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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정권 성토장 된 '패트 재판'…현역 의원 9명 출석했다

중앙일보 2020.09.21 19:15
20대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충돌 사태로 기소된 황교안 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대표가 21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20대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충돌 사태로 기소된 황교안 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대표가 21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 11부(부장판사 이환승)가 21일 오전 10시부터 지난해 국회에서 발생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충돌 사건’ 관련 첫 공판을 열었다. 황교안 전 대표 등 국민의힘 전·현직 의원과 보좌진 26명이 피고인으로 출석했다. 민경욱 전 의원만 미국 출장을 사유로 유일하게 불출석했다.
 
이들은 지난해 4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등이 포함된 ‘사법개혁안’과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등 내용이 담긴 ‘선거개혁안’의 패스트트랙 지정 과정에서 물리적 충돌을 빚은 혐의로 지난 1월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이날 재판에서 “이른바 패스트트랙 행위에 관해 최초로 국회 선진화법을 적용해 기소한 사례"라고 밝혔다.
 
그동안 네 차례의 공판준비기일이 진행됐지만 출석 의무가 없었던 탓에 피고인들은 첫 정식 재판이 진행된 이날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오전 10시 공판에 출석한 나경원 전 원내대표는 “패스트트랙 충돌은 다수 여당의 횡포와 소수의견 묵살에 대한 저항이었다”며 “이 재판이 헌법 가치를 지켜내고 입법부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지키는 자유민주주의의 본보기가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총선에서 낙선한 뒤 약 5개월 만에 처음으로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황교안 전 대표는 문재인 정부를 향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황 전 대표는 “국민께서 기회를 주셨는데 이 정권의 폭주를 막지 못했다”며 “총선 후 지난 5개월 불면의 밤과 회한의 나날을 보냈다”고 말했다. 
 

혐의 사실 "모두 부인한다" 

피고인들은 모두 검찰 측의 공소사실에 대해 부인했다. 황 전 대표는 “권력의 폭주와 불복을 막기 위한 정당방위 행위가 어떻게 불법이 되느냐”고 반박했다. 이날 출석한 피고인들의 변호인 측 역시 “모든 사실을 부인한다” “위법하지 않았다” “구성요건 해당 사항이 없다”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강조하며 일체의 혐의를 부인했다. 변호인들은 “국회의원은 헌법 체제를 수호할 책임이 있다”며 “이 법안들(선거법·공수처법)이 헌법 체제에 반하는 점이 있어 의원으로서 법안을 제지하기 위해 최소한의 의정활동을 한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황 전 대표와 나 전 원내대표는 다른 의원들을 대신해 책임지겠다는 뜻을 밝혔다. 황 전 대표는 “검찰이 그랬듯, 법원이 누군가를 희생양으로 삼을 수밖에 없다면 저로 충분하다”며 “저의 지휘로 이뤄진 일에 대해 제가 책임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고 말했다. 나 전 원내대표 역시 “모든 책임은 제게 있다”며 “져야 할 짐이 있다면 저의 짐이고 감수해야 할 비난도 그 역시 저의 몫”이라고 했다.
 
20대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충돌 사태로 재판에 넘겨진 나경원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양천구 남부지법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기 앞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20대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충돌 사태로 재판에 넘겨진 나경원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양천구 남부지법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기 앞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의원직 달린 현역 의원만 9명

이번 재판에 기소된 피고인 중에는 국민의힘 현역 의원 9명(이철규·박성중·곽상도·윤한홍·송언석·이만희·김정재·김태흠·장제원)도 포함돼 있다. 국회법 위반 혐의를 받는 해당 의원들은 국회선진화법에 따라 5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이 확정되면 의원직 상실과 함께 5년 이상 피선거권을 박탈당한다.
 
한편 국민의힘과 마찬가지로 지난해 패스스트랙 충돌 사태에 연루된 더불어민주당 전·현직 의원 5명, 보좌관·당직자 5명 등 총 10명에 대한 첫 공판기일은 오는 23일에 열린다.
 
이가람 기자 lee.garam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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