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공정' 37번 외친 文…"BTS 노래는 들린다, 따라갈 수 있겠다"

중앙일보 2020.09.20 17:01
문재인 대통령이 연설에서 ‘공정’이라는 말을 37번 사용했다. 19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1회 청년의날 기념식에서다.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전 청와대 녹지원에서 열린 제1회 청년의날 기념식에서 기념사에서 '공정'이라는 말을 37번 반복했다. 최근 불거진 2030 계층의 지지율 하락의 배경이 된 '불공정 프레임'에 직접 대응한 발언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전 청와대 녹지원에서 열린 제1회 청년의날 기념식에서 기념사에서 '공정'이라는 말을 37번 반복했다. 최근 불거진 2030 계층의 지지율 하락의 배경이 된 '불공정 프레임'에 직접 대응한 발언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기념식에서 “공정에 대한 청년들의 높은 요구를 절감하고 있다”며 “공정은 다 이루지 못할 수는 있을지언정 정부의 흔들리지 않는 목표”라고 말했다. “여전히 불공정하다는 청년들의 분노는 듣는다. 끝없이 되풀이되는 것 같은 불공정의 사례들을 본다”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나 ‘아빠 찬스’, ‘엄마 찬스’ 논란을 일으킨 전ㆍ현직 법무부 장관의 사례를 꺼내진 않았다. 다만 “청년의 눈높이에서 공정이 새롭게 구축되려면 채용·교육·병역·사회·문화 전반에서 공정이 체감돼야 한다”고만 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20일 “병역 문제는 군 미필이나 보직 청탁, 존중받는 병역생활 등을 포괄적으로 배경에 깔고 언급한 것”이라며 “특정 논란을 염두에 둔 발언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병가 특혜 의혹에 대한 대응은 아니라는 것이다.
 
반면 ‘인국공(인천국제공항공사)’ 사태는 거론했다.
 
인천공항공사 직원들과 취업준비생 등 청년들이 지난 8월 1일 인천공항공사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비판하며 촛불 대신 스마트폰의 불을 밝히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인국공) 정규직 노동조합은 "정규직화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노사 합의 없는 일방적인 정규직화를 반대하는 것"이라며 "졸속으로 추진되는 정규직화를 즉각 멈추고, 국민의 눈높이에 부합하는 성공적인 전환을 위해 노조와 소통하라"고 요구했다. 뉴스1

인천공항공사 직원들과 취업준비생 등 청년들이 지난 8월 1일 인천공항공사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비판하며 촛불 대신 스마트폰의 불을 밝히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인국공) 정규직 노동조합은 "정규직화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노사 합의 없는 일방적인 정규직화를 반대하는 것"이라며 "졸속으로 추진되는 정규직화를 즉각 멈추고, 국민의 눈높이에 부합하는 성공적인 전환을 위해 노조와 소통하라"고 요구했다. 뉴스1

 
인국공 사태는 지난 6월 비정규직 보안검색원 1902명을 청원경찰로 고용한다는 발표 이후 제기된 정규직 채용 감소 우려와 관련된 논란이다. 문 대통령은 “때로는 하나의 공정이 다른 불공정을 초래하기도 했다”며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의 차별을 해소하는 일이, 한편에서는 기회의 문을 닫는 것처럼 여겨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정을 바라보는 눈이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이 공정에 대해 더 성찰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덧붙였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도 “문 대통령은 얼마전 있었던 논란을 잘 인지하고 있다. 시행착오나 갈등이 있더라도 또박또박 힘을 모아 해결하면서 나아가겠다는 의지를 말한 것”이라며 해당 발언의 배경이 ‘인국공’임을 시사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공정이라는 말을 할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김은혜 대변인은 논평에서 “유급을 받아도 위로장학금을 받는 딸, 전화 한 번에 군 휴가를 받는 아들, 불공정에 대한 정권의 총력 옹호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37번이 아닌 1000번 공정을 외친들 청년들에겐 공허한 메아리로 들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채용과 교육, 병역, 직장 내 괴롭힘 문제를 구체적으로 말했고 주택공급 확대 등 정책까지 언급했다”며 “공정에 대한 의지를 폄훼하는 야당 발언이기 때문에 대꾸할 가치를 느끼기 못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후 청와대 녹지원에서 열린 제1회 청년의 날 기념식이 열려 방탄소년단 으로부터 19년 뒤에 공개될 ‘2039년 선물’을 받고 있다. BTS가 청와대에 초청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후 청와대 녹지원에서 열린 제1회 청년의 날 기념식이 열려 방탄소년단 으로부터 19년 뒤에 공개될 ‘2039년 선물’을 받고 있다. BTS가 청와대에 초청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청와대사진기자단

 
한편 기념식에는 방탄소년단(BTS)이 청년 대표로 참석해 “대한민국 청년들은 늘 강하고 대단했다. 대한민국의 모든 청년들을 응원하겠다”는 메시지를 내놓았다. 이어 ‘2039년 선물’을 미래 세대에게 전달했다. BTS의 선물은 19년 뒤 20회 청년의 날에 공개된다.
 
BTS는 2018년 10월 문 대통령의 프랑스 방문 때 열린 ‘한ㆍ불 우정 콘서트’에서 문 대통령을 만난 적이 있지만 청와대에 초청된 것은 처음이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문 대통령에게 BTS의 노래를 실제로 좋아하느냐는 질문을 직접 했더니, 문 대통령은 ‘노래와 춤 모두를 좋아한다. BTS의 노래와 춤을 듣고 보다 보면 경지에 오른 청년들 같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또 “아이돌 음악은 따라가지 못할 일도 있는데 방탄의 노래는 들린다. 따라갈 수 있겠다”며 “그래서 노ㆍ장ㆍ청 팬층이 두터운 것 같다”고 말했다고 한다.
 
◇文, 논란 속 추미애 첫 만남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8일 저녁 정부과천청사에서 퇴근하고 있다. 뒤로 지지자들이 보낸 꽃바구니가 보인다.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8일 저녁 정부과천청사에서 퇴근하고 있다. 뒤로 지지자들이 보낸 꽃바구니가 보인다. 연합뉴스

 
청와대는 이날 “21일 오전 청와대에서 문 대통령이 주재하는 제1차 권력기관 개혁회의가 열린다”고 밝혔다. 지난해 2월 1차 회의 이후 1년 7개월 만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국정원ㆍ검찰ㆍ경찰 등 권력기관 개혁의 성과와 과제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는 자리”라고 전했다. 1차에 이어 이번 회의에도 검찰총장과 경찰청장이 참석하지 않는다. 대신 소관부처인 법무부와 행정안전부 장관이 참석 대상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문 대통령이 검찰개혁 완수를 근거로 추 장관에게 힘을 실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추 장관 아들 논란이 본격화된 이후 문 대통령이 추 장관과 직접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어느 누구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회의로 보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말했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