 소위 ‘엄마 찬스’로 휴가를 많이 갔다. 그 자체가 병사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일이다. 군은 사기를 먹고 자란다. 한두 사람의 눈은 가릴 수 있지만, 당시 함께 근무했던 여러 병사까지 속일 수는 없다.”
 
병사의 휴가 종류는.
“군인의 휴가는 군인복무기본법 시행령(9조)에 연가, 공가, 청원휴가, 특별휴가, 정기휴가 등으로 정하고 있다. 청원휴가는 주로 본인이 부상 또는 질병으로 요양이 필요하거나, 직계 가족을 간호 또는 결혼·사망 때 준다. 병사의 정기휴가는 21개월 복무를 기준으로 28일인데 필요할 때 간다. 개인의 권리여서 개인휴가라고도 한다.”
 
휴가는 왜 통제하나.
“어떤 부대건 일정 수준의 병력을 유지해야 한다. 전시·사변·재난·훈련 및 평가 등이 있으면 휴가를 보류시킨다.(군인복무기본법 18조) 정기휴가는 병사끼리 순서가 중요하다. 청원휴가는 정기휴가에 포함되지 않아 병사 입장에선 플러스알파다. 휴가는 병사들에게 늘 예민하다. 그래서 부대별로 휴가자 명단은 사전에 공표한다. 갑자기 전화로 휴가를 가는 것은 불공정하다. 휴가 명령권자는 대대장 이상 지휘관이다. 서씨가 복무한 카투사는 지역대장(대대장)이 휴가증을 발부한다. 병사는 휴가·외출·외박증을 소지해야 하고, 누가 확인을 요구하면 제시하게 돼 있다.”
 
서씨의 마지막 나흘 휴가는 정당한가.
“과정이 문제다. 당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보좌관이 전화했다. 어떤 이유인지 지원장교인 대위가 당직 사병에게 휴가 처리를 지시했다고 한다. 그때 지역대장의 휴가명령이 있었는지는 불분명하다. 지원장교는 휴가명령권자가 아니다. 또 휴가 연장 자체도 문제다. 일반적으로 다른 종류의 휴가를 연결해주지 않는다. 그런데도 서씨는 병가(청원휴가)에 이어 정기휴가를 갔다.”
 
부득이한 사정이 있을 땐 전화로 휴가를 요청할 수 있다는데.
“부득이한 사정이라는 의미는 천재지변이나 직계가족이 갑자기 아파 어쩔 수 없이 간호해야 하거나 사망했을 때다. 그래도 휴가 당사자가 전화해야 한다. 다른 사람이 대신 전화로 휴가를 요청하는 것은 극히 예외적이다. 당사자가 전화할 수 없는 의식불명 상태 정도여야 한다. 하지만 그런 ‘부득이한’ 정황은 보이지 않는다. 부대장은 병사 관리가 늘 걱정이다. 혹시라도 휴가 중에 사고를 당하면 심각하다. 그래서 직접 통화가 필요하다.”
 
카톡으로도 휴가 신청이 가능하고, ‘부대장의 세심한 배려가 부족했다’는 전임 국방부 장관 얘기도 있다.
“동의하지 않는다. 휴가 당사자의 상태를 파악하지 못한 채 휴가를 줬다가 나중에 문제가 생기면 그 책임을 고스란히 지휘관이 떠안게 된다. 더구나 지휘관은 휴가를 보내기 전에 사고방지 교육도 해야 한다. 그런데 카톡과 같은 SNS로 휴가를 요청한다니. 앞으로 부모들이 직접 전화해 휴가를 요청하면 지휘관들은 정말 힘들 거다.”
 
탈영이라는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서씨의 2차 병가는 2017년 6월 23일(금요일) 끝났다. 그가 귀대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파악한 당직 사병이 전화한 날짜는 25일이다. 따라서 지역대장이 23일까지 새로운 휴가명령을 승인하지 않았다면, 서씨는 25일 시점에 이미 탈영(군무이탈) 중이다. 병영생활규정(111조)에 따르면 휴가자는 휴가 종료일 저녁 점호 전에 부대에 복귀해야 한다. 그런데 지역대장에게 미리 휴가 신청을 했는지, 언제 승인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관련 서류도 없다. 또 다른 문제는 휴가 연장은 예외적이라는 점이다. 귀대에 필요한 시간을 더 주는 게 일반적이다. 휴가 연장은 입원해야 할 상태일 때 가능한데 서씨는 그런 상황이 아니었다. 따라서 나흘의 휴가 연장 자체가 특혜였다.”
 
병영생활규정 111조 ⑤-1은 ‘천재지변, 교통두절, 그 밖의 부득이한 사유로 기간 내에 귀대하지 못할 때는 가능한 수단(전화 등)을 이용, 소속부대 연락해 허가권자로부터 귀대에 필요한 기간을 허가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서씨측은 카투사는 저녁 점호가 없고 주말엔 외박 나가니 탈영이 아니라는데.
"외출·외박자와 휴가자는 입장이 전혀 다르다. 휴가 병사는 휴가 종료일에 무조건 복귀하는 것이 원칙이다. 과거에 이를 어겼다가 군무이탈죄가 성립한 판례도 있다. 저녁 점호가 없으면 소등시간(오후 9시)까지 귀대하는 게 맞다. 그런데도 일요일 빨간 글씨니까 월요일에 귀대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거죠.”
 
23일이 휴가 만료인데 25일에 소급 휴가명령을 냈다면.
“그래도 군무이탈(탈령)은 변함이 없다. 군무이탈은 군에서 가장 중요하다. 군의 전투준비와 기강과 관련돼서다. 군무이탈은 소급명령이 안 된다.”
 
그렇다면 지금도 탈영죄가 성립하나.
“만약 지역대장이 23일까지 휴가명령을 추가로 내지 않았으면 성립된다. 군무이탈죄는 전역했어도 입건 대상이다. 공소시효는 7년이고 재연장된다.”
 
전화로 휴가를 대신 요청한 보좌관은 청탁인가.
“내가 보기엔 부정청탁금지법에 해당한다.”
 
2차 청원휴가(병가)도 말이 많다.
“1차 병가는 정상적으로 받았을 것 같다. 그러나 이어지는 휴가기간이 10일을 초과한 2차는 문제다. 근거 문서도 남아있지 않아 더 심각하다. 국방부 훈령에는 10일이 넘는 병가를 갈 땐 군병원(국군의무사령부)의 요양심의를 받게 돼 있다. 군대는 병사가 아프면 군병원에서 무료로 고쳐준다. 그런데도 민간병원에 가면 국민건강보험법(6조, 54조, 60조)에 따라 치료비 일부를 국방부가 지급한다. 그래서 민간병원 치료는 까다롭다. 군병원의 요양심의를 거쳐야 한다.”
 
어떤 과정이 문제인가.
“요양심의 부분이다. 청원휴가(병가)는 민간병원 진단서를 근거로 ‘해당 부대장(지역대장) 인정→지역 군병원(국군양주병원) 소견→군병원(국군의무사령부) 요양심의’를 거쳐 승인을 받는다. 군병원은 심의 결과를 해당 부대에 통보한다. 요양심의를 통과해도 부대장이 부대 사정을 고려해 휴가 기간을 결정한다. 그래야 휴가를 나간다.”  
 
치료와 관련해선 어떤 서류가 남나.
"민간병원에서 치료한 병사는 진료 확인서, 진료비 계산서 등 날짜가 명시된 진료증명서를 소속 부대장에게 제출해야 한다.(건강보험요양에 관한 훈령) 부대장은 제출된 서류를 확인한 뒤 5년간 보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현재 어느 곳에도 관련 서류가 없다. 정상 절차를 밟지 않은 것 같다.”
 
서씨측은 카투사는 주한미군 규정을 따라 서류 보존기간이 1년이라는데.
“전혀 아니다. 카투사는 우리 육군 소속으로 육군 규정을 따른다.(주한 미 육군 규정 2-5, 육군 규정 120 ‘병영생활규정’) 따라서 서류 보존기간은 5년이다. 관련 서류는 아직 남아 있어야 한다. 부대통합행정시스템에 문서가 없다면 누군가 고의로 삭제했을 수도 있다. 그래도 그 삭제 근거는 남는다. 서류가 있었다면 엄밀히 수사하면 나온다.”
 
◆임천영 변호사
군사법 최고 책임자인 국방부 법무관리관 출신으로 현재 법무법인 로고스에 재직 중이다. 28년 동안 군사법을 담당한 최고권위자다. 합참 법무실장, 1군·수방사 법무 참모, 육군본부 군판사ㆍ군사법원장ㆍ고등검찰부장 등을 거쳐 대령으로 전역했다.

 
김민석 군사안보연구소 선임위원
 
※인터뷰에는 이소현 인턴 기자가 참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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