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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엔 한적하게, 가을숲에 물들어볼까

중앙일보 2020.09.25 00:03 종합 23면 지면보기

가볼 만한 경기도 언택트 여행지 

코로나 시대에도 여행은 필요하다. 여행이 곧 치유고, 힐링이어서다. 도시인의 우울과 피로가 날로 쌓여 간다. 하나 코로나 시대의 여행은 달라야 한다. 되도록 안전하고 여유롭고 덜 붐벼야 한다. 멀리 나갈 필요 없이, 경기도 안에서 한적한 분위기의 ‘언택트 여행지’를 찾았다. 명절 연휴에  인파를 피해, 하루쯤 숨어들기 좋은 장소기도 하다.
  

BTS도 반했다 - 양평 서후리숲

한적한 숲에서 하루를 보내노라면, 절로 도시의 피로가 사라질 것만 같다. BTS가 다녀간 자작나무숲으로 유명한 양평 서후리숲. 한 가족이 20년 넘게 가꾼 숲이다.

한적한 숲에서 하루를 보내노라면, 절로 도시의 피로가 사라질 것만 같다. BTS가 다녀간 자작나무숲으로 유명한 양평 서후리숲. 한 가족이 20년 넘게 가꾼 숲이다.

아미(BTS의 팬그룹)들이 꼽는 버킷리스트 여행지 중 하나. BTS가 달력 화보를 찍은 일명 ‘방탄숲’이다. 인지도 탓에 시끌벅적할 것 같지만, 숲은 되레 고요하다. 옥산(578m)과 말머리봉(500m)이 병풍처럼 둘러싼 서종면 서후리 가장 안쪽에 숲이 틀어박혀 있어서다. 차 한 대 겨우 지나는 좁은 시골길을 따라 한참을 들어가야 숲으로 들 수 있다. 전체 30만㎡(약 9만평) 규모로, 한 가족이 20년 세월에 걸쳐 숲을 가꿔오고 있다. 자작나무·메타세콰이아·은행나무 등이 구역을 나눠 뿌리내려 있다. 음식물·돗자리·등산용 가방 금지, 산악회·관광버스 출입 금지 등 서후리숲에서는 안 되는 게 더러 있다. 대표 오진리(38)씨가 말하는 “조용한 휴식을 막는 요소들”이다. 덕분에 단정하고 아늑한 분위기가 숲 전체에 배어 있다. 주차장에서 여러 차를 봤지만, 어디로 숨었는지 정작 숲에서는 오가는 사람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BTS가 화보를 찍은 자작나무숲에서 기념사진을 찍어줄 사람을 기다리다 홀로 셀카를 찍고 내려왔다. 입장료 7000원.

  

산린이·레깅스족의 놀이터 - 파주 감악산

탁 트인 풍경이 있는 감악산 출렁다리.

탁 트인 풍경이 있는 감악산 출렁다리.

감악산(675m)에서 언택트 여행이라니, 난센스라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감악산은 2016년 9월 출렁다리 개통 이후 구름 같은 인파가 모여들던 장소다. 한때 주말 평균 5000명 이상이 다녀갔다. 요즘은 하루 입장객이 1000명을 넘지 않는 날이 많단다. 그나마 최근 ‘산린이(초보 등산인)’의 산행 코스로 다시 주목을 받는 중이다. 인스타그램 속 ‘#감악산출렁다리’ 게시물은 한껏 맵시를 부린 레깅스족의 인증사진으로 도배된 지 오래다. “빼어난 경치와 편의성 덕분”이라고 감악산 관리팀 윤종선 주무관은 설명한다. 주차장에서 대략 10분이면 출렁다리에 닿는다. 땀 한 방울 흘리지 않고도 감악산을 배경 삼아 기념사진을 담을 수 있다는 얘기다. 출렁다리 너머의 범륜사와 운계전망대, 등산로는 상대적으로 사람이 많지 않아 여유로이 즐길 수 있다. 입장료 무료.

  

숲의 진가 - 가평 잣향기푸른숲

삼림욕 하기 좋은 가평 잣향기푸른숲. 산책로에 들면 20m 높이의 잣나무가 사방을 에워싼다.

삼림욕 하기 좋은 가평 잣향기푸른숲. 산책로에 들면 20m 높이의 잣나무가 사방을 에워싼다.

울창한 숲에 들면 삼림욕만큼 간단하고 탁월한 힐링법도 없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된다. 축령산(886m)과 서리산(825m) 사이 해발 450~600m 중턱에 포진한 ‘잣향기푸른숲’은 국내 최대 규모 잣나무 조림지다. 자그마치 153ha(약 46만 평) 규모. 수령 90년을 헤아리는 잣나무가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는데, 죄 키가 20m에 육박할 만큼 훤칠하다. 그 안으로 오르락내리락하며 산책로가 뻗어 있다. 잣나무림의 어깨쯤 되는 언덕에 자리한 산중호수는 꼭 들러 가야 한다. 산사태와 산불을 막기 위해 만든 물막이 둑인데, 사방이 트여 있어 운치가 대단하다. 잣향기푸른숲은 거닐기 좋은 숲이자, 경기도가 직접 관리하는 산림 치유 시설이다. 예약(10명 이하)을 통해 무료로 숲 해설 또는 비대면 산림 치유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 입장료 1000원.  

 
글·사진=백종현 기자 baek.jo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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