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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째 길 못깐다···"트램 늦어질듯" 대전도시철도 무슨일

중앙일보 2020.09.20 05:00
대전시가 추진하는 도시철도 2호선(트램) 건설사업이 순탄치 않다. 기본계획변경(안) 승인이 늦어지는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사업 시기가 당초 예정보다 늦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대전시가 도입 검토하는 트램. [사진 대전시]

대전시가 도입 검토하는 트램. [사진 대전시]

 

대전시 "기본계획변경 승인 늦어져"
"올해안에 사업 시기 조정계획 발표"

 "실시설계 용역 발주도 당장은 어려워"
 19일 대전시에 따르면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는 대전시가 제출한 트램 기본계획변경(안)을 놓고 관계 부처별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관계 부처별 협의는 트램 사업의 분야별 영향분석 등을 거쳐 승인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절차다. 기본계획변경(안) 승인 완료 시점은 오는 10월 이후에 가능하다고 대전시는 설명했다. 이렇게 되면 당초 예상보다 수개월이 늦어지게 된다. 절차가 지연되면서 시가 계획했던 트램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 발주도 당장은 어려운 상황이다.
 
 코로나19도 장애 요소다. 대전시는 트램 기술과 운영 시스템, 차량 선정 과정 등을 배우기 위해 올해 몇 차례 대만과 스페인 등으로 출장을 갈 계획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국가 간 이동이 자유롭지 못하게 되자 출장 계획을 모두 취소했다. 
 
 대전시는 대신 동영상이나 온라인 등으로 기술 조언을 받고 있다고 한다. 트램은 국내에 처음으로 도입하는 것이어서 배터리 문제 등 사전에 대비해야 할 요소가 많다. 예를 들어 트램을 배터리 또는 전기 충전 방식 시스템으로 운행할 것인지도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상황이 이렇자 대전시는 트램 사업 시기 재검토에 나섰다. 시는 당초 트램을 2022년 착공해 2025년 완공할 예정이었다. 지난 7월 확정된 사업비는 7492억원이다. 이와 관련, 대전시 관계자는 “기본설계 지연 등으로 착공과 완공 시기는 적어도 1~2년 늦춰질 것”이라며 “사업 시기를 다시 결정해 올해 안에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대전 트램은 총 길이 36.6㎞에 정거장 35곳, 차량기지 1곳을 건설한다.
대전 트램 노선도. [연합뉴스

대전 트램 노선도. [연합뉴스

 
 "자기부상열차에서 트램 방식으로 급변경"
 대전도시철도2호선 사업은 우여곡절을 겪어왔다. 이 사업은 당초 2014년 4월 당시 염홍철 시장이 고가 방식의 자기부상열차(일부 구간 지하화)로 결정했다. 2003년 2월부터 건설 방식 등을 놓고 논란을 빚은 끝에 11년 만에 확정했다.  
 
 한국기계연구원 등 국내 연구진이 축적한 자기부상열차 기술도 상당한 수준이다. 당시 계획대로 추진됐다면 대전도시철도2호선은 올해 완공될 예정이었다. 염홍철 전 시장은 “자기부상열차 방식으로 건설했으면 대전시민은 벌써 혜택을 누리는 것은 물론 교통 분야 과학기술도 발전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2014년 6월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권선택(더불어민주당) 대전시장은 취임하자마자 자기부상열차에서 트램 방식으로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트램이 건설 비용이 적게 든다는 이유 등을 들었다. 2016년 7월 권선택 전 시장은 트램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트램은 건설 비용이 자기부상열차보다 적게 들지만, 제때 목적지에 도착하는 정시성(定時性)이 떨어지고 교통혼잡을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권 전 시장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으로 중도에 하차했다. 이 바람에 트램 건설도 표류했다. 
자기부상열차. [연합뉴스]

자기부상열차. [연합뉴스]

 
"트램 건설하면 교통체증 불가피" 주장
 2018년 당선된 허태정(더불어민주당) 대전시장은 트램 방식을 고수했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해 1월 19일 대전 트램 건설을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치지 않고 추진하도록 허용했다.  
 
 익명을 요구한 철도 전문가는 “기존 도로에 트램을 설치하면 차선이 줄어 불편을 가져올 것”이라며 “일부 구간의 노선 변경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배재대 행정학과 최호택 교수는 “대전도시철도2호선 사업은 행정 책임자의 잘못된 정책 추진으로 수년 동안 혼란을 겪고 있는 대표적 사례”라고 말했다.  
 
대전=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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