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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클럽’ 떠나던 날, 수아레스는 눈물 흘렸다

중앙일보 2020.09.25 00:03 경제 7면 지면보기
슬픈 표정으로 훈련장을 떠나는 수아레스. 24일 AT마드리드로 이적했다. [AFP=연합뉴스]

슬픈 표정으로 훈련장을 떠나는 수아레스. 24일 AT마드리드로 이적했다. [AFP=연합뉴스]

 
24일 스페인 프로축구 FC바르셀로나 공격수 루이스 수아레스(33·우루과이)는 팀 훈련장에 마지막으로 출근했다. 단짝 리오넬 메시(33) 등 동료들과 작별인사를 나눴다. 자신의 SUV 차량을 몰고 훈련장을 떠나던 그는 끝내 울음을 터트렸다. 오른손으로 운전대를 잡은채 왼 팔뚝으로 흐르는 눈물을 닦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같은날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 이하 AT마드리드)는 “바르셀로나와 수아레스 이적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계약기간은 2년이다.

바르샤서 AT마드리드로 이적
MSN 트리오 중 메시만 남아

 
수아레스는 메시와 함께 바르셀로나의 간판 공격수였다. 최근 6년간 198골을 터트려 구단 역대 득점 3위에 올랐다. 하지만 올 시즌 시작과 함께 사실상 방출됐다. 지난달 유럽 챔피언스리그 8강에서 바이에른 뮌헨(독일)에 당한 2-8 참패의 후폭풍이다. 이후 바르셀로나 지휘봉을 잡은 로날드 쿠만 감독은 30대 중반에 접어든 수아레스를 전력 외로 분류했다. 60초간 짧은 전화통화로 “더 이상 이곳에 너의 미래는 없다”고 통보했다.
 
수아레스는 당초 유벤투스(이탈리아)행을 추진했다. 유럽연합(EU) 외국인 선수 쿼터 제한을 피하기 위해 이탈리아 국적 취득시험도 봤다. 하지만 문제를 사전에 유출하는 등 부정행위를 저질렀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유벤투스행을 포기했다. 대신 AT마드리드로 기수를 돌렸다. 바르셀로나측은 스페인 리그 라이벌팀으로의 이적을 반대했지만, 수아레스가 변호사를 대동하고 강경대응해 성사시켰다.
 
바르셀로나는 별도의 이적료 없이 수아레스 성적에 따른 옵션으로 추후 600만 유로(81억원)를 받는다. 수아레스가 2014년 리버풀(잉글랜드)에서 바르셀로나로 향할 당시 이적료는 1000억원이었다. 연봉도 확 줄었다. 바르셀로나에서 3000만 유로(409억원)을 받았는데, AT마드리드에선 절반 수준이다.
 
2017년 5월 바르셀로나 메시와 수아레스, 네이마르가 코파 델 레이 우승 트로피 앞에서 아이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2017년 5월 바르셀로나 메시와 수아레스, 네이마르가 코파 델 레이 우승 트로피 앞에서 아이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수아레스에게 바르셀로나는 ‘꿈의 클럽’이었다. 어릴적 우루과이에서 첫 눈에 반한 소피아 발비가 2003년 바르셀로나로 이민을 떠났다. 가난했던 수아레스는 형에게 여행 경비를 빌려 스페인으로 향했다. 바르셀로나 홈구장 캄프 누를 맴돌며 축구선수로 꼭 성공하겠다고 다짐했다. 6년 뒤인 2009년 소피아와 결혼했고, 2014년엔 바르셀로나 유니폼을 입었다. 동화 같은 스토리의 주인공이 됐지만, 마지막은 아름답지 못했다.
 
수아레스가 떠나며 바르셀로나가 자랑하던 ‘MSN 트리오’도 종언을 고했다. 메시(M)-수아레스(S)-네이마르(N) 공격 삼총사는 2014~15시즌 122골을 합작해 트레블(3관왕)을 이뤄냈다. 네이마르가 2017년 파리생제르맹으로 이적한데 이어 수아레스마저 떠나며 메시 혼자만 남았다.
 
쿠만 감독은 이반 라키티치, 아르투로 비달, 넬송 세메두도 함께 내보냈다. 간판스타 메시의 이적 또한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메시는 올여름 맨체스터 시티 이적을 원했지만 바이아웃(최소 이적료) 9000억원에 발목이 잡혀 잔류했다. 계약기간이 끝나는 1년 뒤 바르셀로나와 결별이 유력하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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