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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km 이동해 30시간만에 포착…피격 공무원 北 어떻게 갔나

중앙일보 2020.09.24 18:10
북한군 총격으로 숨진 서해어업지도관리단 소속 공무원 이모(47)씨는 처음 실종된 지점에서 피격 위치까지 약 38㎞를 이동한 것으로 추정된다.
연평도에서 바라본 등산곶. 편광현 기자

연평도에서 바라본 등산곶. 편광현 기자

 
 

군 당국은 24일 이씨가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부유물을 이용한 점으로 미루어 자진 월북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이씨의 형은 “실종된 후 해상 표류시간이 30시간 이상으로 추정되는데 헤엄쳐서 갔다는 것이냐”고 반박했다.  
 

해양경찰서가 소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이씨가 실종됐다는 신고를 접수한 것은 21일 오후 12시 51분쯤. 우리 군은 다음날인 오후 10시 11분쯤 감시 장비로 북한 황해남도 등산곶 인근 해상에서 불빛을 관측했다. 북한군이 같은 날 오후 9시 40분께 이씨를 사살한 뒤 시신을 불태운 시점이다.
 

군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상당히 먼 거리지만 구명조끼를 착용해 수영했을 가능성이 있고, 부유물을 이용한 것도 있다”며 “(서해어업지도관리단에서) 오래 근무했기 때문에 해류를 잘 아는 것으로 추정만 하고 확인은 어렵다”고 말했다.
 
무궁화10호 선미. [해양경찰청]

무궁화10호 선미. [해양경찰청]

 
이에 대해 한 연평도 주민은 “그날 새벽 시간대 조류는 북동쪽으로 향하고 있었다”며 “조류만 맞고 구명조끼를 입은 상태에서 부표를 가지고 있었다면 (북한까지) 헤엄쳐 갈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경 관계자도 “이씨가 잡고 있던 부유물로 추정되는 것은 위치 표시형 부이인 것 같다”며 “축구공 같이 생겼는데 본인이 손으로 잡고 안은 채 이동할 수 있다. 그걸 안고서 수영할 수는 있다”고 했다.
 

또 다른 연평도 주민도 “조류에 휩쓸려 밀물 때 연평도 동북쪽으로 올라갔다가 썰물 때 등산곶으로 흘러갈 수 있다”며 “해상에서 발견됐다면 가능한 일이다. 항해사니까 다 알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21일 오전 일찍 깨어 있었다는 한 주민은 “그날 바람이 많이 불었다. 거기는 물살이 엄청 센 곳”이라며 “부이를 안고 있었다고 해도 20㎞ 이상 되는 북한 쪽까지 가기는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연평도=심석용·편광현 기자 shim.seok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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