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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리를 이 각도로 보니…3주만에 구독 307만명 카카오TV

중앙일보 2020.09.21 14:00
‘페이스아이디’. 가수 이효리가 실제 사용하고 있는 스마트폰 화면을 녹화해서 사용한다. 이효리가 찍은 셀카나 요가 동영상, 검색 기록 등이 나와 리얼리티가 더욱 강화됐다. [사진 카카오M]

‘페이스아이디’. 가수 이효리가 실제 사용하고 있는 스마트폰 화면을 녹화해서 사용한다. 이효리가 찍은 셀카나 요가 동영상, 검색 기록 등이 나와 리얼리티가 더욱 강화됐다. [사진 카카오M]

‘모바일 오리엔티드(Mobile Oriented)’.  
지난 1일 카카오TV 오리지널 콘텐트를 선보인 카카오M이 밝힌 핵심 키워드다. “모바일로도 볼 수 있는 콘텐트가 아닌 모바일로 보기 때문에 더욱 재미있는 콘텐트를 선보이겠다”는 포부처럼 모바일 플랫폼의 장점을 십분 활용했다. 카카오톡 내의 카카오TV 채널 혹은 #카카오TV 탭을 통해 볼 수 있게 했다. 서비스 론칭 3주 만에 채널 구독자 수는 307만명, 누적조회 수는 17일 기준 3000만회를 기록하는 등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드라마 2편, 예능 5편으로 시작한 라인업은 연내 드라마 6편, 예능 19편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다.

론칭 3주 만에 채널 구독자 300만명 돌파
카카오톡 내에서 볼 수 있게 접근성 높여
이효리 폰 화면 녹화한 ‘페이스아이디’ 등
다양한 실험…세로 콘텐트도 만족도 높아

 
서면으로 만난 신종수 카카오M 디지털콘텐츠사업본부장은 “지표적으로 좋은 출발이라고 생각한다. 고무적인 성과”라고 밝혔다. “아직 대중적인 인지도가 부족하고 시청자들도 익숙해지는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카카오톡이) 전 국민이 사용하는 플랫폼이어서 다른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와 달리 접근성이 매우 높고 메신저 기반이기 때문에 소통 및 공유 등 모바일 콘텐트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유튜브 등 다른 플랫폼을 통해서도 공개되지만, 카카오TV 내에서 시청하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은 편이다.  
 

“‘찐경규’ 세로형 반응 더 좋아 바로 바꿔”

카카오M 신종수 디지털콘텐츠사업본부장. [사진 카카오M]

카카오M 신종수 디지털콘텐츠사업본부장. [사진 카카오M]

이들은 TV 등 기존 매체가 시도할 수 없는 방식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페이스아이디’는 가수 이효리가 실제 사용하고 있는 스마트폰 화면을 녹화해 편집하는 등 리얼리티를 강화했다. 신 본부장은 “영화 ‘서치’(2018)에서 활용한 스크린라이프 기법을 모바일 화면에 적용해 독특한 포맷을 만들었다”며 “Mnet에서 ‘오프 더 레코드, 효리’(2008)를 연출한 최재윤 PD가 설립한 스튜디오82와 공동 기획해 시너지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이효리가 인스타그램을 그만둔 사연이 공개된 2회는 520만회를 기록하는 등 큰 화제를 모았다.  
 
세로 화면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오윤환 카카오TV 오리지널 스튜디오 제작 총괄은 “일상에서 핸드폰을 세로로 쥐고 있을 때가 압도적으로 많고 사진도 세로로 많이 찍어서 그런지 생각보다 낯설게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2015~2017)에서 ‘모르모트 PD’로 유명해진 권해봄 PD와 개그맨 이경규가 만난 ‘찐경규’는 1회 가로형으로 공개했지만 세로형에 대한 반응이 더 좋자 2회부터 포맷을 바꾸기도 했다. 오 총괄은 “지난해 이경규 형님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PD가 당하는 콘셉트의 프로그램이 있으면 재밌겠다는 아이디어가 나왔다”며 “80분짜리 TV 예능으로는 늘어질 수 있지만 10분 안팎의 숏폼콘텐트로는 해볼 만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톡이나 할까?’ 촬영장도 아무 소리 안나”

개그맨 이경규와 모르모트(권해봄) PD가 호흡을 맞춘 예능 ‘찐경규’. 1회는 가로형에 17분짜리 영상이 공개됐지만 이후 피드백을 받아들여 2회부터는 세로형, 10분 안팎으로 바꾸었다. [사진 카카오M]

개그맨 이경규와 모르모트(권해봄) PD가 호흡을 맞춘 예능 ‘찐경규’. 1회는 가로형에 17분짜리 영상이 공개됐지만 이후 피드백을 받아들여 2회부터는 세로형, 10분 안팎으로 바꾸었다. [사진 카카오M]

월~금 오전 7시 공개되는 ‘카카오TV 모닝’은 가장 TV 같은 편성을 취하고 있지만 내용물은 확연히 다르다. ‘마이 리틀 텔레비전’의 박진경 CP와 MBC에브리원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2017~)의 문상돈 PD, MBC ‘가시나들’(2019)의 권성민 PD 등이 의기투합해 개그맨 김구라의 뉴스 딜리버리 쇼 ‘뉴팡!’부터 가수 유희열의 동네 밤산책 ‘밤을 걷는 밤’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른다. 작사가 김이나의 ‘톡이나 할까?’는 아예 게스트와 마주보고 앉아 카카오톡으로 인터뷰를 진행한다. 오 총괄은 “촬영장에서도 아무 소리가 안 나서 분위기가 독특하다”며 “요즘은 집에서도 카톡으로 대화하고 학교에서는 선생님 몰래, 직장에서는 상사 눈을 피해 카톡을 하기 때문에 색다른 재미를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프렌즈나 카카오페이지 등 자사 보유 IP(지적재산)와 연계도 눈에 띈다. MBC ‘진짜 사나이’(2013~2015)의 김민종 PD가 연출하는 마스코트 종합 예술학교 ‘내 꿈은 라이언’ 우승자를 카카오 이모티콘으로 출시하고, ‘남자친구를 조심해’ ‘그림자미녀’ ‘아쿠아맨’ ‘재밌니, 짝사랑’ 등 카카오페이지와 다음의 웹툰을 원작으로 드라마를 제작하는 식이다. 신 본부장은 “그 외에도 웹툰과 웹소설을 활용한 다양한 작품을 기획 중”이라며 “7년간 네이버 목요웹툰 1위를 고수한 ‘연애혁명’이나 ‘오늘의 우리만화상’을 수상한 레진코믹스 ‘아만자’처럼 카카오TV가 추구하는 방향과 일치하고 웹드라마의 외연을 넓힐 수 있는 작품이라면 타사 IP도 얼마든지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상적 조합 픽사·넷플릭스가 롤모델”

오윤환 카카오TV 오리지널 스튜디오 제작총괄. [사진 카카오M]

오윤환 카카오TV 오리지널 스튜디오 제작총괄. [사진 카카오M]

이들이 목표로 삼는 타깃은 남녀 15~49세, 그중에서도 15~34 여성이다. 신 본부장은 “모바일이 제1 매체가 된 환경은 특정 연령뿐 아니라 전 세대에서 동시에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라며 “다만 50대 이상의 경우 TV 등 기존 매체를 통해 충족될 수 있는 부분이 많지만 MZ세대는 그렇지 않기 때문에 더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애혁명’의 경우 초반엔 아이돌 출신 박지훈의 팬덤이 주축이었지만 입소문이 나면서 30~40대 여성이 대거 유입되기도 했다. 오 총괄은 “재미라는 기본 전제하에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다양한 시도를 할 것”이라며 “여건이 된다면 카카오TV 블랙 혹은 레드처럼 성인인증 후에 볼 수 있는 19금 콘텐트도 만들어보고 싶다. 유해한 것이 아니라 표현이 자유로운”이라고 덧붙였다.  
 
7년간 네이버 목요웹툰 1위를 지킨 ‘연애혁명’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 아이돌 그룹 워너원 출신 박지훈이 주인공을 맡아 화제가 됐다. [사진 카카오M]

7년간 네이버 목요웹툰 1위를 지킨 ‘연애혁명’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 아이돌 그룹 워너원 출신 박지훈이 주인공을 맡아 화제가 됐다. [사진 카카오M]

2018년 11월 출범 이래 음악 레이블 4곳을 시작으로 배우 매니지먼트사 7곳, 드라마 제작사 4곳, 영화 제작사 2곳, 공연제작사와 캐스팅 에이전시 등을 공격적으로 인수·합병하며 몸집을 불려온 이들은 유저 친화적 플랫폼을 강조했다. MBCㆍJTBC를 거쳐 카카오TV로 옮긴 오 총괄은 “매스(mass) 미디어에서 내로우(narrow) 미디어로 변해가는 과정에서 시청 호흡은 점차 짧아졌고 이들에게 맞는 콘텐트를 고민했다”며 “흔히 숏폼이라고 하면 80분짜리 예능을 4개로 쪼개서 내보내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15분 안에 내러티브와 기승전결이 담으려면 밀도가 더 높아야 한다”고 밝혔다.  
 
CJ ENM 출신인 신 본부장은 “영화 러닝타임이 120분인 것은 영화관의 상영횟수 등을 고려한 결과이고 TV 드라마가 60분짜리 16부작인 것은 광고 판매의 용이성과 광고재원 확보 등 외적인 요소가 많은데 모바일은 그 모든 규제에서 자유롭기 때문에 유저가 원한다면 10~30분짜리도, 10~30부작도 제작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는 제작 기능이 인하우스 형태로 존재하고 있지만 향후 별도의 자회사를 설립하거나 외부 제작사를 투자 및 인수하는 것도 검토 중”이라며 “테크놀로지, 사업, 크리에이티브가 절묘하게 결합해 이상적인 조합을 보여주고 있는 픽사나 넷플릭스가 이상향으로 삼고 있는 롤모델”이라고 덧붙였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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