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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앞줄 2세 아이에 검체 오염" 3일뒤 양성→음성 바뀐 40대

중앙일보 2020.09.23 05:00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40대 남성이 3일 후 검사에서는 음성 판정을 받았다. 40대 남성 A씨는 “검사 과정에서 검체가 오염되는 바람에 양성 판정을 받은 것”이라며 “잘못된 검사로 막대한 피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반면 방역당국은 “검체가 오염될 가능성은 없다”고 반박했다.  
대전 서구보건소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들이 시민들을 검사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대전 서구보건소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들이 시민들을 검사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대전 동구 40대 남성 지난 11일 확진 판정
격리생활 중 3일 만에 재검 결과 음성 나와
남성 "검체 채취 과정서 오염 가능성 있다"
방역 당국 "완치 과정서 확진된 것으로 본다"

A씨 "검사 과정에서 검체 오염 가능성"
22일 대전 동구보건소 등에 따르면 동구 대동에 거주하는 A씨(47)는 지난 11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그는 부인이 운영하는 동구의 B학원 수강생인 중학생(대전 329번 환자)이 감염 판정을 받음에 따라 간접 접촉자로 분류돼 검사를 받았다. 발열·기침·인후통 등 관련 증세는 없었다. 329번 환자는 집단 감염원으로 꼽히는 동구 가양동 K식당 주인 접촉자로 조사됐다.  
 
 A씨는 양성 판정을 받은 다음 날인 12일 충남 아산에 있는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했다. 그런데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한 지 3일 만인 14일 재검사를 받은 결과 음성이 나왔다. X선 촬영에서도 폐에 별다른 이상이 없었다. 이어 15일에 또다시 검사한 결과 다시 음성 판정을 받고 생활치료센터를 나왔다. 그는 “불과 3일 만에 음성으로 바뀔 수가 있는 건지 의문”이라고 했다.  
 
 그는 ‘가짜 양성’이라고 생각하고 생활치료센터에서 재검사를 강력히 요청했다. A씨는 “생활치료센터에서는 1주일에 한 번만 검사해주는 게 원칙이라고 했다”며 “하소연하다시피 해서 겨우 재검사를 받아 음성 판정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   
  
 A씨 "내가 양성이라는데 가족은 음성" 
 그는 처음 확진 판정을 받을 때부터 이의를 제기했다고 한다. A씨는 “아내가 운영하는 학원과 공부방 수강생, 교사 등 140여명이 검사를 받았는데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사람은 나 말고 아무도 없었다”고 말했다.  
 
 A씨는 “동구보건소에서 검사를 받을 때 바로 앞에서 4세·2세 아이가 잇달아 검사를 받았다”며 “그런데 아이가 울면서 몸부림을 치다 보니 검체 채취관과 보조 요원이 아이를 붙잡고 검체를 채취했다”고 말했다. 2세 아이(대전 337번 환자)는 확진 판정을 받았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대전시 대덕구의 한 공원 정자에 고향 방문 자제를 당부하는 현수막이 내걸려 눈길을 끌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대전시 대덕구의 한 공원 정자에 고향 방문 자제를 당부하는 현수막이 내걸려 눈길을 끌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A씨는 “아이 검체 채취 과정에서 발생한 바이러스가 채취관 손 등에 남아있다가 내 검체를 오염시킨 게 아닌지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A씨는 “당시 채취관이 일회용 장갑을 끼고 있지 않은 상태였다”고 말했다. A씨는 “만약 내가 진짜 '양성'이었으면 한집에 살면서 살을 맞대는 아내와 자식은 왜 음성이 나왔겠느냐”고 했다. 
A씨가 사는 아파트에 '코로나 19 관련 긴급 안내문'이 붙어있다. [사진 독자]

A씨가 사는 아파트에 '코로나 19 관련 긴급 안내문'이 붙어있다. [사진 독자]

 
 A씨는 양성 판정으로 인한 피해는 막대하다고 했다. 그는 “학원과 공부방이 지역 사회에 ‘N차’ 감염원으로 낙인 찍혔다”며 “학원생과 학부모 등의 환불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고 했다. A씨는 “거주하는 아파트 단지에도 코로나19 안내문이 붙었고, 확진자로 소문나 기피 대상이 됐다”며 “학원과 공부방은 이제 문을 닫아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A씨는 “내가 확진 판정을 받는 바람에 접촉자 4명이 아직도 자가격리 중”이라며 “나는 제약 없이 활동하고 있는데 그분들은 왜 격리 생활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는 “격리자 중에는 내가 329번 확진자인 중학생과 학원에 같이 있던 시점보다 2~3시간 먼저 만난 사람도 있다”며 “방역 체계에 납득이 안 가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보건소 "3일 만에 양성 판정받는 경우 있어"
 이에 대해 동구보건소측은 “A씨가 검사를 받을 당시 아이가 다소 몸부림을 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은 맞지만, 검체 채취관은 의료용 장갑 위에 일회용 장갑까지 끼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동구보건소측은 “A씨가 양성인 것은 확실하고 검체가 오염됐다는 것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A씨는 코로나19 회복 단계에서 양성 판정을 받아 3일 만에 완치가 된 것”이라고 했다. 동구보건소는 “중대본에 문의한 결과 3일 만에 양성에서 음성으로 바뀐 사례가 4건 정도 있다는 답변을 들었으며 검사 과정 자체에는 오류가 없다”고 덧붙였다.  
 
대전=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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