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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北-이란, 장거리 미사일 협력 재개…내일 제재 발표"

중앙일보 2020.09.21 10:32
이란 호르무즈해협 인근에서 진행된 군사 훈련에서 이란군이 미사일을 시험 발사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9월 10일 이란 군 공식 웹사이트에 게재됐다. [AFP=연합뉴스]

이란 호르무즈해협 인근에서 진행된 군사 훈련에서 이란군이 미사일을 시험 발사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9월 10일 이란 군 공식 웹사이트에 게재됐다. [AFP=연합뉴스]

 
이란이 북한과 장거리 미사일 사업에 대한 협력을 재개한 것으로 미국 정부가 파악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이터, 소식통 인용 "이란-北 커넥션" 보도
"중요 부품 이전 포함"…증거는 제시 안해
21일 대이란 제재 발표, 북 관련 제재 주목
폼페이오 "스냅백 발동", 국제사회는 無호응

 
로이터통신은 미국 정부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이란이 핵무기로 무장한 북한과 장거리 미사일 사업에 대한 협력을 재개했으며, 여기에는 중요 부품 이전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양국 간 협력이 언제 처음 시작됐고 중단됐으며, 다시 가동됐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익명을 요구한 이 당국자는 또 이란이 연말까지 핵무기 제조에 충분한 핵분열 물질을 보유할 것으로 예측했다. 다만 이란 핵물질 보유나 이란과 북한의 미사일 협력 주장을 뒷받침하는 상세한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21일 행정명령을 통해 이란의 핵과 미사일, 재래식 무기 프로그램에 관련된 인사와 기관 20곳에 대한 제재를 발표할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주요 제재 대상은 이란과 재래식 무기를 사고판 이들이겠지만, 북한 관련 제재도 포함될지 주목된다. 이란과 북한 간 협력 내용으로 "중요 부품 이전"이 언급된 만큼 미 당국이 양국 간 거래를 구체적으로 확인했을 가능성도 있다. 
 
지난 2017년 4월 15일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북한 해군이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북극성 앞에 앉아 퍼레이드를 펼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2017년 4월 15일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북한 해군이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북극성 앞에 앉아 퍼레이드를 펼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란과 북한의 미사일 협력이 사실이면 북한은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어떠한 형태의 기술 협력도 금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 등 관련 규정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크다.
 
미국은 다자간 수출통제 목록에 등재된 장비나 기술을 북한이나 이란과 거래하는 기업과 개인에 대해 자체적으로 제재를 가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갖고 있다.
 
다만, 이 당국자는 이란의 재래식 무기, 핵, 미사일 프로그램 관련자들을 포함해 제재 대상 중 일부는 이미 미국의 다른 프로그램으로 제재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미국 조치가 이란에 강력히 대응하는 것처럼 보이기 위한 과시용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미 의회조사국(CRS)은 지난해 3월 발간한 '이란의 외교 및 국방정책' 보고서에서 북한과 이란 군부가 핵과 미사일 개발 협력을 지속하는 것으로 의심된다면서도 공개된 자료만으로는 양국 간 협력 범위를 파악할 수 없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북한이 이란과 공식적인 군부 대 군부 관계를 가진 몇 안 되는 나라 가운데 하나라면서 북한이 과거에 이란에 소형 잠수함을 공급한 전력도 있다고 지적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19일 성명을 통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에 따라 이날 오후 8시부터 이란에 대한 스냅백 제재 복원 절차를 발동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8월 13일 슬로베이니아 방문 중 기자회견 장면. [AFP=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19일 성명을 통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에 따라 이날 오후 8시부터 이란에 대한 스냅백 제재 복원 절차를 발동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8월 13일 슬로베이니아 방문 중 기자회견 장면. [AFP=연합뉴스]

 
미국은 이란에 대한 유엔 제재를 전면 복원하겠다고 선언했으나 국제사회의 호응이 낮은 상황이다.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19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안에 명시된 규정에 따라 이날 오후 8시(미 동부시간)를 기해 '스냅백(제재 복원)' 절차를 발동한다고 밝혔다.
 
스냅백은 2015년 이란이 미국 등 5개 안보리 상임이사국과 독일 6개국과 체결한 핵 합의인 포괄적 공동행동계획(JCPOA) 내용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완화한 제재를 다시 복원할 수 있다는 조항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2018년 JCPOA에서 탈퇴한 만큼 유엔 제재를 다시 부과할 권한을 갖지 않으며, 미국 조치는 법적 효력이 없다는 게 나머지 5개국 입장이다. 미국은 지난달 대이란 무기 금수 제재를 연장하는 결의안을 유엔 안보리에 제출했다가 부결되자 초강수를 두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미국은 모든 유엔 회원국이 이런 조치를 시행할 의무를 따르길 기대한다"면서 "유엔과 회원국이 제재 시행 의무를 따르지 않을 경우 미국은 국내 권한을 활용해 대가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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