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댕댕아, 미술관 갈까…‘세나개’ 수의사도 힘보탠 작품이래

중앙일보 2020.09.22 00:02 종합 20면 지면보기
국립현대미술관 마당에 설치된 김용관의 ‘알아둬, 나는 크고 위험하지 않아’. 적록색맹인 개의 시각을 고려해 제작한 놀이 도구다. [사진 국립현대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마당에 설치된 김용관의 ‘알아둬, 나는 크고 위험하지 않아’. 적록색맹인 개의 시각을 고려해 제작한 놀이 도구다. [사진 국립현대미술관]

“미술관에 우리 감자(강아지 이름)랑 정말 같이 가도 될까요?”
 

국립현대미술관 ‘모두를 위한…’
동물·인간이 함께 누리는 공간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지 실험
설치·조각·애니 등 20점 선보여

국립현대미술관(관장 윤범모)은 당분간 관람객들의 이런 문의에 시달리게 될 듯하다. 반려견과 함께 볼 수 있는 전시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다. 전시 제목은 ‘모두를 위한 미술관, 개를 위한 미술관’. 코로나19로 미술관이 휴관 중이라, 유튜브 채널로 25일 먼저 공개한다. 사회적 거리 두기 조치에 따라 오프라인 전시가 가변적이지만 전시 기한은 일단 10월 25일까지다.
 
전시는 몇 개의 주제어를 바탕으로 전시·퍼포먼스·스크리닝(영화) 세 부분으로 구성됐다. 13명(팀)의 신작 7점을 포함해 설치, 조각, 애니메이션 등 작품 20점을 소개한다.
 
성용희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는 “한국에서는 전체 가구의 약 30%가 반려동물과 살고 있으며, 동물과 인간이 함께 누릴 수 있는 공간은 점차 넓어지는 추세”라며 “이 속에서 미술관이 지향하는 ‘모두’의 범위가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지를 시도하는 것”이라고 이번 전시를 설명했다. 현대사회에서 반려의 의미, 미술관의 개방성과 공공성의 범위 그리고 공적 공간에 대한 정의 등을 질문하는 자리로 준비했다는 얘기다.
 
국립현대미술관 마당에 설치된 김용관의 ‘알아둬, 나는 크고 위험하지 않아!’. 적록색맹인 개의 시각을 고려해 제작한 놀이 도구다. [사진 국립현대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마당에 설치된 김용관의 ‘알아둬, 나는 크고 위험하지 않아!’. 적록색맹인 개의 시각을 고려해 제작한 놀이 도구다. [사진 국립현대미술관]

전시작으로는 전염병으로부터 아이들을 구한 썰매견을 오마주해 정연두 작가가 개 사료로 만든 조각 ‘토고와 발토-인류를 구한 영웅견 군상’, 아티스트 그룹 조각스카웃이 도그 어질리티(장애물 경주)에 사용되는 기구와 비슷하게 만들어 마당에 설치한 조각 ‘개의 꿈’이 공개된다.
 
건축가 김경재는 개를 위해 제작한 공간 ‘가까운 미래, 남의 거실 이용방법’, 조경가 유승종은 식물과 자연을 과감하게 전시실로 가져온 ‘모두를 위한 숲’ 등을 선보인다.
 
퍼포먼스도 준비됐다. 인간 중심적인 상태를 벗어나 다른 무엇이 되기를 시도하는 김정선×김재리의 ‘신체풍경’, 반려 로봇 아이보와 미술관을 산책하는 남화연의 ‘Curious Child’, 사물인터넷 기기 여러 대가 주고받는 소리를 개와 사람이 함께 듣는 다이애나밴드의 ‘숲에 둘러서서’, 반려조(앵무새)와 사람이 함께 퍼포먼스를 하는 양아치의 ‘창경원’(昌慶苑) 등 신작 4점을 선보인다. 그리고 관람객과 반려동물에게 저녁 식사 재료를 제공하는 박보나의 ‘봉지 속 상자’가 진행될 예정이다.
 
‘개, 달팽이 그리고 블루’라는 제목으로 영화 3편도 소개된다. 영화 전체가 단 하나의 색(국제 클라인 블루, IKB 79)의 단일 쇼트와 보이스 오버 그리고 사운드 트랙으로 구성된 데릭 저먼의 ‘블루’(1993), 달팽이와 비올라 연주자가 비올라 활을 중심으로 상호 영향을 주고받는 순간을 관찰한 안리 살라의 ‘필요충분조건’(2018), 감독의 애견 록시의 눈을 통해 눈먼 인간 세계의 고통과 작별하는 법을 말하는 장뤼크 고다르의 ‘언어와의 작별’(2014)이 상영된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전시를 위해 전문가들의 의견도 받았다. 설채현·조광민 수의사는 동물행동 및 감정, 습성에 대한 자문을, 김수진 인천대 법학부 교수는 법률자문을 했다. 스크리닝 프로그램은 김은희 독립큐레이터가 기획했다.
 
온라인 공개 영상에서는 전시를 기획한 성용희 학예연구사의 전시설명, 참여 작가 인터뷰를 비롯해 작가들의 개가 직접 전시장을 방문한 모습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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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주 문화선임기자 ju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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