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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격 공무원 일상…페북엔 "연평도 노을" "우리 딸" 사진들

중앙일보 2020.09.24 16:20
서해 피격 공무원 이모씨 계정으로 추정되는 페이스북 페이지에 이씨가 지난 6월 2일 올린 사진과 글. [사진 페이스북 캡처]

서해 피격 공무원 이모씨 계정으로 추정되는 페이스북 페이지에 이씨가 지난 6월 2일 올린 사진과 글. [사진 페이스북 캡처]

서해 최북단 소연평도 부근에서 실종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모(47)씨의 북한군 피격 경위를 놓고 의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이씨의 자진월북 시도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평소 그의 행적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012년 서해어업관리단 근무’ 소개
봉사활동이나 연평도 풍경 사진 올려
이씨 형 “월북 근거 어디서 나왔나”

이씨로 추정되는 인물의 페이스북 계정에는 ‘2020년 대한민국 해양수산부에서 근무’ ‘2012년 해양수산부 서해어업관리단에서 근무’라는 소개글이 있다. 전라남도 출신으로 2002년 9월 결혼했다는 정보도 있다. 이 정보가 맞는다면 실종 며칠 전 결혼기념일을 맞은 셈이다. 
 
이씨는 지난 12일 글귀 없이 페이스북 커뮤니티 두 곳의 영상을 공유했다. 영화 속 감동 장면 등이다. 6월에는 본인의 이름을 영문으로 쓴 또 다른 페이스북 계정의 글을 공유했다. 5월 목포 갓바위에서 찍은 사진, 6월 목포 미혼모 쉼터 이전 봉사활동 사진 등이다. 봉사활동 사진 속 이씨는 동료들과 어울려 패널을 옮기거나 조립했다. 지난해 3월에도 영문 이름으로 된 페이스북 페이지에 이곳에서 봉사활동을 한 사진을 올린 적 있다.  
서해 피격 공무원 이모씨 계정으로 추정되는 페이스북 페이지에 이씨가 지난해 5월 4일 올린 사진과 글. [사진 페이스북 캡처]

서해 피격 공무원 이모씨 계정으로 추정되는 페이스북 페이지에 이씨가 지난해 5월 4일 올린 사진과 글. [사진 페이스북 캡처]

 
영문 이름으로 된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더 많은 사진과 영상이 올라와 있었다. 글이 자주 올라오지는 않았다. 5월에는 게시물이 10개를 넘었지만 4월에는 없었다. 이씨는 배 위에서 찍은 사진이나 동영상 등을 공유했다. 배 사진과 함께 “목포대교 안개가 자욱하니 운전들 조심하라”고 하거나 “폭우가 쏟아진다”며 배 위에서 찍은 것으로 보이는 영상을 올렸다. 
 
지난해 12월에는 파도가 치는 가운데 배 위에서 찍은 사진과 함께 “황천항해중”이라는 글을 올렸고 이 글에는 “안전 운항해라” “고생이 많다” “수고 많으시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이씨는 댓글에 “감사들 하다”는 답을 달기도 했다. 비슷한 시기 드론 조종 자격증 실기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도 전했다. 딸이나 아들 관련 사진들도 공유했다. 스케이트를 타거나 크리스마스를 보낸 사진 등이다. 형으로 보이는 인물의 회사 서비스를 소개하는 글도 여러 번 공유했다. 
 
국학원의 광복절 행사 홍보글을 공유하거나 직접 이 단체의 개천절 홍보활동에 참여한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연평도에서 찍은 본인의 사진이나 노을 사진, 절벽 풍경 사진 등도 올라왔다. 해양수산부와 서해어업관리단 페이스북 페이지도 공유하곤 했다. 
 
서해 피격 공무원 이모씨의 형이 24일 페이스북에 남긴 글. [사진 페이스북 캡처]

서해 피격 공무원 이모씨의 형이 24일 페이스북에 남긴 글. [사진 페이스북 캡처]

이씨는 2016년 한 방송사 뉴스 인터뷰에서 불법 조업 단속팀장으로 등장해서는 “대규모 중국 어선과 국내 불법 어선까지 단속해야 하는데 장비가 너무 열악해 맨몸으로 단속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래서 생명의 위협까지 많이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24일 이씨의 형이라고 자신을 밝힌 이는 페이스북에 “해상의 날씨가 아무리 좋아도 조류가 보통 지역과 달리 상당히 세고 하루 4번 물때가 바뀐다. 그리고 월북이라는 단어와 근거가 어디서 나왔는지도 왜 콕찝어 특정하는지 의문”이라며 “실종되어 해상 표류시간이 30시간 이상으로 추정되는데 헤엄쳐서 갔다? 조류가 가만 있지 않고 이 해역은 다른 지역보다 조류가 상당하다”라는 글을 올려 동생의 월북 시도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최은경 기자 choi.eu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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