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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비 지원 줄이고 독감백신 지원 늘리고···여야 추경 합의

중앙일보 2020.09.22 17:00
22일 4차 추가경정예산안 관련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와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합의했다. 합의문 발표를 마친 뒤 악수를 나누고있다. 2020.9.22 오종택 기자

22일 4차 추가경정예산안 관련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와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합의했다. 합의문 발표를 마친 뒤 악수를 나누고있다. 2020.9.22 오종택 기자



논란이 됐던 통신비 2만원 지원 범위가 13세 이상 전국민에서 고령자와 청년층으로 축소됐다. 22일 여야가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4차 추가경정예산안(추경) 처리에 합의했다. 예산안은 이날 밤 10시 본회의를 열어 처리될 예정이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회동하고 4차 추경안에 합의했다. 김 원내대표는 “코로나로 인해 큰 어려움을 겪는 국민에게 긴급하게 지원하기 위한 이번 추경 예산안을 여야 합의로 처리할 수 있게 돼 매우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도 “저희 요구와 주장을 대폭 수용해준 민주당의 협조에 감사하다”고 했다.
 
추경안 합의 과정에서 진통이 가장 심했던 부분은 통신비 2만원 지원 예산의 감액 문제였다. 국민의힘 측이 전국민 독감백신 무료 접종과 돌봄특별지원비 확대(초등학생 한정→중·고생 포함)를 주장하면서 양립하기 어려워졌다. 
 
결국 13세 이상 전국민 지원을 위해 당초 9200억원으로 책정됐던 통신비 지원 예산은 5200억원으로 감액됐다. 그에 따라 지원 대상도 16∼34세 및 65세 이상으로 축소됐다. 35세~64세 연령층이 지원 대상에서 빠진 것이다.
 
대신 야당이 주장한 내용이 상당부분 포함됐다. 여야는 의료급여 수급권자(70만명)와 장애인 연금ㆍ수당 수급자(35만명) 등 취약계층 105만명 대상으로 무상 독감 예방접종 위한 예산을 증액키로 했다. 기존 독감 백신 무료 접종 대상자는 인구의 37%인 총 1900만명이다.
 
초등학생 1인당 20만원 꼴로 지급키로 했던 아동특별돌봄비 지원 대상은 중학생 양육 가구로 확대됐다. 중학생 1인당 15만원이 책정됐다. 또한 전 국민 20%인 1037만명에 대한 코로나 백신 물량 확보를 위한 예산도 늘리기로 했다.
 
전날(21일) 예산결산위원회 조정 소위에서 여야 위원들 모두 긍정적으로 평가했던 법인택시 기사 지원금과 콜라텍 등 유흥주점 상인 지원금도 예산안에 포함됐다. 법인택시 기사에게도 개인택시 기사와 똑같이 긴급재난지원금 100만원을 받게 됐다. 기존 안에서는 개인사업자로 등록돼 소상공인으로 분류되는 개인택시 기사만 지원대상이었다. 또한 유흥주점ㆍ콜라텍 등 정부 방역방침에 협조한 집합금지업종에 대해서도 '소상공인 새희망자금' 200만원이 지급된다.
 
정성호 소위원장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제4회 추경예산안등조정소위원회에서 안건을 심의하고 있다. 2020.9.21/뉴스1

정성호 소위원장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제4회 추경예산안등조정소위원회에서 안건을 심의하고 있다. 2020.9.21/뉴스1

 
여야의 줄다리기는 이날 오전까지 계속됐다. 전날 예결위 조정소위를 열고 여야 위원들은 7시간 넘게 논의했지만, 감액·증액분 대부분 합의를 하지 못하고 여야 간사 간 담판으로 공을 넘겼다. 오후 5시부터 시작된 간사 간 협의도 자정까지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 예결위 소속 한 의원은 21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추경안 전체 파이를 키울 수는 없기 때문에 결국 핵심은 2만원 통신비 지원을 줄이느냐 마느냐다. 나머지 증액 관련도 결국 패키지로 연결된 것이어서 통신비 지원에 대한 결단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타협은 “오늘이 추석 전 추경 집행을 위해 국회에서 처리해야 할 마지노선”(김태년 원내대표, 오전 원내대책회의)이라고 했던 민주당이 한 발 물러서면서 가능해졌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이날 이해찬 전 대표의 전기 출간 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민께 말씀드렸던 만큼 도와드리지 못하는 것에 죄송하다. 협의를 빨리해서 추경을 집행해야 한다는 절박함 때문에 불가피했다는 것을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통신비 지원 축소는 민주당 입장에선 부담이 큰 합의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전국민 통신비 지급에 대해 “추석을 앞두고 국민에게 작은 위로이자 정성”(10일, 8차 비상경제회의)이라고 한 데다, 정책 마련 과정에 이낙연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가 모두 한 몫 했었기 때문이다.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기업규제 3법(상법·공정거래법·금융그룹감독법) 등 쟁점 법안들이 줄이어 있는 상황에 대한 고려가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 한 재선 의원은 “야당도 추경에 동의하기 때문에 여야 합의해 처리한다는 게 당초 목표였던 만큼 최대한 노력한 결과”라며 “앞으로 여야가 계속 대화할 지점들이 많은데 기존 안을 강행해 처리할 수도, 추석 전 지급이라는 시기를 놓칠 수도 없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박해리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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