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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고 전 임기 다 채울라"…靑울산시장 재판 4번째 공전

중앙일보 2020.09.24 11:49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의 주요 피고인인 황운하(사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난달 열린 대전시당 정기대의원대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의 주요 피고인인 황운하(사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난달 열린 대전시당 정기대의원대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재판이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2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1부(김미리 재판장)에서 열린 네번째 공판준비기일에서도 증거 목록에 대해 검찰과 변호인간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재판이 또 한 달간 미뤄졌다. 
 

공판준비기일만 8개월째  

지난 1월 검찰이 기소한 한병도·황운하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과 송철호 울산시장 등 13명의 피고인이 출석하는 첫 공판기일은 11월에야 열릴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의 재판장인 김미리 부장판사도 내년 2월이면 서울중앙지법 3년 근무를 마쳐 인사대상자가 된다. 재판장이 교체되면 재판은 다시 연기될 가능성이 높다. 
 
법조계에서 "울산시장 재판이 끝나기 전 기소된 피고인들이 시장과 국회의원 임기를 다 채울 것"이란 말이 나오는 이유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18년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일했을 당시 모습. 한 의원은 울산시장 선거 후보매수 의혹을 받고있다. [연합뉴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18년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일했을 당시 모습. 한 의원은 울산시장 선거 후보매수 의혹을 받고있다. [연합뉴스]

檢과 한병도 변호인의 충돌 

이날 법정에선 검찰과 한병도 의원의 변호인이 충돌했다. 한 의원의 변호인은 검찰이 제출한 증거 중 한 의원의 혐의(후보매수 의혹)와 무관한 내용이 들어 있다며 증거목록 분리를 요청했다. 
 
지난 지방선거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이었던 한 의원은 송철호 시장의 울산시장 선거 당내 경쟁자였던 임동호 전 민주당 최고위원에게 출마 포기를 권유하며 고위 공직을 제안한 혐의를 받는다. 한 의원의 변호인은 이날 피고인의 혐의와 관련한 증거에 한해 재판을 받을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그렇지 않으면 방어권의 중대한 침해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이 사건은 송철호 울산시장 후보 캠프 구성부터 시작돼 후보자 매수까지 연결돼있다"며 증거목록 분리가 어렵다고 반박했다. 이어 "변호인이 어떤 근거로 한 의원의 혐의와 증거가 무관하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답답함을 표했다. 
 
지난 1월 30일 송철호 울산시장(가운데)이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검찰의 청와대 하명수사·선거개입 의혹 사건 기소 관련 입장을 밝힌 뒤 기자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뉴스1]

지난 1월 30일 송철호 울산시장(가운데)이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검찰의 청와대 하명수사·선거개입 의혹 사건 기소 관련 입장을 밝힌 뒤 기자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뉴스1]

재판장도 답답한듯 "신속히 진행하자" 

김 재판장은 검찰에게 증거목록 중 한 의원의 혐의와 무관한 내용이 있는지 살펴봐달라고 요청하며 공방을 마무리했다. 김 재판장도 재판이 공전하는 현실이 답답한 듯 "다음 공판준비기일(10월 30일)엔 재판 준비를 마무리하고 신속하게 진행했으면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울산시장 재판의 첫 공판준비기일은 지난 4월에 열렸다. 당시 검찰은 추가 수사 대상자가 있다는 이유로 피고인에게 제출할 증거자료 교부를 미뤄왔다. 재판이 연기된 부분엔 검찰의 책임도 있다는 뜻이다. 
 

4월 총선 뒤 떨어진 수사동력 

검찰은 총선 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 등 '윗선'에 대한 수사를 이어갔다. 하지만 4월 총선에서 여당이 압승한 뒤 수사 동력이 떨어졌다. 사건 관계자들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를 거론하며 검찰 조사에 협조하지 않았다. 
 
지난 1월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하던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모습. 임 전 시장은 기소되지 않았다. [뉴스1]

지난 1월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하던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모습. 임 전 시장은 기소되지 않았다. [뉴스1]

검찰은 현재 수사를 잠정 중단하고 청와대 관계자들에 대한 추가 기소는 유보해 둔 상태다. 이후 변호인에게 수사기록을 제공했고, 이날 4차 공판기일이 돼서야 열람·복사가 모두 끝났다.
 
검찰은 지난 1월 청와대가 2018년 울산시장 선거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오랜 친구인 송철호 시장을 당선시키기 위해 선거에 개입한 혐의로 황운하·한병도 의원과 함께 백원우·박형철 전 청와대 비서관, 송철호 울산시장, 송병기 전 울산시 경제부시장 등을 기소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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